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에게 직접교섭 요구하며 맨몸으로 150만볼트 고압송전탑에 올라 사투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또 고압송전탑 위에 올라갔다.

[사진1]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 2명은 5월17일 새벽 5시경 하이닉스자본에 직접교섭을 요구하며 충북 청주 하복대 죽천교 옆에 있는 30미터 높이의 15만볼트 고압송전탑에 올라가 목숨을 내건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5월16일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에 "사내하청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지만 회사는 응하지 않고 있다. 앞서 금속노조 하이닉스-매그나칩지회가 서울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도 벌였지만 이원종 충청북도지사가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지난 1월 농성을 푼 바 있다. 그러나 그 약속 역시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결국 사내하청노동자 2명이 위험하기 그지없는 송전탑에 올라가기에 이른 것이다.

회사쪽은 명백한 불법파견임이 드러났음에도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도리어 하청노동자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용역깡패를 불러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하이닉스 자본이 용역깡패에게 들인 돈만도 3백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지난해 직원들에게 임금을 올려주고, 성과급을 지급했으며, 신규채용까지 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부당해고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요구는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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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사내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원청회사의 사용자 지위를 인정하는 판결도 나와 있어서 하이닉스-매그나칩 비정규노동자들의 요구는 사회적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5월16일 서울행정법원은 현대중공업 사건과 관련해 "원청회사인 현대중공업도 사내하청노동자들의 근로관계상의 제 이익에 실질적인 지배력 내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면 노조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결국 하이닉스 자본이 직접교섭을 거부할 명분은 더 이상 없는 셈이다. 사내하청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 때도 그 이유는 "하이닉스 사내하청회사의 인사노무관리상의 독립성 및 사업경영상의 독립성 결여"였기 때문에 원청회사의 '실질적인 지배력 내지 영향력'이 확인된 것이나 다름 아니다.

한편 민주노총은 5월17일 성명을 내 "정부여당은 현 사태에 대한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도높게 촉구하며 "민주노총은 장기간 끌어온 하이닉스 사측의 노조탄압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5월17일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송전탑 앞에서 '하이닉스 투쟁 승리! 6월 총파업투쟁 사수 민주노총 충북본부 확대간부 겨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하이닉스-매그나칩 자본은 조건없이 대화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하는 한편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고 자유로운 노조활동이 보장되는 그 날까지 구속을 각오한 투쟁을 전개한다"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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