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에 식은 땀, 소금 먹어가며 장시간 저임금 혹사, 임금체불 일쑤"

<font color=darkblue>포항지역 건설일용노동자가 포스코 사측이 주도한 정경검언 유착때문에 끝내 '살해'당했다. 한 건설노동자의 죽음 속에는 이 시대 부당노동 행위를 일삼는 기득권집단의 잔인한 폭력이 스물거린다. 일부 보수언론들의 잔인한 왜곡보도는 도를 지나친 상태. 포스코의 살인적인 부당노동 행태가 폭로되면서 사회적 신뢰도가 크게 실추되자 일부 보수언론들이 포스코 사측의 이미지 업그레이드에 총출동했다.

민주노총 편집국은 건설일용노동자들의 노동실태를 '있는 그대로' 소개하여 드린다. 수십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민주노총 이태영 부위원장을 만났다.</font>

[사진1]건설일용노동자들은 아침 6시 이전에 일어나 끼니를 챙겨야 한다. 6시면 집을 나서야 7시부터 시작하는 작업시간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도착해 7시부터 작업을 시작하면 보통 오후 7시경에 일을 마친다. 평균 11시간 정도 일을 한다.

<b>하루 11시간 중노동, 근로계약성 작성도 미비...</b>
건설일용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 작성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전문건설업체들이 근로시간과 임금이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실제로 작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건설업체는 계약서 작성시 임금과 근로시간을 빼고 건설일용노동자들에게 이름을 작성하게 하고 서명을 받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건설일용노동자들이 문제가 터졌을 때 법적 보호를 받기가 어려워진다.

이와 같은 극악한 구조는 수십년 전과 비교하여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이십년전 당시 건설현장 모습을 뜯어보자. 이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철근공과 목공으로 현장에서 일을 했다. 이십여 년 전 당시 현장이 바뀌면 2시간씩 안전교육을 해야 하지만 업주는 이 시간을 노동으로 대체했다. 정해진 일당 구조 속에서 조금이라도 일을 더 시키려는 의도 때문이다.

<b>일당임금, 전문건설업체들의 광잉덤핑 경쟁으로 노동자들만 곤욕</b>
이들은 하루 일당을 받는다. 십년 전 일당이 대략 10만원선 수준이었다. 목수나 철근 등의 기능을 보유한 노동자들이 버는 일당 임금이다.
2006년도 건설일용노동자들의 평균 일당임금은 8-9만원 수준. 일당임금이 떨어진 이유는 전문건설업체들의 과잉 덤핑 경쟁과 발주처의 최저낙찰제 시행 때문이다. 그 여파로 전문건설업체들의 공사수주단가가 떨어지고 도급단가가 적어지면서 임금 자체가 삭감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단계하도급 구조 속에서 최종적인 피해자는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일용노동자들이다.

이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십년 전 ‘철근공과 목공’으로 일했다. 땡볕에서 무게가 2-3백 킬로그램에 이르는 철근을 둘이서 옮겼다. 이런 일을 하루에 4시간 이상 반복했다고 한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름철에는 장갑을 끼고 철근을 잡아도 철에 스민 뜨거운 열기를 느낀다. 정제된 소금을 하루에 평균 두 알씩, 두세번씩 먹어야 한다. 그래도 마른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대게 일사병으로 쓰러지기도 한다. 옷은 땀에 젖고 염분기에 절어 하얀 소금기를 남기며 마른다.

<b>불법다단계하도급 구조, 노동자들 임금 유보되기 일쑤</b>
건설일용노동자들은 한달 평균 20일 가량을 일한다. 최근에는 임금도 즉시 받지 못한다. 두달내지 석달만에 받을 수 있다. 불법하도급 구조에서 발생하는 임금유보(체불)가 만연되어 있다. 예를 들면 콘크리트 공사를 할 경우 층마감을 기준으로 삼는데 발주처에서 기성금액을 하청업체에 지불한다. 이 과정이 두세달 소요되기 때문이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는 어느 한쪽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임금은 체불된다. 그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건설일용노동자들에게 되돌아온다.

더욱 큰 문제는 이들이 하소연 할 곳이 없다라는 점이다. 노동부에 가서 임금체불을 진정할 경우, 노동부는 시공참여자(현장 팀장)인 사람이 책임을 지라며 임금지불을 요구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이 임금을 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법적으로 임금지불을 해야 할 책임주체는 전문건설업체들이다. 하지만 보통 건설현장에서는 팀장이라는 사람들에게 떠넘긴다. 팀장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기능공(시공참여자)이다. 그래서 건설노조는 시공참여자제도를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b>기계가동 아끼려고 노동자들 육체노동에만 의존</b>
현장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비단 임금체불뿐만 아니라, 노동강도가 너무 심하다는 것. 철근의 경우 수백킬로그램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지만, 아파트 공사현장의 목수(형틀목공)들은 하루에 두 시간씩 아래층에 있는 자재를 맨손으로 옮겨야 한다. 장비를 이용하여 자재를 옮기지 않는다. 맨손으로 아래층에서 윗층으로 올려주는 작업을 매일 반복한다. 이 작업을 현장에서는 일명 ‘받아치기’라고 한다. 더운 날, 땀이 흘러 뒤범&#48262; 된 상태에서도 노동 강도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건설일용노동자들은 등골에 식은땀을 흘리며 녹초가 된다.

전문건설업체들이 장비를 동원하지 않는 이유는 자재를 미리 묶어 두었다가 위로 올려야 하는데, 자제(유니폼, 알폼, 삿뽀도, 합판 등 보통 20kg)를 모아서 묶어 올려주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보다 사람을 동원하는 편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장비에 소요되는 비용이나 장비보관과 운반시설을 따로 만들지 않으려는 까닭이다. 결국 이런 식으로 비용을 절감해 이득을 취한다. 건설일용노동자들은 팬티까지 비지땀에 젖는 일을 매일 반복한다.

<b>건설노동자들 일당임금, 연봉으로 치면 1620만원꼴</b>
하루 9만원이라는 일당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들이 이렇게 힘들게 일해도 한달 20일, 일년 180일 정도만 일할 수 있다. 연봉으로 치면 1620만원, 월135만원 꼴이다. 건설일용노동자들이 일을 하면서도 분노하는 공통적인 이유이다.

이런 문제는 포항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건설노동자들 대부분이 겪고 있다. 포항에서 터져나온 것처럼, 건설일용노동자들이 급기야 원청업체를 대상으로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불법적인 다단계하도급 구조의 전면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실질적인 생활임금 보장’을 주문하는 평범하고 절박한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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