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1조3천억 규모 납품단가인하 강요하며 뒤로는 수백억 비자금 챙겨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 현대-기아자동차원하청노동조합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기아차의 반사회적인 비자금 조성을 규탄하며 현대기아차의 위선적 비상경영과 임금동결 선언 철회, 납품단가 인하 중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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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 3월 27일 글로비스 이주은 사장을 횡령 혐의로 전격 구속했다. 글로비스는 장부조작을 통해 7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비밀금고에 100억 원에 이르는 비자금이 은닉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글로비스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2001년 50억원을 투자해서 만든 회사로 현재 정의선 사장이 전체 지분의 31.33 %, 정몽구 회장이 28.12 %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이다. 현대차가 비자금을 조성한 회사는 글로비스 만이 아니라, 최근 현대 오토넷에서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포착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그룹이 조성한 비자금의 규모는 수백억 원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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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조성된 비자금으로 현대기아차 그룹은 금융브로커이자 기업 구조조정 브로커인 김재록을 통해 정·재계 불법 로비를 자행하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미 구속된 김재록과 이주은 사장 외에도 채양기 현대차 기획총괄본부장을 검찰에 소환된 상태. 그밖에 정의선 사장의 지분확보와 경영권 승계과정에서의 불법과 편법 의혹도 제기되어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로비스트 김재록은 대우자동차 매각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2000년 이후 현대차 그룹이 재계 2위로 급부상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계열사 인수 합병에 개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금속연맹 현대기아차 사내하청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대·기아차는 비자금 조성과 뇌물공여 등과 같은 반사회적인 불법을 통해 성장하고 경영권 세습의 절차를 밟는 동안, 매년 예외 없이 불법적 단가인하 등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로 부품사들을 쥐어짜 중소 부품업체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올해 2006년에는 연초부터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협력업체를 불러 모아 1조 3천억 원의 납품단가 인하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관리자들을 모아놓고 임금동결을 외치는 희극을 연출했다는 것.

현대차 그룹이 “불법으로 조성한 수백억원 대의 비자금을 통한 불법로비로 특혜를 누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온갖 방법으로 원· 하청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해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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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연맹은 “현대차 그룹이 신뢰경영과 투명경영을 외쳐왔지만 비자금조성과 뇌물공여가 신뢰경영이고 투명경영인가”라며 묻고 “이런 반사회적인 기업이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납품단가를 수탈하고 원·하청 노동자의 임금동결을 강요하였다”고 질타했다.

금속산업 연맹과 현대, 기아차 노조 그리고 현대·기아차 납품사 노조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모든 책임자 처벌 △하청업체에 대한 단가인하 압력 중지 △위선적인 비상경영 선언과 임금동결 선언 철회 △부품 하도급 계약 시 납품단가와 임률에 적정한 시장가격을 반영하는 납품 원가연동제 실시와 부품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장기적 비전 제시 △부품업체 거래내역의 투명 공개를 통한 불공정시비 해소, 관계계열사와 계열 외 납품 업체와의 차등 관리에 대한 해명, △현대 하이스코 비정규 지회와 합의한 확약서 이행 등을 공식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금속연맹, 금속노조, 현대자동차노조, 기아자동차노조, 현대제철노조, 만도지부, 위아노조, 메티아노조, 로템노조, 다이모스 노조 등의 대표자들이 배석했다.

[표시작]<b>■참석단위 발언전문</b>

▲김창한 금속노조 위원장
지난 3월29일 경주지부가 파업했다. 원청의 납품단가 압력이 하청의 구조조정 탄압을 불러일으켰다. 부품사 경쟁력 약화와 부품사 노사관계 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청이라는 기득권을 이용해 하청업체에게 납품단가 인하를 강요한다. 원청의 착취구조에 대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순천 현대하이스코는 지역에 투자하면서 현대차그룹+전남도가 합의한 사항이 있다. 전남도에서 5백억 가까이 투자하면서 지역민 50%를 고용하겠다고 했지만 50%는 고사하고 비정규직으로 이용했다. 결국 목숨 건 점거농성 끝에 확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허성관 금속산업연맹 부위원장
지난해에도 중국부품 수입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해마다 진행됐다. 임금동결과 납품단가 인하로 (노동자들을)구조조정 중이다. 이후에 강력한 투쟁을 벌인다. 동시에 산별 완성을 적극 지원하겠다.

▲박원준 기아자동차노조 수석부위원장
현대차그룹에서 부품단가 인하 압력을 주도적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자들의 삶이 피폐해지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현대차노조와 긴밀하게 공조해 대응하겠다.

▲조택상 현대제철노조 위원장
현대기아차 납품가인하, 임금동결에 대해 의혹을 갖고 있다. 현대제철의 한보철강 인수비용이 5-6조원에 이른다. 글로비스 의문점을 보면 현대제철에도 문제가 발생되지 않겠나하는 의혹을 갖는다. 경영층이 1조3백억원 이상의 순익을 발표하면서도 (노조에게는)허상의 수치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사측은 주주에게 최대의 배당금을 배당했다. 허상의 수치라면서도 투자자에게 이익을 준 셈이다. 허상의 수치라는 1조원, 1조원 이상이라는 흑자를 발표해놓고도 내부적으로는 노사관계에 소모적 마찰을 야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반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현대제철도 함께하겠다.

<b>■기자 일문일답</b>

-적극적 응답과 총력투쟁의 구체적인 모습은?
(박유기 현대자동차노조위원장)=납품단가인하, 임금동결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가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시중에 이런 말이 있더라. “등신 같은 놈들이 1조3천억원 벌려다가 산자부장관한테 불러가 10조4천억을 빼앗겼다”라는. 임금동결은 있을 수 없다. 이 자리를 통해 계열사노조, 원하청노조에게 (이런 뜻을)전달한다. 사측은 비상경영을 통해 각종 현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오는 19일 대표자들이 소속된 사업장과 현대기아 계열사 노조, 그리고 전체 원하청노조가 결합해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타격투쟁을 실시한다. 사측 태도에 따라 수위는 조절할 수 있다.

-총파업까지 포함한 것인가
=19일 전체 역량 양재동에 집중. 이후 정리. 현대기아차노조 소속 11개 노조 정책기획단 회의 구성 중. 그룹사 내부 연결재무재표 등 조사하겠다.

(박유기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현대자동차 노사관계가 왜 이렇게 불신적이고 전투적인가에 대한 질문이 많더라. 04년 단체교섭시 현대가 대선 때문에 100억을 제공했었다. 교섭시 “현대차는 별도의 자금을 제공, 정치권에 로비 등 부정하게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을 작성해 삽입까지 했다. 현재 문제가 된 김00 부회장 등이 그 당시 인물들이다. 현 상황에서 비상경영으로 노조 죽이기를 하고있다. 현대차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집단인 셈이다. 따라서 그 원인이 어디서부터 출발하는지 언론이 바로 잡아 주기를 바란다.[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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