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전환 투표에 즈음한 민주노동당 호소문

오늘은 한국 사회의 방향을 결정짓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금속연맹 소속 40개 사업장에서 2006년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산별전환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은 2006년을 산별전환 완성의 해로 선포했으며 연말이면 한국의 모든 노동조합이 산별노조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1]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

오늘을 역사적인 날로 만들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서 한국사회의 일대 전진을 기록한 것처럼, 95년 민주노총의 건설로 노동자 단결의 새 역사를 만든 것처럼 이제 산별노조 건설을 통해 또 한번의 역사적 기록을 만들어 주십시오.

한국사회는 IMF 경제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적 질서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공공성은 심각히 훼손되고 있으며, 사회적 양극화와 노동시장 유연화가 확산되어 노동자들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자본은 노사관계로드맵, 한미 FTA 등을 필두로 해서 더 더욱 노동조합이 무력화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공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사회의 총체적 파탄과 노동자들의 생존권 박탈 앞에서 민주노총은 최선을 다해서 투쟁했으나 많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동조합 조직률 10%, 비정규직 확산과 이를 다 포괄하지 못한 노동조합, 노동운동 내부 분열, 노동운동 지도부의 도덕적 흠결 등 스스로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산별노조 건설은 이렇게 산적해 있는 노동운동 문제의 해결을 위한 유력한 방안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산별노조 전환을 통해서 그 동안 포괄하지 못했던 비정규직,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을 산별의 품으로 안아서 지역과 업종의 차이를 넘는 진정한 연대를 실현해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전체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운동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업별 울타리에 갇혀서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못했던 한국사회의 긍정적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적극 개입하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전체 국민의 희망이 되는 노동운동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정부와 사용자에게도 산별노조 전환을 위해 협력해줄 것을 호소합니다!

노동조합을 기업의 울타리 속에서 분할 지배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노동조합이 한국 경제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개입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와 사용자 역시 노동계의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한국의 노사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산별노조 건설은 단지 민주노총 조합원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산별노조 건설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거나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부모, 자녀, 자매, 형제들의 권익을 지키고 향상시키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나아가 한국사회의 진정한 민주화를 위한 과정이며,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입니다.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더라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의 미래, 한국사회의 희망이 걸린 산별노조 건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2006년 6월 26일
민주노동당 대표 문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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