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은 폭동' 주장 서북청년단 집회 예고
극우세력 4·3평화공원 진입 총력 저지
임기환 본부장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제주대학교 총학생회 등 19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제주대학교 학생회관 앞 한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3을 왜곡하는 극우세력 망동에 공동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제주대학교 총학생회 등 19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제주대학교 학생회관 앞 한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3을 왜곡하는 극우세력 망동에 공동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4·3 당시 제주민중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을 자행한 ‘서북청년단(이하 서청)’의 후신을 자처하는 극우단체가 오는 4월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4·3항쟁을 폭동으로 매도하는 극우집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4·3유관단체는 서청의 집회를 ‘패륜행위’로 규정하고, 이들의 극우적 망동에 공동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4월 3일 오전 8시 4‧3평화교육센터 주차장에 집결하여 4‧3희생자를 폭도로 매도하는 서청에 대해 ‘맞불집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제주대학교 학생회관 앞 한라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제주대학교 총학생회 등 19개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우리는 75주년 추념식을 앞둔 극우세력의 경거망동 행위를 강력 규탄하고 패륜적인 서청이 이날 집회 중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패륜적인 서청 집단들이 이날 집회를 빌미로 4·3평화공원에 단 한 발짝이라도 들여 놓는 시도를 하나라도 한다면 총력을 다해 반드시 막아낼 것이며, 4·3을 왜곡 폄훼하는 행동을 끝내 자행한다면 70만 도민의 이름으로 이에 대해서도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역사 속에서 사라져야 할 서북청년단의 망령이 4·3 75주년을 맞이한 지금 그 실체가 다시 준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추념식 당일 추념식 장소에서 학살과 테러를 구국의 결단이라고 왜곡하며 집회를 하겠다고 한다”고 격노했다. 

이어 “이는 4·3영령과 유족들에게 대못질을 하는 행위”라며 “제주도민을 욕보이고 희롱하는 행위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도민들과 함께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서북청년단의 준동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75년을 어렵게 견뎌왔던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 후손들이 살아남아 있다”며 “서북청년단을 막는 것은 노동자를 비롯한 제주도민들의 역사적 소명이다. 4·3 추념식날 정의로운 역사를 다시 실현하겠다”고 했다.

박주영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서청을 향해 “4‧3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행동은 알량한 이익을 위해 도민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라며 “서청의 몰지각한 행위가 아픔의 역사를 겪은 도민들에 대한 기만임을 명백히 인지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통일위원장)은 “극우매판세력들이 4‧3항쟁의 역사를 왜곡하고 훼손하며 희생자들과 유족, 피해자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고 있다”며 “용서받을 수 없는 역사적 범죄자들이 활개를 치고 피해자와 역사를 난도질하는 만행이 제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형 부위원장은 이어 “노동자 민중에 대한 탄압을 이어가는 윤석열정권에 맞서 ‘탄압이면 항쟁이다’라는 75년 전의 항쟁정신으로 윤석열정권을 심판할 것”이라며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고 희생자와 유족의 상처를 치유하며 진정한 평화를 위한 투쟁의 길에 민주노총이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4‧3항쟁 75주년을 앞둔 제주에서는 4‧3이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되었다는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의 역사왜곡 발언에 이어, 4‧3을 ‘폭동’으로 매도하는 괴현수막이 곳곳에 나부끼는 등 4‧3의 역사적 진실을 왜곡‧폄훼하는 언동에 도민사회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이에 4‧3을 악의적으로 왜곡한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하는 4‧3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이지만, 국민의힘이 ‘표현의 자유’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법안 개정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대응 단위=▲제주대학교총학생회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민주노총제주본부 ▲제주통일청년회 ▲제주다크투어 ▲제주여민회 ▲제주주민자치연대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참여환경연대 ▲곶자왈사람들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4·3연구소 ▲제주민예총 ▲노무현재단제주위원회 ▲시민정치연대제주가치 ▲제주YMCA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평화재단(19개 단체, 무순)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통일위원장)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통일위원장)
박주영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제주대학교 학생들이 서북청년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학생들이 서북청년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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