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 요양보호사(재활통합병동), 조리사, 미화 전원 정규직 전환
녹색병원-보건의료노조 비정규직 제로! 노사 공동선언 진행
보건의료노조 “양극화 해소 및 고용안정 위해 비정규직 정규직화 더욱 노력할 것”

1월 31일 열린 녹색병원-보건의료노조 비정규직 제로! 노사 공동선언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병원장 임상혁)이 파견용역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요양보호사, 조리사, 미화 노동자를 전원 정규직 전환하면서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실현했다. 녹색병원과 보건의료노조 녹색병원지부(위원장 나순자, 지부장 조윤찬)는 2021년 재활통합병동에서 근무하던 요양보호사 1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후 노사공동선언을 통해 ‘비정규직을 제로로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노사공동선언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이룬 성과라 더욱 뜻깊다.

녹색병원은 단계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며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만들었다. 2021년 7월 1일자로 외부파견업체 소속으로 일했던 재활 간호·간병통합병동(61병동) 요양보호사 17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이후 차례로 2022년 1월에는 조리사 25명 전원을, 2023년 1월에는 미화 노동자 17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병원 현장의 비정규직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의료기관 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보건의료노조의 정책과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임상혁 병원장의 의지가 맞닿아 2023년 마침내 ‘비정규직 없는 병원’이라는 결실을 이룬 것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사회적으로 아주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 전환하기로 한 결정을 매우 환영한다”면서 “작년 연말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1만 2000명의 인원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로 비정규직들이 인력 감축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시기인만큼 녹색병원의 결단이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이중구조 개선과 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면서 노동시간 유연화, 직무급제 개편 등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 양극화를 해소하는 길은 녹색병원이 보여준 것처럼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임상혁 녹색병원장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임상혁 녹색병원장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녹색병원 임상혁 병원장은 “‘환자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이 녹색병원의 중요한 가치인 만큼 노동자도 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인권이 보호되고 인권이 존중받는 인권경영을 위해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덧붙여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보건의료노조의 꾸준한 요구와 협력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 녹색병원지부 조윤찬 지부장은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실현하는 날이 늘 올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막상 오늘이 되니 감회가 새롭다. 정규직으로 전환되신 한 미화 노동자분의 ‘감사하다’는 그 한마디에 감정이 울컥하기도 했다”면서 “조합원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노동자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윤찬 보건의료노조 녹색병원지부장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조윤찬 보건의료노조 녹색병원지부장 ⓒ 박슬기 기자(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정부 및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상급종합병원 기준, 의료기관 평가 인증기준, 의료질 평가 지원금 기준에 비정규직 비율 반영 ▲현재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 재직 중인 비정규직은 계약 기간이 만료될 때 정규직으로 전환 ▲계약직 돌려막기 근절 ▲파견․용역업체 재계약·변경 시 고용 승계 및 단체협약 승계 법제화 등을 촉구하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 직업병 투쟁의 성과로 만들어진 원진직업병관리재단에서 2003년 설립한 민간형 공익병원이다. 2003년 개원이후 지속적으로 산재·직업병 환자, 인권침해 피해자, 지역 내 소외계층을 돌보며 공익활동에 앞장서왔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주요 산별노조들은 녹색병원이 진정한 ‘노동자 병원’‘전태일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