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간의 단식투쟁을 벌이던 문정현 신부가 평택 호소문을 발표했다

[표시작]<b>문정현 신부 인터뷰</b>

[사진1]<font col,or=darkblue>이 글은 문정현 신부께서 26일자로 단식을 중단하기에 앞서, 신문에 보도하기 위하여 취재했던 인터뷰기사입니다. 지면 문제에 따라 계속 싣지 못하였습니다. 평택 주한미군기지 강제 확장과 관련하여 주민들이 다치고 구속되었습니다. 연대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크게 분노한 문정현 신부께서는 22일간 단식투쟁을 하셨습니다. 심장 질환이 악화됐고 혈압에 이상이 발생하는 등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미처 보도하지 못했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합니다. 문정현 신부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편집자 주)</font>

△단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요구 사항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5월4,5일 대추초등학교가 무너지면서 주민들은 많은 충격과 고통을 겪었다. 그리고 김지태위원장의 구속으로 내가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단식을 시작했다. 평택미군기지 재협상, 구속자석방, 군부대철수, 평화농사보장 등을 요구하며 단식을 벌이고 있다.

△평택미군기지확장 저지투쟁에 처음부터 이끌어 오셨는데 투쟁과정을 다시한번 되짚어 주십시오.

=2003년부터 투쟁이 시작되었다. 평택 주민들이 외롭게 싸우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생각으로 투쟁을 시작했다. 2004년 '평화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평택을 알렸고, 2004년년 5월 29일 대규모 문화제 행사를 치렀다. 3천여 명이 전국에서 펑택으로 달려왔고 대추리까지 행진했다. 이행사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투쟁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2005년 2월 평택대추리에 직접 들어가 주민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들과 함께 매일 촛불행사를 열었고 650일 넘게 촛불투쟁도 벌이고 있다.

△보수언론들의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투쟁에 대한 왜곡이 극심합니다. 대안은 무엇입니까?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투쟁은 반미투쟁이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주민들의 생존권 투쟁이다. 이 싸움의 본질은 평화를 지키는 투쟁이다. 이 싸움의 본질을 널리 알려야 한다.

△현재 건강상황은 어떤지요.

=평소에 협심증으로 약을 먹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버틸만하다. 끝까지 투쟁한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투쟁의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2002년 미선, 효순이 투쟁이 월드컵에 묻혀진 상황을 반성적으로 평가하며, 현재도 모든 언론이 월드컵에 빠져 있다. 국민들이 어떤 곳에서도 희망을 찾지못해 월드컵에 매몰되는 것같아 안타깝다. 현재의 싸움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의 투쟁으로 한미간 재협상을 관철해 내겠다. 법적근거도 있다. 미군의 추가 감축이 예상된다. 현재 계획으로 미군기지가 확장되면 시설과잉이 된다. 또한 정부는 미국의 전략적유연성을 국회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국민들의 50%도 미군의 전략적유연성을 모른다. 법적 근거를 들어 정부를 압박하고 범국민적투쟁을 벌여 한미간 재협상을 관철시키겠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노동자들은 이 사회의 모순으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만큼 가장 활발하게 투쟁하고 있다. 현재 한미관계의 가장 큰 현안인 평택미군기지 확정저지투쟁에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투쟁하여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이 기사는 민주노총 편집국이 지난 6월 13일 청와대 앞 농성현장에서 인터뷰한 내용입니다.[표끝]

<b>■ 평택 주한미군기지 강제확장 관련 문정현 신부 호소문 전문</b>

주민의 아픔을 호소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대추리에 이사한지 일 년이 넘었습니다. 그 동안 정부가, 국가권력이 얼마나 무자비하고 잔인한지를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땅에 까마귀 떼, 하늘에 독수리 떼가 한꺼번에 몰려와 공격한다면 당할 자 누구겠습니까.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면서 주민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굴종이요 평화를 파괴하는 짓입니다.

