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민주노총뉴스
전교조 비정규직법안 공동수업 현장중3학생들 \'노동자도 사용자도 반대하는 비정규직 법안, 필요 없어요\'
기자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교조가 실시하는 비정규직법안 공동수업 현장을 찾았다. 어린 학생들의 발랄한 웃음과 꿈들이 넓은 운동장을 채우고 기자와 일행은 행여 그들의 빛나는 시간에 훼방이 될까봐 조심스럽게 교정을 지나 공동수업 담당교사를 만났다.

[사진1]
14년차 전교조 조합원인 김용주 교사를 찾았다. 공동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공동수업 교안 핵심내용 등을 포함한 학교 측의 태도 등을 물어봤다.

"일간지 기자가 어떻게 알았는지 공동수업 실시 전날 전화를 해오더군요. 그 기자는 교육의 중립성을 강요하면서 의도적인 질문을 퍼부었습니다. 교사가치관에 따라 학생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즉 '전교조 교사'가 실시하는 '내' 수업이 정당하지 못하다라는 이미지를 부여하고 재단하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대단히 편향적인 인터뷰를 하려 들었는데 명색이 기자라는 사람일텐데 행동을 보니 정말 실망스럽더군요." 특히 일간지 기자의 가치중립성 요구에 대해 김용주 교사는 "대단히 가치중립이라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라며 "사실과 근거를 제시해 학생들이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와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오후 1시 15분, 학교건물 4층에 자리잡은 공동수업 교실은 학생들의 빛나는 웃음과 요란한 소리들이 출렁거린다. 수업시작을 알리는 차임벨 소리가 흐르고 선생님이 나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소리가 멈춘다.

비정규직 법안 문제를 둘러싼 국회내 각 당의 입장과 국회 밖에서 벌어지는 민주노총 총파업과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법안 처리 반대 시위 등의 영상을 담은 시청각교육이 시작됐다. 또한 수업 현장에서 멀티미디어 시청각 기자래를 이용해 인터넷에 직접 접속해 비정규 문제에 대한 검색도 실시한다.

이날 공동수업 시청각교육 제목은 '비정규법안 왜 떠들썩한가'였고 한국과 프랑스 현지 노동자들의 시위를 담은 뉴스 영상물과 각종 사진과 기사, 사설을 모음한 신문교육활용 방식의 수업을 진행했다.

공동수업 교안 핵심은 '2년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 알기, 비정규직법안 찬반 정당 입장 알기, 프랑스현지 최초고용계약법 문제, 만일 법안이 통과될 경우에 대한 상황 예측' 등이었다.

공동수업에 대한 김 교사의 설명이 끝나고 수업시작 칠분 후 방송매체를 통한 시청각 교육이 시작됐다. 이 교육은 지난 4월 5일치 프랑스전역 시위와 총파업 재연, 협상 움직임 본격화 내용을 담은 방송뉴스 영상이었다.

뉴스 영상을 시청하고 나서 뉴스의 문제점에 대한 해석이 뒤따랐다.
뉴스영상에는 "비정규법안을 추진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에 대한 해설이 없었다"라는 점을 지적했다.

[사진2]26세 이하의 청년들에 대해 고용과 해고를 자유롭게 하게 만들려는 프랑스 CPE법안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프랑스 시위 양상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가에 대한 방송매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보다 입체적으로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기에는 지난 4월 14일 프랑스 빌팽 정권의 최초고용계약법 철회와 총리 사퇴 조짐, 새 고용법안 프랑스 상하원 통과 등에 대한 영상수업이 진행됐다. 한편 방송국 토론회에 출연한 국회의원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의 발언을 서로 비교하며 주요 쟁점들에 대한 지식 증진과 함께 찬반입장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도 했다.

8분 동안의 시청각 교육을 활용해 쟁점에 대한 이해를 하고난 뒤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용어에 대한 법적 개념규정과 실태 등에 대한 학습이 시작됐다.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학교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이를테면 식당이나 화장실 청소 등을 담당하는 나이 많은 분들이 바로 기간제나 단기제(시간제 근로자), 파견제 노동자라는 설명을 곁들인다.

[사진3]
김 교사가 학생들에게 말한다. "화장실이 깨끗하던데 우리 학교에는 청소하는 할머니가 계시다. 할머니가 매일 청소하시는데 어느 날 그 분이 혼자 식당 테이블에 앉아 계시더라. 이 분과 우연찮게 밥을 먹었다. 힘드시죠라고 물었더니 청소를 담당하는 할머니께서는 애들이 똥을 아무렇게나 싸서 힘들다라고 응답하신다. 봉급은 어떻냐고 물었더니 할머니가 속하고 계신 용역회사가 임금을 가져간다고 하신다. 학교가 청소일꾼을 구하려면 용역회사를 찾는다. 용역회사에 소속된 노동자가 학교에 배치된다. 지시나 명령은 학교에서 하지만 이 분은 용역회사 소속이다. 이 분의 월급가운데 일부를 용역회사가 소개료, 수수료로 갖고 간다. 이들은 소외감과 해고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산다. 이런 분들을 바로 파견제 근로자라고 한다."

