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노동절 제116주년 기념 남북 노동자들 평양상봉

<b>[기사종합] 남북노동자들 평양에 모여 ‘’노동자는 하나다, 우리민족끼리 통일하자“</b>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노동자 150명이 평양에서 열린 5.1 노동자대회를 참관했다.

북측은 5.1절대회 환영사를 통해 “전세계 노동계급의 국제적 명절인 5.1절을 뜻깊게 맞이하고 있는 평양시 안의 여러 노동계급과 역사적인 6.15북남공동선언이 열어주는 자주통일을 뜻을 따라 평양에 온 남녘 노동자들을 열렬히 환영한다”면서 “단결을 무기로 탄생한 노동계급, 남달리 근면하고 용감한 노동계급은 해방 후 빈터에 새 조국을 지었으며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으로 조선노동계급의 본때를 남김없이 보여주었고 역사의 부름 앞에 언제나 앞장서온 노동계급이 나라의 맏아들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강성대국 건설 핵심은 노동계급”이라며 “조국통일은 역사의 부름이며 북과 남의 노동자들이 함께 할 수 있었던 것도 6.15공동선언 덕택이고 그 기본정신인 우리민족끼리의 기치를 들고 자주통일, 반전평화, 민족대단합 운동을 벌여 조국통일의 새로운 전환적 국면을 열자”고 강조했다.

윤영규 남측단장은 대성산 남문에서 열린 5.1평양노동자대회 연대사를 통해 “우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북녁 노동자들과 함께 한반도의 자주와 평화를 위한 결의와 실천을 만방에 천명하려한다”면서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기치아래 노동계급의 주어진 역할에 충실히 복무할 것임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선포한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윤 단장은 연대사에서 “남북노동자들 모두 가슴이 찢어지고 심장이 터지는 한이 있어도 조국 자주통일의 과업을 완수합시다. 남북 민중의 주름살이 펴지도록 노동자들이 앞장서자”라며 단결과 연대를 호소해 환영을 받기도 했다.

5.1평양노동절 행사에서 남북 노동자들은 서로 뒤섞어 편을 짜 머리로 공지고 달리기, 줄다리기, 이어달리기 등의 경기를 벌이며 남북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를 과시했다.

이들은 지난 4월30일부터 5월3일까지 평양시 대동강변에 위치한 양각도 국제호텔에 묶으며 5.1절 평양노동자대회 참관을 비롯해 북측이 인민대학습당에서 연 국빈급 환영연찬 참가, 평양시내 각급 유적지 관람, 미국 첩보선 프에블로호 견학,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예술소조원 공연관람, 평양산원과 평양시내 공장 방문, 남측 수뇌부와 세계 각국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증정한 선물을 전시한 국제친선박람관 등을 관람하였으며 평양에서 120킬로미터 떨어진 묘향산 등도 등반했다.

[5월3일] 고려항공 4시 출발기에 탑승했고 오후 5시 현재,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현지사정상 평양 5.1절 노동자대회 상황을 속보로 전달하여 드리지 못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조만간 기사를 정리해 현지상황을 전하여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 평양기사는 북측에 체류하는 동안 작성했던 기사들입니다. 양해바랍니다.)

<b>[평양 1신-4/30] 김포→평양 순안공항→모란봉→만경대→학생문화궁전→민족식당</b>

30일 오전 8시, 서울 불광동 여성개발원에서 교육을 마치고 합숙한 5.1절 평양행사 남측 참관단 일행이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이들은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각 조를 편성해 통일부가 발행한 방문증명서와 단체에서 배포한 신원증 등을 수령했다. 평양행 수속을 알리는 탑승보드에 불이 켜졌고 일행은 출국대에서 보안검색을 받았다. 일부는 면세점을 이용하려다 관세법과 통일부 지침에 따라 면세점 이용을 하지 못해 항의가 벌어지기도 했다.

30일 아침, 서울하늘은 흐려있다. 평양행 비행기, 고려항공에 탑승했다. 비행기 후미에 선명하게 그려진 인공기가 북으로 향하는 비행기일뿐만 아니라 남북 땅길, 물길, 하늘길이 열렸다는 사실을 말한다. 한민족이라는 감정을 애써 숨키는 이들의 표정에는 반가움과 경이로움, 그리고 감동까지 서로 교차하는 표정이다. 북측 조종사와 안내원들이 남측 노동자들을 반갑게 맞아 준다. "평양에는 이른 새벽 잠깐 비가 내렸지만 남측 노동자들이 북에 온다고 하니까 날씨가 개였다"고 말한다.

비행기 여승무원(안내원) 육성음이 흘러나온다.

