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물류서비스업 노동자 건강 영향 연구 결과 토론회 열려
오프라인, 온라인 동시 노동, 이른바 ‘끼인 노동’ 형태 늘어나
‘끼인 노동’ 야간노동, 노동강도 증가, 비정규직 양산 등 문제 야기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유통/물류업의 온라인화는 가속화됐다. 기존 유통기업들도 마트 매장을 배송거점으로 활용하여 온라인 주문을 가능케 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연맹은 온라인 주문 건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처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작업환경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토론회를 열고 오프라인, 온라인 동시 노동에서 일어나는 이른바 ‘끼인 노동’ 실태를 조명하고 마트 노동자의 건강 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비스연맹은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유통서비스업 야간노동 실태와 노동자 건강영향 연구 결과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비스연맹은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유통서비스업 야간노동 실태와 노동자 건강영향 연구 결과 토론회를 개최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토론회의 의미를 설명하며 끼인 노동을 하는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제도적으로 보완할 것이 무엇일지 우리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학계 그리고 국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연맹 강규혁 위원장이 노동자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안을 고민할 수 있는 토론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공동주최를 한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주문 틈에 끼인 마트 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를 지적하며 유통 노동자 환경개선과 의무휴업 확대를 위한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유통 노동자의 환경개선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유통 노동자의 환경개선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역시 공동주최자인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은 산업전환으로 인한 새로운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조합의 교섭력과 협상력이 높아져야 한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이 토론회를 계기로 입법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이 토론회를 계기로 입법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토론회 첫 발표로 백남주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산업전환, 유통업의 온라인화 경향에 대해 개괄했다. 백남주 연구위원은 온라인 시장의 경쟁이 배송 경쟁으로 이어지며 배송 경쟁이 세분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는 ▲빠른 배송 정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야간노동 ▲배송노동자들이 특수고용노동자로 권리 보장을 받지 못하는 문제 ▲매장에서 배송물을 집어 포장하는 일(피킹, 패킹)을 하는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심화 ▲배송노동자 및 기존 매장노동자와의 갈등 ▲불편한 작업공간 등의 문제를 겪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실태가 공식적으로 조사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백남주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산업전환 시기 온라인화되어 가는 유통시장에서의 경향과 노동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발표했다.
▲백남주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산업전환 시기 온라인화되어 가는 유통시장에서의 경향과 노동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발표했다.

직업환경전문의인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는 온라인 주문 피킹, 패킹노동자의 건강 영향의 설문 결과 및 연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말 근무가 많고, 빠른 속도로 움직여야 하는 탓에 설문 응답자 75%가 ‘부딪힘’ 재해를 겪는다고 했다. 너무 바빠서 화장실에 가지 못했다는 응답자도 50%에 달했다. 심박수 측정을 활용하여 노동강도를 평가했는데 다양한 조건에서 최대 허용 노동시간을 넘어서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근로기준법에 야간노동 관련 규정을 도입하고,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 강화 및 무점포 판매업 또한 영업시간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는 마트 온라인 주문 피킹․패킹 노동자의 끼인노동이 어떤 형태인지 밝히고 건강 영향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는 마트 온라인 주문 피킹․패킹 노동자의 끼인노동이 어떤 형태인지 밝히고 건강 영향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형렬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는 마트 온라인 배송 기사의 건강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온라인 배송노동자의 주당 노동시간은 대부분 법정 근로시간 52시간을 넘길 정도이고, 사고 경험 또한 90%에 달할 만큼 높은 편이다. 특히 수면과 관련하여 야간 배송을 하는 배송노동자의 경우 평균 6시간에 미치지 못해 다양한 수면장애로 이어지고 있고, 우울 증상을 나타내는 배송노동자도 43%가량 된다. 온라인 배송노동자는 적은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부업을 하는 편이 많다. 그러다 보니 심박수를 활용한 허용 노동시간 측정 결과 주, 야 노동을 막론하고 대부분 최대 허용 노동시간을 초과한다. 최형렬 교수는 결론으로 표준계약서 제정, 휴무일 보장, 야간 노동강도를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렬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가 마트 온라인 배송 기사의 노동강도와 수면 건강 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형렬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가 마트 온라인 배송 기사의 노동강도와 수면 건강 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토론자로 나선 배준경 마트산업노동조합 정책국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이에 끼인 노동’으로 대표되는 산업전환 시기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산별교섭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진 쿠팡노동자의건강한노동과인권을위한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마트 외에도 온라인 유통물류업 현장의 실태를 전했다. 특히 쿠팡이나 대형 택배사의 물류센터 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용직이 많고, 노동강도가 높으며 심각한 노동 통제를 받고 있어 물류산업 야간노동 제한과 노동강도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은 현행 의무휴업 제도가 유통산업의 변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시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배송 시간에 대한 제한이나, 영업시간 제한 대상 확대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준경 마트산업노동조합 정책국장이 대형마트 온라인화에 따른 다양한 노동 문제를 거론하며 근본적 해결을 위해 산별 교섭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준경 마트산업노동조합 정책국장이 대형마트 온라인화에 따른 다양한 노동 문제를 거론하며 근본적 해결을 위해 산별 교섭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진 쿠팡노동자의건강한노동과인권을위한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마트 외에 유통 관련 기업인 쿠팡이나 택배사의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실태에 대한 현황을 발표했다.
▲김혜진 쿠팡노동자의건강한노동과인권을위한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마트 외에 유통 관련 기업인 쿠팡이나 택배사의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실태에 대한 현황을 발표했다.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은 유통업이 온라인 시장으로 변화함에 따라 의무휴업 확대 등 제도 변경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은 유통업이 온라인 시장으로 변화함에 따라 의무휴업 확대 등 제도 변경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서비스연맹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산업전환 시기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주문 사이에 끼인 노동으로 발생하는 건강 문제의 심각성이 확인된 만큼 각계각층과 함께 법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각계 의학 전문가, 시민단체, 노동단체가 참여하여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이에 ‘끼인 노동’ 문제로 겪는 노동실태에 대하여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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