군대와 경찰은 황새울 들녘을 공격하여 점령하였습니다. 속전속결 강을 파고 철조망을 겹겹 갈래갈래 구축하였습니다. 재탈환을 막듯 방어, 사수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적인가? 그러고도 위풍당당합니다. 대추리 도두2리 주민은 처절하게 당해왔습니다. 저는 그 고통의 산 증인입니다.

정부는 주민들에게 야비합니다. 지난 4월 30일 정부와 주민은 첫 대화를 가졌습니다. 단 번에 깨버리고 6월7일 두 번째 대화가 정해졌습니다. 김지태 위원장은 대화에 임하기 위하여 하루 전에 자진 출두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즉시 구속했습니다. 그러고서 하는 말이 ‘검찰과 법원이 하는 일이라 우리가 어찌할 수 없다, 하지만 보상에 응하면 김지태 위원장도 풀어주고 올해 농사도 짓게 해 줄 테니 대화에 응하라’고 달콤하게 유혹합니다. 얼마나 야비합니까! 제의에 응하지 않자 돌아서서 등에 칼을 꽂는 정부입니다.

정부는 법을 빙자하여 주민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의 행정대집행 이후 줄곧 조여 오는 군경의 압박으로 대추리, 도두2리 주민들은 나라를 잃고 난민수용소에 갇혀있는 난민들 같습니다. 한 밤 중에 철조망 안 군 초소에서 비치는 서치라이트, 꼭두새벽에 군화발소리 기합소리, 밤낮으로 검문검색을 받아야만 통행을 할 수 있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숨이 막혀 죽을 지경입니다. 항의를 하지만 요지부동의 바위에 대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정부는 대추리 도두2리 주민들을 서서히 단계를 밟아가며 말라죽이고 있습니다. 주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업목표만 달성하면 그만입니다.

저는 처절한 주민의 모습을 볼 수 없어 몸과 마음을 가누지 못했습니다. 식음을 전패하고 혼자 부질없이 걷던 게 여러 날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저 거대한 위선과 거짓과 폭력 앞에 왜소하기만 합니다. 김지태 이장님의 구속을 보고 더 이상 견딜 수 없었습니다. 저는 단신으로 평택경찰서 앞에서 단식을 시작으로 이곳 청와대 앞에 자리를 옮겨 20여일 가까이 단식을 하였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조여 오는 심장의 압박과 고통을 참아가면서 바램은 오직 하나 주민들의 아픔을 호소하고 싶었습니다. 솔직히 저의 단식으로 구속자를 풀 수 있다는 실낱같은 믿음과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 기대를 이제 거둡니다.

김지태 위원장과 강상원 집행위원장을 비롯하여 17명이 영어의 몸입니다! 한 분이라도 감옥에 갇혀있는 한 저희 모두가 갇힌 것입니다. 감옥의 동지 여러분, 단식 시작 때 논의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박순희대표, 인권단체, 통일원로 선생님들 여러분의 동조 단식은 큰 힘이었지만 한 편 마음이 아팠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완전히 저지하는 날이 바로 우리 모두의 석방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제가 하고 있는 단식 이상의 투쟁할 것을 각오합니다. 국민의 소리에 귀먹고 눈멀은 노무현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이것을 확인한 이상 단식을 접고 대추리와 도두리 마을에 돌아갑니다. 주민의 아픔을 가슴에 담고 유랑 길에 나서겠습니다. 평택미군기지확장 문제는 나라의 존폐문제인 만큼 국민적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저는 이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정부는 명심하시오. “구속자를 석방해야 합니다.”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재협상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군대를 철수하고 황새울은 원상복귀 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호소합니다. 안보를 가장한 정부의 불의를 폭로하고 주민의 애절함을 호소합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 “평택미군기지 이전을 전면 재협상하라.”고 말합시다. 각자의 일상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대추리, 도두2리를 방문해 주십시오. 아직도 늦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은 훌륭한 경험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이를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치겠습니다.


2006년 6월 26일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상임공동대표 문정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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