"반갑습니다. 6명의 안내원이 봉사하고 있습니다...(중략)...유쾌한 여행 되시기를 바랍니다. 손님 여러분, 지금부터 구명조끼 사용법을 안내하여 드리겠습니다...(중략)... 구명조끼는 머리로부터 입고 앞에 있는 손잡이를 잡아당기면...(중략)...탈출방법에 대해...5-7열은 우측 비상문을 이용하시고, 8-10열은...(중략)...안내원들의 요구에 따라 움직여야..."

09시50분, 마침내 비행기가 이륙했다. 북으로 향하는 것이다.

김포에서 평양 순안공항까지는 약 한 시간 거리. 길지 않은 시간동안 기내에서는 먹거리와 읽을 거리들이 제공됐다. 북측 룡천공장에서 생산한 용천맥주와 신덕샘물, 배사이다, 과자 등이 풍부하게 나눠졌고 로동신문, 금수강산, 조선예술, 조선(화보) 등이 탑승 중의 무료함을 달래준다. 객석에는 안전지도서와 위생봉투가 놓여있다. 기내 벽 쪽에는 '담배를 피우지 마시오! 박띠를 매시오!(No smoking! Fasten Your Belts!'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선생님은 평양 방문이 처음이십니까?"

북측 비행기 안내원 함송이(23세) 씨가 묻는다. 그녀와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비행기 안내원이 되었다"고 한다. 비행기 안내원 경력은 3년. 연신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탑승한 남측 노동자들이 묻는 질문들에 대해 일일이 응답한다. 결국 그녀는 남측 노동자들의 요구에 따라 기내에서 노래를 부르게 됐다. "반갑습니다, 동포여러분..." 북측 비행기가 잔치판으로 변했다.

문학예술출판사가 발행하는 '조선예술'지를 펼쳤다. 눈에 띄는 부분은 '아리랑'에 대한 풍부한 해석을 담은 쪽.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을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민요 <아리랑>을 종자로 하여 <아리랑>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민족의 운명문제를 우리 혁명의 력사와 결부해 새로운 작품으로 창작하도록 과업을 주었습니다... '빛나는 예지, 현명한 영도' 조선예술(문학예술출판사) 14쪽., 주체95(2006)'

'미국의 핵몽둥이를 꺽어버리고 자주의 새 세계를 펼치려는' 북측의 몸부림이 문학을 중심으로 일상 사업에 깊숙이 스며있다. 대집단체조인 아리랑은 해마다 전통화됨으로써 우리 조국의 위력을 힘있게 과시하게 될 것이며 라는 게 이 책의 설명이다. "강한 정력을 오직 위대한 목적을 위해서만 발휘해야 된다"라며 민족적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려는 북측 특유의 자긍심이 느껴진다.

한철 국립민족예술단 단장은 '북측 영웅으로 칭송되는 강철에 대해 "하나밖에 없는 조국을 위하여'라는 글을 통하여 '영웅의 심장으로 피끓는 우리의 청춘들은 영웅의 시를 암반에 새기고 소리높이 읊으며 총포성없는 결전장들마다에서 적화구로 향해 저마다 몸을 날려 돌격로를 열었다"고 술회한다.

10시 45분경 "비행기 안내원에게 지금 어디를 지나고 있냐"고 물었더니 "신의주 상공을 벗어났고 10분 후 순안공항에 착륙한다"고 답한다. 잠시 후 안내원 방송음이 흘러나온다. "우리 비행기는 방금 평양에 도착하였습니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건물을 배경으로 한 기념촬영을 마친다. 민주노총 윤영규 남측 단장, 진경호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최은민 부위원장 등 지도부 일행은 자리를 옮겨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북측 최창만, 원형규 직총 부위원장, 김성철 교육문화책임 위원장, 유형배 총무국장, 615공동실천 김종애 북측위원 등과 면담을 가졌다.

"지금 평양 기온은 섭씨 15-17도"라며 말문을 튼 양 지도부는 민주노총 선거 상황, 노동절 행사준비 등에 대한 담소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최창만 직총 부위원장은 "5.1절 기념행사는 대성산에서 열린다"며 "(남북 모두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상급에서도 해쳐나가려는 노력을 하는데 노동자들이 못 해쳐 나갈 이유가 무엇이냐"라며 노동자들이 통일운동의 선봉에서 노력하여 줄 것을 당부했다.

삼십여 분간 양측 지도부 담소가 이어졌고 이후 남측 참관단 일행은 순안 공항에서 안흥리를 경유해 양각도 호텔로 이동한다. 양각도 호텔로 가는 도중 차창 밖으로 북측 거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새벽 비에 촉촉이 적은 대지에 농민들이 나와 김을 매거나 과수원처럼 보이는 곳에서는 할아버지와 손자가 앉아 얘기를 나눈다. 일요일인 30일, 평양 아침거리는 한적하다.

