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인천본부가 오늘(2일) 아침 건설노조 경인지부를 기습적으로 침탈해 압수수색을 강행한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는 공사 기간과 공사 비용보다 현장의 노동자 안전을 우선하게 만드는 건설노조를 뿌리뽑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면서 규탄하고 나섰다.  

건설노조 경인본부 압수수색 규탄 민주노총 인천본부 긴급 기자회견이 2일 오후 3시 인천지방경찰청 앞에서 열렸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민주노총 인천본부 건물에 입주한 건설노조 경인본부와 경인건설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에 따른 것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번 수색에 두가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윤석열 정부의 민주노총 탄압, 노조혐오 확산의 일환이라는 게 첫 번째 의도이며, 이중에서도 특히 건설현장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뿌리 뽑기위한 전방위적 탄압을 벌였다는 게 두 번째 의도라는 것이다. 2일 오전 9시 50분께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민주노총 인천본부를 급습해 건설노조 경인지부 간부를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색 대상인 건설노조 경인본부와 경인건설지부의 활동가 2인에 대한 영장에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이 적시돼있다.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부당한 방법으로 고용을 강요했다는 것이 주요혐의다. 이를 두고 참가자들은 “과연 무법천지 건설현장을 만들어 온 불법의 주범은 누구인가” 질타했다.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민주노총을 그렇게 탄압하고 싶다면 차라리 헌법을 바꿔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삭제하고 대한민국에서 노조를 할수 없다고 헌법에 못박아야 한다”고 진노했다. 그는 “노동조합의 가장 본질적인 존재 이유는 소속된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고, 건설노조의 경우 현장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이 임무를 수행한 건설노조가 공공강요죄에 해당된다면서 민주노총 인천본부 사무실을 침탈했다”고 전했다. 

수색대상인 건설노조 사무실 뿐 아니라 압수수색 대상인 건설노조 사무실을 뿐만 아니라 건설노조 사무실을 가는 길을 거쳐야 한다며 민주노총 인천본부 사무실에도 들어오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분노에 치가 떨린다. 도대체 지금이 어느 시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더해 “오늘 아침 인천본부 사무실 앞은 지난 1월 18일 민주노총 중앙사무실 앞과 너무나 흡사했다. 국정원이 등장해 국가정보원이라고 붙인 것과 똑같이 광역수사대라고 등짝에 붙이고 두 명의 책상을 압수수색하는데 30명이 넘게 왔더라. 기동대 버스를 수사나 배치하고 소방차와 구급차를 배치하고 정말 그림이 제대로 나왔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장관 경찰청장 대한민국의 권력 있는 자들이 모두 민주노총 탄압과 혐오의 광증을 올리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노동 개혁을 강행하는 데 가장 장애물이 될 민주노총과 그 민주노총의 선봉인 건설노조의 투쟁의 예봉을 꺾고 족쇄를 채우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늘 압수수색 대상이 된 건설노조는 노가다판라고 불리던 건설 현장을 안전하게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곳으로 바꾼 곳이라며, 노동조합을 만들면 건설현장에 안전사고가 8분의 1로 줄어든다는 통계가 있다고도 전했다. 노동조합이 있어 건설현장의 안전이 지켜지고, 과도한 공기 단축을 위한 무리한 기공사 강행이 사라졌다고 한 이 위원장은 “정권이 건설노조가 없었던 20년으로 20년 전으로 되돌리려고 하지만 민주노총과 건설노조 경인본부는 결코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전했다. 

장옥기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은 “오늘 일찍이 다들 함께해 주신 우리 연대단의 동기들께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한 뒤 “건설 현장의 불법 행위는 건설사와 건설 자본이 저질러 왔다. 그 불법은 매년 600명씩 우리 건설 노동자를 죽여왔으나, 정부는 건설사를 단속하는 대신 헌법에서 보장한 노조활동을 하는 우리 건설노조를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탄압하고 있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서울경기건설 서울 경기건설지부를 시작으로 세 번째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며, 이미 윤석열 정권은 대놓고 저희 건설노동조합을 아예 말살시키려 한다. 그래서 저희 건설노동조합은 올해 총파업을 이미 결의했다. 2월 28일날 전체 우리 조합원 전원이 상경해서 윤석열 정권과 투쟁을 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수많은 단합을 통해서 그 탄압을 극복하고 노동조합을 만들어 왔다. 이 노동조합은 우리의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건설노동조합의 힘이 커진 것이라고 장 위원장은 말했다. 그는 “건설노동자의 힘이 커져 이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꿔 가려고 하기 때문에 정부가 우리를 탄압하는 것이다. 우리 동지들, 두려움 함께 가지지 마시고 우리 심판 건설노동조합과 120만 민주노총 조합원과 함께 사회를 제대로 바꾸어 내자”고 당부했다. 

이종회 건설노조 경인지역본부 본부장은 “저희본부가 어제 충주에 나가서 ‘인천 쪽(건설노조)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왔는데 오늘 아침부터 탄압받고 있다”며 “인천은 전국의 어느 곳보다도 (노사)상생을 하기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했다. 경인지역본부에 있는 모든 건설업체들 건설노조를 인정하고 같이 상생했다”며 “그런데 그중에 몇몇 회사가 경찰의 강압과 협박에 못이겨 우리를 고소한 것 같다”고 했다. 

더해 “내년이면 건설현장에 들어온 지 50년째입니다. 수많은 부정으로 얼룩진 현장을 민주노총이 많이도 바꿔왔다. 건설현장의 안전도 지켜왔다”며 “우리의 힘이 커지고 자본의 이익이 줄어드니까 자본의 입맛에 맞게 우리를 탄압하고 있는 것 같다. 경인지역본부는 절대 이들 앞에 지지 않겠다. 끝까지 투쟁해서 우리의 참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김태완 건설노조 경인건설지부 지부장은 “경찰은 들이닥치면서 회사와 만나서 교섭을 한 것을 강요라고 하고, 집회를 한 것은 협박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건설회사 본사와 체결한 단체 협약에 근거해서 현장이 생길 때마다 보충교섭을 한다”고 한 뒤 “교섭을 진행하다 보면 서로 입장 차이가 있고 반박하고 나도 안의 말에 다툼이 있을 때도 있다. 회사의 입장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입장을 얘기하면 그것은 강요가 되는가. 신고된 집회를 했고 업무 시간이 아닌 때 조합원들이 집회에 참여한 것이 협박인가” 되물었다. 

덧붙여 “건설노조는 건설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일상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당연히 한 번 취직하면 몇 년이고 나갈 필요 없는 사람들은 그런 요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건설 노동자들은 자기가 맡은 일 몇 달 하고는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설노조 조합원임을 밝히면 일감을 얻지 못하는 불이익도 얻는 상황에서, 교섭을 통해 다른 노동조합이라면 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들을 차별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앞에서 압수수색의 과정과 혐의 그 자체가 너무나 무리하다는 것들을 말씀드렸다. 앞으로 모든 것들이 다 밝혀질 것이다. 건설노조는 조합원과 더불어서 착취당하고 고 죽지 않을 수 있도록 고용안정과 더불어서 건설 현장 올바로 세우는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한 뒤 “건설노조가 자리 잡기 전에 1년에 700명~800명씩 죽어나가고 있었다. 작년에는 건설현장에서 돌아가신 분은 450명이 넘었다. 아직 건설 노조는 고작 거기까지밖에 현장을 바꾸지 못했다. 다시 노동자를 짓밟아서 천명씩 죽어가는 현장을 윤석열 정권은 만들려고 하겠지만, 건설노조는 마지막 단 한 명도 죽지 않을 수 있는 현장이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