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호소문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조합원 동지들의 정치적 성과물로 당당하게 보수정권에 맞서 의회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권영길, 단병호, 천영세, 심상정입니다. 노동운동의 최일선에서 투쟁하시는 동지들에게 실로 오랜만에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2006년 6월 민주노총과 금속산업연맹은 산별노조 완성을 위한 동시총회를 상정하고 민주노조역사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과거 군부독재시절, 자본과 정권의 모진 탄압을 이겨내고 민주노조를 사수했듯이 이제는 산별노조를 완성하는 것이 바로 민주노조를 사수하는 최선의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1990년 전국노동조합협의회(약칭 전노협) 건설은 민주노조를 사수하겠다는 천만 노동자의 뜨거운 열망이 일궈낸 성과였습니다. 지금은 행사 때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당연하게 부르고 있지만 서슬 퍼런 군부독재시절에는 골방에 숨어서 목소리 낮춰 불러야만 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골방에서 낮은 목소리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가며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투쟁에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웠습니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민주노조의 깃발이 절실했기에 죽기를 각오하고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벌여왔던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투쟁이 오늘과 같은 민주노총을 지켜내는 버팀목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과 정권은 IMF 외환위기를 틈타 신자유주의를 내세워 노사관계에 새로운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우, 한보 등 대기업들이 무너지면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확산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왔습니다. 현대자동차에서도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하고 결국 노동운동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신자유주의 공세는 20년 가까이 지켜온 민주노조 깃발을 하루아침에 꺾어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업별 노조로는 자본과 정권의 파상적인 공세를 막아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민주노조운동을 한 단계 발전시켜 조직적 완성도를 높여내는 산별노조 건설을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월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의 강력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개악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강행처리되었습니다. 노무현정권과 열린우리당, 그리고 보수야당인 한나라당이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그들은 비정규직 개악법안을 ‘보호입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현행 비정규법안을 더욱 퇴보시키면서 누구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부가 환경노동위를 통과한 법안을 그대로 입법화 할 경우 비정규직은 물론이고 현재 정규직 노동자들까지 생존권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입니다.

자본 측에서는 이제 정규직 채용을 할 이유도 없으며 정규직 인원에 대한 충원도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단순히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민주노조운동 자체가 존폐위기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국회에서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끊임없이 비정규직 개악법안을 막아내기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개악법안 저지투쟁의 한축은 바로 노동계의 대대적인 파업투쟁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기업별 노조체계에서는 보다 강력한 투쟁, 기업별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연대투쟁을 만들어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전국의 노동자들을 하나로 묶어내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한 보다 강력한 조직인 산별노조의 건설이 가장 시급한 시기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이미 입법을 결정하고 발표한 CPE(최초고용계약)제도가 노동자와 학생들의 전국적인 투쟁에 의해 다시 번복되는 사례에서 보았듯이 산별노조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 여러분

87년 노동자대투쟁과 90년 전노협 건설 그리고 95년 민주노총 건설은 암흑속에서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알리는 여명과 같은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2006년 산별노조 완성은 20년 민주노조운동의 역사가 결실을 맺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하는 사건이 될 것이며 그 역사의 주인공은 바로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입니다.

앞으로 20년 민주노조운동을 이끌어갈 산별노조 완성 사업에 결코 주저하지 마십시오. 역사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노동자의 미래는 바로 동지들 손에 달려있습니다.

<center><b>2006. 6. 21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권영길, 단병호, 천영세, 심상정</b></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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