40명이 앉을 수 있는 대형버스 안에는 직총 관계자들이 일행을 안내하기 위해 여성 2명, 남성 2명이 동행했다. 이들은 버스가 거리를 이동할 때마다 안내를 한다. "지금 지나는 곳은 ' 99절 거리'라고 합니다. 99절이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창건된 날입니다.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98년도에 건설됐고 약 20리(8킬로미터) 정도입니다...(하략)"

정오 무렵, 남측 참관단 일행을 실은 버스는 먼저 고 김일성 주석 동상이 서있는 모란봉으로 향했다.

'백전백승의 맑스-레닌주의 기치만세'라는 구호가 새겨진 거대한 조형물과 함께 잘 다듬어진 조경이 눈에 띈다. 이곳에서는 평양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30분간 모란봉을 둘러본 후 일행이 묵을 숙소인 양각도로 가기 위해 집결하는 도중 갓 결혼한 북측 신혼부부가 눈에 띈다. 남측 일행은 '반갑습니다. 축하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환호와 격려로 북 신혼부부를 축하한다. 하얀 한복을 입은 신부는 수줍은 듯 미소를 머금은 채 머리를 숙였고 신랑은 제복을 입고 함박 웃음을 짓는다. 평양 주민과의 첫 만남이다.

오후 1시, '양의 뿔을 닮은 섬, 양각도'에 도착했다. 대동강 안쪽 양각도, 95년도에 세워진 43층 높이의 '양각도 국제호텔'이 위용을 뽐내며 서있다. 북측 건축미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기자는 이 호텔 27층 한 방에 자리를 잡았다. 넓게 난 창문을 열자 맑은 공기가 쏟아져 들어온다. 대동강변 고층임에도 불구하고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다.

조금 날씨가 흐리고 아침 안개가 자욱한 대동강과 주체탑, 평양시내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대동강에 준설선이 떠있다. 고요한 일요일 아침이 시끄럽게 열리고 있다. 곧장 점심식사가 시작됐다.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서 점심식사를 갖게 되어있었는데 정기 수리보수 기간이라 장소를 양각도 국제호텔 식당으로 변경했다.

호텔 2층에 위치한 '1호식사실' 팻말이 붙은 식당에는 부패식으로 점심이 차려졌다. 점심 차림은 '도라지 무침, 냉이 된장국, 튀김, 이면수찜, 토마토, 상추, 오이무침, 볶은고추돼지고기, 버섯무침, 콩나물국, 쌀밥'이었고 '신덕샘물과 용천맥주'가 제공됐다.

호텔 정문 앞 주차장에는 외국인들이 눈에 띈다. 이들을 만났다.

'뉴질랜드에서 왔다'는 의학박사인 29세 청년 리차드 제임스 씨. "어떻게 북에 오게됐냐"고 물었더니 "중국 베이징을 통해 북에 들어왔다"며 여행 중이라고 한다. 제임스씨는 "서방에서는 북 소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며 방북해서 7일간 머물 예정인데 있는 동안 북을 더 잘 알고 싶단다.

그는 내게 '북쪽 사람이냐"고 되묻는다.

기자는 "세계노동절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늘 북한에 온 남한 사람들"이라고 답했더니 "남측 사람들도 북측 사람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는가"라고 묻는다. "다르지 않다. 특히 미국의 대북 핵압박 문제 등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정말 나쁘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더니 제임스씨는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이때 그에게 "북측 체류기간동안 보고, 듣고, 느낀 내용을 적어 보내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한다. 외국인 일행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 모인 여행객들이며 이들에게 '미국의 북한 압박에 대해 북한의 고통스러운 현실과 미국의 거짓을 세계 시민들에게 알려달라"고 제의했다. 이들이 "꼭 그렇게 하겠다"라는 말을 한다.

오후 3시 일행은 만경대로 향했다.

고 김일성 주석이 1912년 4월 15일 태어난 생가가 위치한 곳이다. '만경대 고향집'이다. 김 주석이 10대에 항일투쟁에 나서기 전까지 살았던 고향집이다. 일행이 그곳에 도착했을 무렵 이미 외국인 수십여 명이 만경대 생가를 둘러보고 있었으며, 일본 한 방송국이 현장 촬영을 벌이고 있다.

