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 앞, '산재보험제도 개악 저지와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열려

23일 14시 민주노총은 여의도 노사정위 앞에서 '산재보험제도 개악 저지와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여한 200여명의 재가진폐 환자와 노동자들은 재가진폐환자들의 생존권을 보장을 비롯하여 산재보험 개정과 관련한 논의 전과정을 공개하고 개악의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사진1]
태백과 강릉에서 산재로 멍이든 노구를 이끌고 참여한 재가진폐환자분들이 도착하자 집회는 시작되었다.
김태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대회사에서 "40년만에 산재보험을 개정한다고 하여 일말의 기대를 가졌으나 현실은 우리 기대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개악의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또한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 사실 민주노총은 그동안 임금인상이나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집중해 왔다. 그러나 임금 조금 올리고 조금 덜 일하면 뭐하나, 팔이 잘리고 다리가 잘리고 폐가 문들어지면 다 소용없는 일이다. 이제 민주노총도 운동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며 산재투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여서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막대한 부당이익을 챙겨온 민영보험을 비판하고, "우리는 산재보험과 같은 공적보험을 확대하고 철저히 적용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요즘 집회와 달리 오늘의 집회는 유달리 박수와 함성이 수시로 터져나왔다. 아마도 너무도 절박한 문제이기에 생의 마지막 호소이기에...그토록 간절하기에 그럴 것이다. 이어진 재가 진폐환자들의 발언은 막장의 곡괭이질처럼 치열했다.

"재가환자 못살겠다. 라면 한 박스라도 지급하라. 여러분 용기냅시다. 합심하여 투쟁합시다. 태백에선 부자가 진폐에 걸려 아들이 자살하고 부부가 진폐에 걸려 자식들이 도망가는 일이 벌어진다. 이걸 돌보는 것이 정치 아닌가. 노사정위 각성하라. 우리도 그렇지만 포항사람들도 고생한다.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 열불이 터진다. 국민 고통은 외면하고 산재법을 주무르는 관리들은 탄광에 쳐박혀봐야 안다"

"이제 우린 죽을 일만 남았지만 국민으로서 호소한다. 그토록 죽어라 일했지만 몹쓸병 외에 남은 게 무엇인가. 정부는 걷기도 힘든 늙은이들 집회에 경찰병력을 투입할 것이 아니라 산재환자들 숫자라도 파악해라. 폭탄이라도 안고 국회로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다. 또 방송은 연예인들 부스럼난거 떠들게 아니라 우리 좀 봐달라. 소시적 산업역군으로서 표창까지 받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노인들 지금 어떻게 사는지 봐라. 가정이 어떻게 됐는지 봐라"

정부관료들은 산재환자들이 너무 많이 가져간다며 산재로 인한 휴업급여 삭감, 휴업급여 지급기한 제한, 사업주의 이의 신청권 보장 등 개악을 시도하려 한다. 이에 맞서 집회는 다음과 같은 결의를 밝혔다.

하나. 우리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노동자적 산재보험 개악을 저지하기 위해 가열차게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노동자의 건강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 노동정택을 저지하기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재가진폐노동자 동지들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가열차게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강고한 연대로 노동자 건강권 투쟁과 산재보험 공공성 강화를 위한 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을 결의한다.

집회를 마치고 늙은 진폐환자들은 전경이 막아선 가운데 노사정위가 있는 건물을 향해 안타까운 염원을 담은 물풍선을 던졌다. 모처럼 환하게 웃는 얼굴로...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