인터넷 검색기를 이용해 '근로자파견제'라는 단어를 입력한다. 학생들이 눈망울을 반짝거리며 화면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검색 결과가 프로젝트 영상 스크린에 출력된다.

김 교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용역업체는 파견업체이고 학교는 사용업체라고 할 수 있다. 파견근로자는 바로 청소할머니인 셈이다. 정부는 26개에 한해 노동자의 파견을 허용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 건물청소원이니까 파견이 허용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비용절감을 꾀할 수 있지만, 피고용자 입장에서는 차별만 심화된다. 이들을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아엠에프 구제금융 시기이후 급속히 증가했고 현재 전체노동자 1400-1500만 중에서 550-850만에 이른다."

[사진4]
김용주 교사가 학생들에 묻는다. "나중에 어른이 돼서 비정규직이 될 확률이 낮을까요 높을가요?" 학생들은 머뭇거림 없이 일제히 "높아요"라고 답한다. 여기에 김 교사의 설명이 뿌려진다.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상황(고용불안)에 처해있고 월평균 115만원 내외로 정규직(185만원 내외)의 62.6% 수준의 임금(노동부 조사결과), 4대 보험(고용, 산재, 교육, 건강보험)도 적용이 안 된다"라고.

'우리학교 안의 비정규직 실태'에 관한 교육이 첨가됐다. 특히, 기간제 교사와 시간 강사에 대한 비교 학습이 이어졌는데 똑같은 시간 동안 수업과 업무를 하는데 반해 14호봉 이상의 월급을 받지 못하고 방학에는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현실을 설명한다. 학생들도 김 교사의 설명을 듣고 나서는 너무나 억울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학교 내의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설명이 뒤따른다. 용역, 파견으로 대체된 청소원, 정원사. 과학실습 보조원, 전산보조원, 사무보조원, 영양사, 조리원, 야구 코치 등도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는 사실을 학생들이 알게됐다.

2006년 학교비정규직 인건비를 살펴보면 유치원교육보조원, 특수교육보조원, 도서관사서, 보통인부, 조리원 등은 일당 33,000원, 자격증을 소지한 조리사는 일당 35,200원, 자격증을 보유한 영양사는 일당 35,500원이고 유치원보육교사 월급여는 120만원이라는 것.

[사진5]
시청각 교육과 신문활용 교육을 마치고 학생들이 짧은 시간동안 학습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논술식 학습이 시작됐다. 사전에 학생들에게 배포한 학습지에는 몇 가지 질문이 나와있다. 우리 주변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는가와 통과된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학생 자신의 찬반입장을 묻는 논술식 교육이었다.

수업 종료 칠여 분 전, 학생들이 자신의 견해를 발표한다.

이들 중 한 학생은 "비정규직 법안에 반대한다"며 그 이유는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되면 사용자들 때문에 비정규직이 증가되고 고용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 반대한다. 2년이 지나 정규직으로 만들면 보험가입, 월급도 더 많이 줘야 하니까 고용주 입장에서는 비용이 증가된다. 고용주가 보면 비용이 증가하니까 통과가 안 됐으면 하는 법안이고, 노동자 입장에서도 2년 안에 해고되니까 고용안정에 도움이 안 되는 법안이니까 필요 없는 법안이고 그래서 반대한다."라고.

사용자도 노동자도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고 반대하는 법안을 유독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나서서 강행 통과시키려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새삼스럽게 의문을 가져본다.

다시 질문이 이어진다. "정부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이 통과시키려는 비정규직 법안이 기존의 비정규직을 보호할 것이라는 입장에 동의하는 사람은? 즉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물음에 찬성을 나타내는 학생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수업을 마칠 시간이다. 삼여 분 남은 시간동안 마지막 교육이 진행된다. 두 가지 토론주제가 나왔다. 토론주제는 프랑스 최초고용계약법(CPE) 시행과 한국 비정규법안 관련하여 학생과 노동자들의 파업이 적절한 것인가와 프랑스 고등학생 30% 이상이 비정규법 시행반대 시위에 참여했는데 한국 학생들은 시위 참여 여부에 대한 견해를 토론하는 학습이었다.

한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발표한다.

"프랑스 고등학생들은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해 시위를 벌인다. 그래서 시위에 참여해도 좋다라고 생각한다."

김용주 교사가 한 학생의 견해발표에 설명을 잇는다.

"한국과 프랑스는 전통과 문화는 서로 다르지만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선생님 생각"이라고. 공동수업 종료를 알리는 차임벨이 울렸다.

학생들은 전교조 공동수업을 통해 그들이 겪을 삶의 이유들에 대해 물음표를 던질 수 있을까? 중학생들이 부딪칠 멀지 않은 미래 속의 그들을 위해 이 기록을 남기고 미래의 그들에게 이 글을 띄운다.

민주노총  kctu@nodong.org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민주노총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