'만경대 생가터'는 초가집이다.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 왼편에는 고 김일성 주석이 어린 시절 자주 나무에 올라 '혁명의지와 원대한 뜻을 키웠다'는 나무가 서있다. 90년짜리 들매나무가 세월과 시대를 넘어 서있다.

정문 바로 앞쪽에는 우물이 하나있다. '박우물'이라고 한다. 시골에 살았던 이들이라면 흔히 볼 수 있었던 우물이다. 두래박을 던져 물을 길어 박바가지에 담아 모두들 한 모금씩 맛을 본다. 물맛은 깨끗했고 더위가 싹 가신다.

만경대 고&#54689;집에서 만경대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목 주변에는 백일홍, 진달래 등이 지천에 뿌리를 박고있다. 한아름을 넘는 미송나무들이 울창하다. '만가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는 기와를 얹은 만경대 정자가 보인다. 대동강을 끼고 서있는 만경대에 오르면 '날씨가 맑을 경우, 평양과 개성도 볼 수 있다'는 안내원의 설명이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조촐하게 상점을 마련해 도자기, 기념주화, 세공품 등도 판매한다. 그 한 켠에는 김 주석이 어린시절 '몸을 튼튼히 단련하고 강한 의지를 키워나갔다'는 만경봉 씨름터가 유적지로 단장되어 있다.

만경대를 한 바퀴 돌러본 후 학생문화궁전으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버스 밖으로는 데이트 중인 청춘남녀들, 가족단위로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 광장에서 자건거를 패달을 신나게 밟으며 달리는 아이들, 주민들을 싣고 오가는 경전차들이 눈에 띈다.

오후 4시 문화궁전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학습 중인 초등학교 1학년 이상 학생들이 입구안쪽에 도열해 일행을 반갑게 맞아 준다. 정문을 열고 들어가자 정면 벽에 1989년 김일성 주석이 현지 지도할 당시 남긴 유훈이 새겨져 있다. "어린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보배들입니다. 앞날의 조선은 우리 어린이들의 것입니다"

학생들이 이곳에 오려면 유치원에 다닐 때 특기별로 선발을 한단다. 선발된 학생들은 오전에는 해당 지역 학교에서 일상적인 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5시까지 특기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서예, 바둑, 노래, 춤, 악기, 운동, 컴퓨터 등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가진 초등학교 1학년 이상의 소년소녀들을 선발해 집중교육을 시킨다는 것. 이를테면 '적성특기교육'이지만 '영재교육'인 셈이다. 직총에서 파견된 안내원이 묻는다. '서울에도 문화궁전 같은 것이 있습니까?"

일행은 실제 수업 현장을 참관했다. 특히 네 쌍둥이가 동시에 가야금 수업을 받는 장면이었다. 15살이라고 밝힌 네쌍둥이 자매이름 마지막 단어만을 따 모으면 '일심충성'이다.

오후 5시 넘어 문화공전 공연이 시작됐다. 휴일을 맞아 문화궁전을 찾은 북측 주민들이 남측 참관단을 뜨겁게 맞아 준다. 그 속에는 북 전역의 고유적지 조사를 위해 방북한 남측 학자들도 섞여있다. 이들은 보름 넘게 체류 중이라고 한다.

두시간 이상의 공연 참관을 마치고 일행은 평양시 종로동에 위치한 '민족식당'으로 이동했다. 저녁만찬이 준비되어 있었다. 소고기, 조갯살, 오징어, 명태젓, 소주, 맥주, 야채와 과일, 냉면 등이 차려졌다. 한편 이곳에서 복무하는 접대원들이 일상 근무복장 그대로 차려입은 채 피아노, 전자키보드, 드럼 등을 직접 연주하며 방북단을 위해 노래를 부른다. 이색적이고도 소박한 모습이다.

직총 관계자들도 얼굴이 달아올랐다. 어렵게 만난 하나의 동포들은 해어져있던 시간만큼이나 금새 친해지고 연배가 비슷한 처지라면 말 놓자는 한 마디에 친구가 된다. 둘로 갈라졌지만 정신은 하나인 민족이 자리를 뜨지 못하는 사이에 평양에 밤이 내렸다. 고층 아파트 집집마다 불이 켜진다. 그 어둠 사이로 남측 방문단과 북한 주민들이 반가운 손짓을 한다. 연인처럼 보이는 이들은 손을 맞잡은 채 거리를 걷고 있다.

숙소로 돌아와 기사를 거의 작성할 무렵, 자정을 삼십여 분 넘긴 시각, 양각도 국제호텔 맞은 편 대동강 너머 평양시 불빛이 밤을 수놓고 있다. 다리 넘어 강변 쪽 도로 위로는 차들이 어슬렁거리고 아직 잠자리에 들지 않은 주민들의 싱싱한 소리들이 간간이 심야를 가른다.



