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CPE(최초고용허가제)투쟁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현지인터뷰

<font color=darkblue>CGT 전국총회가 4월 마지막주 현재 프랑스 릴(Lille)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CGT 지도부와 활동가들이 총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CGT 국제국에서 CGT 금속노조 국제국장을 소개받아 프랑스 CPE(최초고용허가제)투쟁 관련하여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프랑스 현지 인터뷰는 이창근 민주노총 국제부장이 담당했습니다. (편집자 주)</font>

[사진1]
<b>크리스티앙 필리초프스키(Christian Pilichowski)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금속노조 국제국장 인터뷰</b>

△이번 투쟁에 대해 개괄적으로 평가해달라.

=CPE는 26세 이하 청년노동자를 타깃으로 한 법안이다. 2년 이내에 자유로운 해고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청년노동자의 권리를 박탈해버렸다. 근본적으로 노동유연화와 불안정성을 강화시키려는 법안이다. 그래서 노동조합과 학생들은 이 법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1월 31일 CGT는 투쟁을 호소했다. 하지만 당시까지도 프랑스의 다른 노총들은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1월 31일 투쟁 이후, 프랑스 노동조합들은 협의를 했고, 2월 7일 공동 투쟁에 합의할 수 있었다. 2월 7일 학생과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대대적인 투쟁을 전개할 수 있었다. 이 때부터 시민들의 태도도 바뀌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에는 다수의 시민들이 이 법안에 대해 찬성했다. 하지만 우리들은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의 문제점들에 대해 선전하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즉, 정부가 CPE법안만이 청년실업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엄청난 ‘분노’는 시민들의 마음을 열게 했다.

=시위대의 숫자는 점점 늘어났다. 최초 350,000명에서 1백만명, 3백만명 그리고 3백십만명까지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시위자들이 CPE 법안에 대해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선전을 해댔다. 즉, 시민들이 뭘 잘 몰라서 반대하는 것 같다는 요지로 선전한 것이다. 우리는 이에 맞서, CPE 법안의 본질에 대해 시민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선전했으며, 결국 우리는 승리할 수 있었다.

[사진2]△이번 투쟁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단결이다. 프랑스에는 CGT를 포함하여 정부에 등록된 노총만 5개이고(CGT, CFDT, FO, CFTC, CGC), 수 많은 독립노조(SUD 등)와 독립 산별노조(UNSA, 교원노조 등)가 존재한다. 이번 투쟁 과정에서 이들 모두가 하나의 목소리로 CPE 법안을 반대하면서, 노동자들 사이의 단결을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동시에 우리는 학생들의 분노를 함께 이해했으며, 그들과 연대하여 투쟁했다. 이러한 노동조합내의 단결, 학생들과의 연대가 결국 이번 투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민주노총은 비정규법안에 맞서 총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기주의’라는 정부의 왜곡된 선전을 극복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이번 투쟁 과정에서 프랑스 노동자들과 학생들은 어떻게 시민들을 설득했는가?

=물론 프랑스에서도 정부의 왜곡된 선전은 대단히 막강하며, 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작년 유럽헌법 비준 반대투쟁의 경험이 있었다. 정부는 시민들에게 수 개월 동안 프랑스가 나아가야 할 유일한 길이라고 선전했다. 이에 맞서, 노동조합은 그 반대의 내용을 선전하고 교육했다. 정부가 주장하는 모든 사항들에 대해 논쟁하고 토론했다. 이를 대공업적인 방식으로 진행했다. 결국 우리는 이 투쟁에서다. 55% 프랑스 시민들은 유럽헌법을 반대했다. 이는 정부의 신뢰를 완전히 파괴해버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CPE가 청년실업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선전했지만, 우리는 청년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노동유연성과 불안정성만을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분노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우리의 교육과 선전이 시민들의 마음을 서서히 돌려놓은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시민들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대중교통 파업을 최소화하고, 제조업과 민간 부문에서의 파업을 강하게 조직했다. 4월 4일 투쟁에서는 최소 1시간 이상 파업을 조직한 사업장이 전국적으로 800여개를 넘었다.

△CPE 법안은 폐기되었지만, 여전히 CNE 법안은 남아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어떠한 투쟁을 전개할 계획인가?

=맞다. 여전히 CNE가 남아있다. CNE는 2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서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즉, 정당한 사유와 정당한 보상금 없이 해고를 가능토록 한 것이다. 이는 ILO 협약을 위반한 것이다. 현재 정부는 CPE가 폐기된 상황에서, CNE를 말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투쟁의 핵심은 CNE 법안에 맞선 투쟁이다. 우리는 이에 대한 투쟁을 강화하고자 하며, 다시 한번 모든 노동조합들의 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3]△CPE 폐기 투쟁의 과정에서 공공부문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참여도 있었는가?

=프랑스에서도 비정규노동자들의 조직률이 대단히 낮다. 이번 투쟁의 과정에서 비정규노동자들의 참가는 그리 높지 않았다. 물론 한 트럭제조사업장에서는 약 20%의 단기계약 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파업에 동참한 사례 등이 있었다. 그럼에도 비정규 노동자들의 파업은 불안정고용이라는 그들의 본질적 측면 때문에 파업에 들어가기가 힘든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CGT는 비정규노동자들에게 무리한 ‘파업’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개별적인 상황에 맞게 투쟁에 동참하도록 호소했다.

=한편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경우, 사실 CPE가 직접적으로 공공부문에 적용되지는 않기 때문에 조직하기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공부문 노동자들도 CPE가 효력을 갖게 될 경우, 멀리 보면 점차적으로 민간부문에서 공공부문으로, 26세 이하 노동자들에서 전체 노동자로 확장될 것이기 때문에, 공공부문 노동자들도 총연맹 지침으로 이번 투쟁에 함께 했다.

△CNE에 맞선 투쟁 이외의 주요 노동이슈는 무엇인가?

=현재 프랑스는 주 35시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38 - 40시간의 노동을 하고 있다. 이에 CGT는 실질적인 노동시간 단축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8%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사회보험 강화 투쟁 등도 중요한 쟁점들이다.

△마지막으로 메이데이를 맞이하여 한국 노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다시 한번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강조하고 싶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제조업과 공공부문 노동자, 남성과 여성 노동자 등 모든 경계를 허무는 단결만이 노동자계급의 유일한 길이라고 말하고 싶다. 메이데이를 맞이하여,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의 총단결 속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

[사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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