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폭력에 억울한 죽음을 당한 하중근열사가 안치돼 있는 포항 동국대병원 앞, 달궈진 듯 열기를 뿜어올리는 아스팔트 위에서 1만여명의 노동자들이 "하중근열사 살려내라"며 절규했다.

민주노총은 8월4일 오후2시부터 '고 하중근열사 정신계승, 경찰살인폭력 규탄, 책임자 처벌, 손배가압류 철회, 구속자 석방, 건설노조 공안탄압 중단, 포항건설노조 투쟁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회사에 나선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하중근을 이대로 보낼 수 없다. 이땅 건설노동자를 짓밟고 살인을 저지르고, 또 쓰레기같은 보수언론들이 괴롭혀대는 상황에서 하중근열사를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고 소리쳤다. 조 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너무 정당하다. 우리 요구가 관철되고, 정부가 무릎 꿇을 때까지 우리는 투쟁할 것이다"며 "아직은 추모할 때가 아니다. 힘차게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노무현정권이 농민을 죽이더니 인천에서 노점상을 죽이고, 이제는 노동자를 때려죽였다”며 “이제는 사과받아서 될 일이 아니다. 한두번은 사죄를 받겠지만 이제는 처단을 하고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의 단병호 국회의원도 연대사에 나섰다. 단 의원은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딱 하나다”며 “하중근열사를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머리가 터지고, 뇌가 터지고, 군화발에 짓이겨 갈비가 부려져서 백주대낮에 공권력에 노동자가 살해당했는데, 이 억울한 죽음을 그대로 보낼 수 없다”고 절규했다. 단 의원은 이어 “죽은 놈이 있으면 죽인 놈이 있다. 그러나 살해당했음이 드러났는데도 용서를 비는 놈이 없다”며 “반드시 죽인 놈을 찾아내서 처벌하고 다시는 노동자민중이 맞아죽는 일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도중에 사회를 보던 최은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해외에서 날아온 연대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국제자유노련은 아래와 같은 연대메시지를 보내왔다.

1. 건설노동자 하중근동지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2. 8월로 예정된 아태총회에서 ILO와 ICFTU는 공동으로 한국의 건설노조와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상황에 대해 세계 각국 대표단과 함께 진상조사를 실시하겠다.
3. 지난 3월의 ILO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고 있는 한국정부에 수용안 권고를 촉구한다.

국제건설목공노련은 아래와 같은 연대메시지를 보내왔다.

1. 하중근동지의 사망과 유족에 애도를 표한다.
2. 집회 시위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대응을 용납할 수 없다.
3. 한국정부는 사태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져야 한다.
4. 실제 사태의 당사자 포스코는 사태해결에 나서라.
5. 정부의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구속, 수배는 명백한 탄압이다.
6. 구속된 건설노동자들을 즉각 석방하고, 수배를 해지하라.
7. 전세계 건설노동자들은 한국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하고 지지한다.

이어서 포항건설노조 위원장직무대행은 투쟁사를 통해 “지금 우리 곁에는 하중근열사가 없지만, 노동해방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우리의 투쟁, 우리의 정신 속에 살아있다”며 “열사정신을 계승해서 힘차게 투쟁해 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참가자들은 윤갑인제 건설플랜트협의회 의장이 읽은 결의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결의했다.

- 하중근동지를 죽인 살인폭력집단 경찰청장과 현장책임자를 처벌하라!
- 하중근동지를 죽인 노무현대통령은 열사의 영정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
- 계속되는 살인행위를 더 이상 방관말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라!
- 건설노조에 대한 야만적인 공안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손배가압류를 즉각 철회하고, 구속자를 석방하라!
- 동지의 유족들에게 무릎꿇고 사죄하고 보상하라!
- 이번 사태의 책임은 불법 대체근로와 노조파괴공작을 통해 빌미를 제공한 포스코측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포스코 자본은 사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서라.
- 우리는 이와 같은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고 열사의 한을 풀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오후4시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불볕 더위를 뚫고 포스코 정문쪽을 향해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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