<b>[남측 소식]민주노총+한국노총 노동자 150명 합숙교육</b>

남북노동자들이 평양에서 만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 150명은 29일, 방북을 위해 저마다 짐을 꾸리고 오후 5시 서울 불광동에 위치한 여성개발원에 집결했다.

오후 5시 넘어 시작된 통일부 주관 남측방문단 의무교육이 시작됐다.

이날 남측참관단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노동본부>에서 배포한 <2006.5.1절 평양행사 남측노동자 참관>교양자료를 손에 든 채 교육을 준비했다.

관련 자료 겉표지는 노란색이고 이면에는 <<2006.5.1절 평양행사 남측노동자 참관>이라는 제목과 함께 세입 클로버를 새긴 '통일의 꿈을 키워요'라는 슬로건이 인쇄되어있다. 그 밑으는 <<언제>> 2006년 4월 30일(목)-5월3일(금)이라는 표기와 함께 '<<장소>>평양'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표지안 첫쪽은 지난 2003년 3월 13일 평양에서 '조국통일을 위한 남북노동자대표회의'가 공동발표한 남북노동자 통일선언문이 실려있다. 다음 쪽은 올해 1월 26일 '공화국정부, 정당, 단체합동회의'가 평양에서 공동발표한 '온 겨레에 보내는 호소문'이 적혀있다.

교양자료집 목차는 다음과 같다.

▷6.15공동선언.....3
▷남북노동자 통일선언문.....4
▷온 겨레에 보내는 호소문.....5
▷남북노동자 5.1절 평양행사 남측노동자 참관의의.....11
▷남북노동자 교류협력 연대운동 역사.................14
▷5.1절 평양행사 참관 세부일정......................16
▷방북노동자 유의사항...............................17
▷평양행사 참관단 편성표............................19
▷평양행사 참관단 차량편성표........................21
▷평양행사 참관단 조 편성표.........................22
▷조선직총에 대하여.................................26
▷방북노동자 교양자료...............................29
▷평양행사 참관단 명단..............................35

방북에 앞서 시작한 통일부와 안기부의 방북교육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날 교육은 주로 북측에 대한 경색된 내용을 주입시키 듯 진행됐고 강의를 듣는 와중에 푸념들이 튀어나오면서 작은 소란이 일기도 했다.

[사진3]
5.1남북노동자대회 실무를 담당한 박민 국장은 방북실무를 준비하면서 "통일부와의 협의과정에서 제재요구가 많았다"면서 준비과정의 애로를 토로했다. 박 국장은 "하지만 방북노동자들 모두 3박4일 체류하면서 아무런 사고없아 무사히 행사를 마치길 바란다"며 희망 사항을 밝혔다. 박민 국장은 "이번 남북대회를 통해 남북노동자들은 하나임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통일부와 국정원 강사가 실시한 교육내용에 대해 박민 국장은 "아직까지 방북교육이 반공교육의 잔재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북녁 동포를 같은 식구이고 통일대상이 아니라 적대적인 면만을 드러내는 이런 교육은 없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라리 이런 교육 자체를 없애고 실무를 준비하는 내부 관계자들이 준비하는 자체교육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진경호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5.1절 평양행사 의미에 대해 "북측 노동자들이 기념하는 노동절 의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라고 밝혔다. 진 통일위원장은 "특히 남북모두 당면한 한반도 상황에 대해 온 민족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이번 대회는 외세의 한반도 전쟁도발과 경제침탈에 맞선 남북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를 한층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경호 통일위원장은 국정원 교육과정에서 "금수산기념궁전, 혁명열사릉, 애국열사릉, 3대헌장기념탑, 전쟁기념관을 거론하면서 5대 구역을 남측의 잣대로 '금지구역'따위로 운운하고, (방문할 경우)'국가보안법 위반이고 법대로 처리하겠다'며 협박하는 국정원 사무관의 냉전적 사고와 발언을 질타했다.

진 위원장은 "작년 8.15통일대축전 참관을 위해 방남한 북측 참가단이 국립묘지를 참배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등은 여전히 대단히 적대적인 표현을 동원, 교육을 실시한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남측방문단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김포공항을 출발, 11시 평양 순안공항 도착을 시작으로 3박4일간의 5.1절평양근로자연합모임(북측 5.1 노동자대회) 참관에 돌입한다.

116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서울에서는 5월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시청과 청계천 일대, 그리고 전국 주요 도시 등지에서 대중과 함께하는 노동절 행사를 벌인다. 평양에서는 오전 9시부터 5.1절 기념 평양시행사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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