특수고용노동자로서 어려웠던 교섭 투쟁
업계 특수고용직 투쟁 선도해온 의미 커
앞으로도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할 것

코디코닥지부 조합원들이 잠정합의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동료 조합원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뻐하고 있다. 
코디코닥지부 조합원들이 잠정합의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동료 조합원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뻐하고 있다. 

“우리는 남들이 그냥 갈 수 있는 길도 수없이 돌아가야 했고 그냥 할 수 있는 일도 싸워서 쟁취하는 길을 걸어왔다. 그만큼 힘들었지만 그만큼 우리도 강해졌다.”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코디코닥지부(이하 코디코닥지부)가 10일 코웨이와의 단체교섭 잠정합의를 도출했다. 방문점검원으로서는 업계 최초로 단체교섭에 돌입한 지 1년 2개월 만의 일이다. 

코웨이코디코닥지부는 생활가전 렌탈업체 코웨이의 방문점검원이 소속된 노동조합이다. 코웨이 방문점검원은 코웨이와 위수탁계약을 맺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단체교섭에 앞서 노동자성 및 업무전속성을 인정받기 위해 투쟁을 벌여왔다.  노동자성을 인정받아 단체교섭을 시작한 이후에도 코웨이를 상대로 총파업과 오랜 본사농성투쟁의 과정을 거쳐서야 잠정합의에 이르게 됐다. 

잠정합의안은 ▲업무상 사용비용 지급 ▲통신비 인상 ▲위수탁 재계약 단위 1달→1년 연장 ▲2023년도 수수료 체계 인상 개편 ▲노조활동 보장 ▲노사협의체 구성 등의 내용으로 마련됐다. 

코웨이코닥지부는 “코디·코닥 노동자들은 가전제품 방문점검원으로서는 처음으로 회사로부터 업무전속성을 인정받기 위한 투쟁부터 시작했다”며 “교섭투쟁 과정에서 ‘코웨이의 교섭 거부·해태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노동위원회 판정을 이끌어내는 등 특수고용직의 투쟁을 선도해온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전했다. 

교섭위원들의 소회를 듣고 있는 코디코닥지부 조합원
교섭위원들의 소회를 듣고 있는 코디코닥지부 조합원

왕일선 코디코닥지부장은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고용직 노동조합으로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한 투쟁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앞으로도 업계 전반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쟁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잠정합의를 이끌어낸 소회와 결심을 밝히고 있는 왕일선 코디코닥지부장
잠정합의를 이끌어낸 소회와 결심을 밝히고 있는 왕일선 코디코닥지부장

코웨이코닥지부는 11일 지난 3월부터 설치했던 코웨이 본사(서울 구로구) 천막농성장을 철수하면서 조합원과 함께 단체교섭 투쟁에 대한 소회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을 비롯한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의 임원 및 사무처가 참석해 첫 단체협약 합의를 축하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노동조합의 노자도 모르시던 우리 간부님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이미 투사가 돼 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성장했다. 자신감 갖고 고생한 만큼 성과를 거뒀다. 이 성과로 내년도 이제부터 준비하자”라고 격려했다. 

조합원을 격려하는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조합원을 격려하는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임창경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여러분은 투쟁에 승리하셨다. 조직을 가지고 당당히 회사와 교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다. 그것이 여러분들의 성과이다”라며 단체교섭 합의를 축하했다. 

코디코닥지부의 잠정합의를 축하하는 임창경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코디코닥지부의 잠정합의를 축하하는 임창경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교섭위원과 천막 농성을 함께 했던 조합원들도 각자의 소회를 밝혔다. 이들은 함께 투쟁한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함께 투쟁해온 경험으로 회사와 투쟁해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말하기도 했다. 

대표대의원으로서 소회를 밝히고 있는 김은정 조합원
대표대의원으로서 소회를 밝히고 있는 김은정 조합원

코웨이코디코닥지부는 노사 간 도출한 잠정합의안을 가지고 전 조합원 찬반투표 절차를 거친 뒤 최종 타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방문점검원의 불합리한 계약서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마련’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코웨이 코디·코닥지부와 SK매직MC지부 등 방문점검원 지부를 주축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해 6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코디코닥지부 조합원들이 잠정합의를 자축하며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코디코닥지부 조합원들이 잠정합의를 자축하며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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