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산별교섭 의제 연구 결과 발표 토론회 개최
산업전환 시기 다양한 노동문제 산별 교섭으로 풀어야
임금체계, 조직화, 노동가치 연구, 공동투쟁 등 다양한 해법 제안

서비스연맹은 21일 오전 유통 산별교섭 의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토론회를 주최했다. 해당 토론회는 산업전환 시기 유통업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유통 산별 노조 건설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공동의 교섭과제 및 방법론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됐다. 

▲ 서비스연맹 주최로 유통산별교섭 의제 연구결과 토론회가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개최됐다.

좌장을 맡은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서비스연맹의 많은 유통노조가 공통의 교섭 의제를 포함해 산별 노조로서 어떻게 출발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소중한 토론 자리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전하며 토론회를 시작했다. 

▲ 좌장을 맡은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토론을 진행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독일의 유통 산별 교섭 구조에 관해 설명했다. 독일 유통업은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산별 교섭 구조이고, 지역과 고용 형태에 따라 임금 테이블이 다른 기준을 가진다. 그런데도 산별교섭을 통한 임금 테이블이 존재하고, 숙련 기간이나 직업교육을 통한 직급상승을 통해 임금 상승의 기회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아직 초기업 단위의 단체교섭과 임금인상의 기회가 없기에, 노동조합이 스스로 직무의 표준적 구분을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표준화된 임금 테이블이 초기업적으로 구성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독일 유통산별노조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희종 서비스연맹 정책실장은 국내 유통산업 노동 시장의 변화와 특징에 관해 설명하며 그동안 산별 의제로 제기한 마트 상자 손잡이 투쟁이나 유통 배송노동자 조직 등이 성과라고 말했다. 향후 유통 산별 노조를 건설 과정에서 나서는 과제로 대형 유통기업에 대한 조직화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아울러 유통산업 공동의제로는 ▲적정 임금 ▲의무휴업 확대와 휴일 수당 ▲장시간 노동, 야간노동, 감정노동, 고용관계 개선 ▲국가 정책에 영향받는 면세점, 농협에 관한 대정부 교섭 ▲여성 노동자 저임금 구조 개선을 제안했다. 

▲ 이희종 서비스연맹 정책실장이 유통 산별 노조 건설의 필요성과 주요 의제에 대해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종진 유니온센터 이사장은 산별노조가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대응하는 다양한 정책 환경에 반응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시적, 미시적 차원에서 교섭 의제를 구분할 필요가 있는데, 임금이나 온라인 수당과 같은 미시적 의제뿐만 아니라 산업정책에 영향을 받는 유통시장의 디지털화, 의무휴업, 플랫폼 노동, 노동안전, 고용구조 등의 의제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김종진 유니온센터 이사장이 유통산업 변화에 따른 산업 의제 발굴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김성혁 민주노동연구원 원장도 토론자로 나서 산업 전체의 변화에 대해 거론하며 산업 재편에 대응하는 걸 첫 번째 과제로 삼고 여러 가지 노동문제들을 해결하고 조직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유통 산별 노조 건설은 산업 재편 시기의 새로운 영역에서의 노동자 조직화와 기존 유통노조들을 모두 모이게 하는 두 축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성혁 민주노동연구원 원장이 조직화와 산업의 제 양쪽으로 산별 노조로서 준비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유통산업에서의 여성 노동문제에 대해 제기했다. 특히 여성 직무 분리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영국은 마트 계산원에 여성과 남성이 섞여서 근무하는데 국내는 여성만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저임금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산별 노조 구성이 필요하고 조직화에 대한 예산과 인력 투입, 교육 훈련, 직무 가치에 관한 연구 투자, 기존의 틀을 벗어난 의제 발굴을 제안했다. 

▲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교 교수가 유통업계 여성 직무 분리의 문제에 대해 제기하고 유통업 여성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발굴과 투자를 제안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은 보건의료노조의 산별 교섭 사례에 관해 설명했다. 실제로 산별교섭이 시작된 이후 중앙 교섭뿐만 아니라 특성별 공동교섭 등 다양한 형태의 교섭이 이뤄졌으며 지난 2021년에는 노정 교섭을 열어내 코로나 상황에 노동조건 개선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 사례를 통해 산별 노조로서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만큼 유통 산별 노조 건설도 자신 있게 추진하기를 당부했다. 

▲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은 보건의료노조 산별 교섭 사례에 관해 설명하며 자신 있게 유통 산별 노조를 건설하라고 격려했다.

마무리 토론에서는 발제자들의 추가 토론이 진행됐다. 이희종 서비스연맹 정책실장은 차후 과제로 토론회의 의견과 발제에서 밝힌 여러 의제 가운데서 우선 핵심 의제를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서비스연맹은 토론회에서 제안된 의견에 더해 향후 유통산업에 포괄된 노동조합의 의견을 수렴해 유통 산별 노조 건설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유통업계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가 진행됐다.
▲ 토론회 참석자들이 패널들의 토론에 귀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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