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지방선거시기 언론의 편파편중보도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1]
5.31 지방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5월에 들어서면서 신문과 방송을 포함한 각종 언론에서 이와 관련된 보도를 쏟아내며 본격적인 선거시기에 접어들었음을 느끼게 한다.

언론보도를 모니터하는 시민사회와 현업단체 등이 과거 대선이나 총선 등 선거보도를 평가하는 자리에서 항상 등장했던 것은 ‘정책검증의 부재’, ‘경마식 보도의 만연’, ‘정쟁중심 보도’ 등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매 선거시기마다 진저리가 나도록 지적된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와 관련된 언론보도는 과연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여전히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b>첫째, 서울시장만 있나?</b>

최근 들어 각 언론에서는 각 지역의 후보들을 구체적으로 점검하는 보도들을 볼 수 있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등장한 점검 릴레이식 기획보도도 등장한다.

그러나 지난 4월만 하더라도 선거보도의 중심은 서울시장이다. 조선 동아를 비롯한 거의 모든 신문의 선거 초점이 서울시장에 맞추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 <康, 대안론에 위기감…상황실 설치 吳, 이회창씨 방문… 선거진영 구축;“축하” 덕담속 첫 만남>(4.28), 동아 <여-야 “5.31, 서울시장에 건다”>에서 서울시장 후보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도할 뿐 아니라 서울시장의 중요성을 부각한다.

한국일보는 아예 <오세훈의 고민 '吳風 어떻게 끌고가나…'>, <강금실의 고민 '吳風 어떻게 잠재울까…'>(4.26)라는 연속보도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관심을 부각한다.

물론 서울이 대한민국의 중심부이며 서울시장이 갖는 상징적 의미가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5월 이전 신문에서 지역은 없었다.

<b>둘째, 공허한 정책보도다.</b>

5월 들어 조선의 <SMART 바른공약 바른선택>, 동아의 <FINE 지표분석>, 중앙의 &#985168;공약은행&#985169; 등 후보자들의 정책에 관한 보도가 등장한다. 이는 과거보다 진일보한 측면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단순한 정치공방과 판세분석 보도로 얼룩지고 공약을 나열하는 데 그치고 만다. 정책검증도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한 채 양비론 식으로 접근하여 국민들의 판단을 돕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b>셋째, 여전한 이미지성, 경마식 보도 만연이다.</b>

세 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은 여전히 후보자들의 이미지에 편중된 보도를 들 수 있다.

<열린우리 &#985168;노란 물&#985169; 빼기 후보들 빨강&#8228;파랑&#8228;보라 등 상징색 제각각>(조선 4.25.), <오세훈 필승후보론 맹형규 조강지처론 홍준표 맞장투사론>(중앙 4.20), <오세훈은 누구? 여성팬 많은 스타변호사>(한국 4.20) 등 단순히 후보자들의 이미지에 의존한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선거의 본질을 벗어나 선거의 오락화, 선거의 개인화를 초래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여전히 “최대 승부처”, “경쟁”, “맞대결”, “종반 레이스”,“대진표”, “우세” 등 경마식 보도도 줄어들지 않았다. 이는 자본주의 상업신문의 전형으로서 당락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고 모든 후보자들을 서열화시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선거를 서열간의 싸움으로 전락하게 한다.

<b>넷째, 새로운 현상인데, 방송뉴스의 스포츠화가 심각하다는 것이다.</b>

방송의 경우, 스포츠 관련 보도에 밀려 선거는 뒷전이다. 지난 1주(5.8~14)일까지 방송 3사의 지방선거 관련 보도는 총 44건으로 하루 6.3건에 불과했다. 반면에 스포츠 뉴스가 아닌 메인뉴스에서 월드컵 소식은 10일과 11일 이틀간 79건에 이른다.

이는 최근 방송사의 메인뉴스가 스포츠 뉴스화 되는 현상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는데 비단 월드컵뿐만이 아니다. 올 3월3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되었던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의 보도는 3월 한 달 간 KBS와 SBS가 77건, MBC가 82건 보도했다.

이는 메인 뉴스에 이어지는 스포츠 뉴스가 아닌 정규 뉴스에서 보도된 것으로 1개월 간 총 236건, 하루 평균 7.8건이나 보도 되었다. 또한 하인즈 워드가 방문한 지난 4월3일부터 12일까지 약 10일간 KBS는 19건, MBC는 22건, SBS는 18건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총 59건으로 하루 평균 5.9건을 보도했다. 최근 방한한 미셸 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방문한 10일간 KBS는 4건, MBC와 SBS는 9건을 보도해 하루에 평균 2.2건이 보도됐다.

즉, 국민적 축제와 스포츠 및 스포츠 스타에 대한 보도로 방송뉴스가 도배되고 있는 반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선거와 FTA 등 당면한 현안에 대한 보도는 철저히 외면당했다.

결국, 이번 선거와 관련된 언론의 보도도 유권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언론이 정치권 의제만 의제로 간주하면서 유권자의 의제는 안중에도 없었던 지난 선거보도의 재판에 다름 아니다.

사전적 의미로 공약(公約)을 ‘사회 공중에 대한 약속’이라고 정의하고 검증(檢證)은 ‘검사하여 증명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지금이라도 유권자 의제로 전환하여 공약의 타당성과 기존정책과의 관계, 실현 가능성, 찬반양론 등이 논의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유권자들은 공약의 의미와 후보간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고, 정책을 투표의 판단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글/김동준 PD연합회 정책부장)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