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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열린공원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고 하중근 열사 책임자 처벌! 한미FTA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수도권 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의 하반기 투쟁을 결의하는 이 대회는 이날 전국에서 15개 권역별로 치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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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중근 열사 사인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가족들의 피맺힌 절규에 장례식을 치뤄야하는, 열사정국 투쟁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속에서 진행된 이번 수도권 집회는 포항건설노조 상경투쟁단과 금속노조, KTX 승무지부, 민주노총 산하 각 연맹 동지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의 대회사를 시작으로 짧지만 힘있게 진행되었다.

[사진3]조준호 위원장은 “지금 민주노총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문을 연뒤 "기대한 만큼 모이지 못했지만 우리는 다시 한번 투쟁의 칼날을 세워야 한다. 하중근 열사가 돌아가신지 35일이 지난 상황에서 죽인 놈을 잡아내지도 못하고 대통령의 사과도 받지 못한채 내일 장례가 치러진다. 전국노동자장으로 이끌지 못한 것이 죄스럽고 한스럽다”며 조합원 동지들에게 아쉬운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포항 건설노조 동지들이 69명이 구속되고 11명의 동지들이 체포영장이 발부되었으며, 150여명이 넘는 동지들이 구속되어 있다."며 민주노총에 대한 정권과 자본의 탄압이 도를 넘어섰음을 경고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투쟁은 민주적노사관계 쟁취를 위해서, 한미FTA 저지와 하중근 열사 사인에 대한 진상규명이 명확히 밝혀질때까지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 것 임을 다시한번 더 가슴에 되새기자며 호소했다.

이어서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그동안 유가족들이 잘 참아주셨고, 8월 내내 둘째 형님은 공원에서 잠을 자가면서까지 경찰청 항의방문, 몸싸움 등 열심히 투쟁해주셨다. 그러나 9월 1일,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유가족들은 장례를 치르겠다고 하신다. 당장 포항으로 달려가 가족들은 만났지만 눈도 마주치기 싫어하실 만큼 지쳐계셨다. 역정을 내시기도 하고 합리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가족들을 원망하진 않는다.”며 상황의 어려움을 전하고 “배후에 도사린 포스코 자본과 협력업체, 검경, 한나라당 이상득 국회의원 등은 용서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민주노총과 당 모두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너 따로 나 따로 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나로 모아야 한다. FTA, 평택, 포항, 비정규직 모두 하나로 모여야 한다. 모두 하나로 민중항쟁으로 나아가자!”라며 연대만이 살길이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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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 지핀 투쟁의 불꽃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포기할 수 없는 투쟁에 나선 포항건설노동자 상경투쟁단을 대표해서 김진배 단장이 발언대에 올랐다.
“자식의 죽음도 감당하기 힘든 아픔인데, 30일이 넘도록 시신을 냉동고에 넣어둔 그 어머니의 마음을 우리가 이해 못한다면 어느 누가 이해할 수 있겠나. 억울하게 죽었음에도 제대로 하소연 할 수 없는 형제자매들에게 어떻게 손가락질 할 수 있겠나. 죄가 있다면 동지를 잃었음에 더 완강하게 투쟁치 못한 나 자신이다. 더 절박하게 싸우지 못한 우리들 자신에게 손가락질을 해야 할 것이다.”며 한스러움을 뱉어냈어낸 그는 “숱한 투쟁 속에서 참으로 외로웠지만 연대해준 동지들이 있어 파업 67일째를 힘차게 맞고 있다. 우리 투쟁은 계속 될 것이고,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반드시 물어낼 것이다. 연대가 필요할 때 관심이 필요할 때 언제든 달려와 달라”며 다시금 연대를 호소했다.

현재, 올림픽 대교 75M 상공 주탑 위에선 건설노동자들이 극한의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 참석자들은 고공농성 중인 토목건축협의회 김호중 의장을 전화 연결하여 그들의 투쟁결의를 이어받고자 했다. 잡음 섞인 음성이 그들이 어디 있음을 말해주는 가운데 김호중 의장의 음성이 들려온다.

“살인자가 구속되지 않았는데 고 하중근 동지를 묻어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건설노동자의 삶이 이렇다. 밑바닥 인생이라고 하지만, 나름대로 건설노동자로서의 자부심으로 살아왔는데 노무현은 그것마저도 짓밟고 있다. 심지어 깡패로 몰며 땅을 칠 죄목을 덮어씌우고 수배, 구속시키고 있다. 이 더러운 현실을 극복하고자 고공농성에 돌입했다.”며 현재의 심경을 밝히고 “현장에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하여 건설노동자들을 범법자로 몰고 있는 정권과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라며 투쟁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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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 격이고 폭력적인 자본과 정권에 맞서는 지금은 자칫 위기라며 위축될 수 있는 국면이다. 그러나 멈추면 다 내어주어야 하기에 대회 참가자들은 부족하지만 다시금 결의를 다지며 각자의 현장에서부터 더 큰 물결로 몰아치기 위해 아쉬운 발걸음으로 돌아갔다.

“하나, 열사정신을 계승하고 살인책임자 처벌을 위해 강력한 전면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을 힘차게 결의한다.
하나, 정부의 노사관계로드맵을 분쇄하고 한국노총과 경총의 밀실야합을 강력히 규탄하며, 노동조합의 자주적 단결권, 자주적 교섭권, 산별교섭권, 특수고용직 노동3권, 공무원노동자 기본권 등 온전한 노동3권 쟁취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망국적인 한미FTA 협상 저지를 위해 한미FTA 협상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차원의 전국 동시다발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1천2백만 서명을 목표로 범국민적인 서명운동에 돌입하여 실질적인 저지투쟁을 힘차게 전개할 것을 결의한다.”

집회 후 1천여 명의 참가자들은 뭔가 아쉬운 듯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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