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12시 강남 … 경찰 '강제진압' 예고

하이닉스 하청노동자 50여명이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본사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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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50여명은 23일 12시 서울로 올라와 강남 삼성동 테헤란로에 있는 하이닉스 본사 앞에 집결했다. 하이닉스는 경비 20여명이 지키고 있었다.

조합원들은 집단해고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이닉스 우의제 대표이사와 매그나칩 허염 사장이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며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면담에 응하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경비들과 몸싸움을 벌여쏙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조합원들은 “비정규직 철폐하고 현장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치며 12층 사장비서실로 모였다. 하이닉스와 매그나칩 대표이사는 자리에 없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남덕 사무국장은 “조합원들은 오늘 대표이사를 만나지 않으면 절대 내려가지 않겠다고 결의하고 올라갔다”고 말했다.

강남경찰서는 경찰버스 3대를 배치했고, 하이닉스매그나칩 정문에서 출입자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조남덕 사무국장은 “강남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이 1시경에 와서 “회사에서 시설경비와 업무방해로 고발이 들어왔기 때문에 병력을 배치했고, 1시간 30분 안에 빼지 않으면 연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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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조합원들은 점심도 먹지 못한 채 경찰 진입에 대비해 12층으로 올라오는 3개의 문에 짐을 쌓아놓고 있는 막고 있는 상태다. 지회 김태훈 조직부장은 “공장에서 쫓겨난 지 500일이 넘었지만 아직도 회사는 교섭에 나오지 않고 있다”며 “하이닉스 우의제와 매그나칩 허염 사장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와 매그나칩의 청주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200여명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2005년 1월 1일 공장에서 쫓겨나 지금까지 거리를 헤매고 있다. 지난 17일부터는 청주 고압 송전탑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 16일 노동자에 대한 손배가압류와 대량 구속에 따른 가정파탄 상황을 폭로하며 기자회견을 가지기도 했다.

손배가압류는 현대하이스코지회(70억), 하이닉스 매그나칩(28억), 현대차비정규직지회(198억), 기륭전자(54억), KM&I(20억), GM대우비정규직지회(4억3천5백만원)으로 사용자측의 고소고발·손배가압류 및 용역깡패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극한 투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노사는 지난 5월18일 극적으로 교섭을 타결하고 사측은 해고자 원직복직, 손배가압류 취소 등에 합의했다.)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으며 특히 사내하청이나 특수고용직 등과같은 비정규직 노동자에겐 ‘죽거나 혹은 구속되거나’인 상태에 직면해 고통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창한 위원장은 “비정규노동자의 목숨을 건 극한 투쟁으로 몰아 악순환을 반복하지 말고 해당 사용자들은 교섭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경남 창원에서 굴삭기에 깔려 노동자 사망
=24일 "사용자 구속수사"요구 노동부 항의방문=</b>

한편, 창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굴삭기에 깔려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교선실에 따르면 지난 19일 낮2시경 창원 한국제강 사업장안에서 환갑을 넘긴 비정규직노동자가 굴삭기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고 손진용(63세)은 한국제강 내 나성기업소속으로 30년 동안 절단작업의 경력자이며, 이곳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한 지는 약 1년 됐다.

이날 사고는 비가 오는 가운데 수도시설을 정화하는 가운데 굴삭기 작업을 하다가 발생했다. 이동거리가 10M밖에 안 되는 굴삭기 운전석 창문으로 흙탕물이 흘러들어 운전자의 시야가 가려진데다, 신호수가 배치되지 않았고, 작업장 반경 내에는 안전펜스도 없었기 때문에 굴삭기 반경 내로 들어온 고인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가 났다.

사고가 발생하자 지회는 작업중지를 했고, 재발방지차원에서 긴급 임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를 사측에 요구했다. 한국제강 김선영 지회장은 "이 산재사망사고의 책임은 사측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이에 적법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24일 지역차원으로 사용자 구속수사를 요구하며 노동부 항의 방문을 벌이기로 했다. 이는 한국제강 내 산재로 인한 대형참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9월에도 이곳에서 20미터 높이 크레인의 통로안전대가 없어 정규직 노동자가 추락한 사고가 일어난 지 일년도 지나지 않아서 산재사망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발생 뒤 삼일만인 21일 유족이 회사와 합의함에 따라 장례식을 치렀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교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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