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PUEBLO VIVE! LA LUCHA SIGUE!”(민중은 영원하고, 투쟁은 계속된다)

미국 시애틀에서 진행되는 제3차 한미FTA협상을 저지하기 위한 원정투쟁단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첫날인 9월5일, 우리 원정투쟁단은 미국노총의 지역조직이 있는 건물, 레이버 템플에서 오전10시에 한미양국 노동조합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 FTA총괄정책국장 시아 리(Thea Lee), 민주노총을 대표해 이미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워싱턴공정무역연합에서 마리나 스쿠마니치(Marina Skumanich)가 참가했으며 미국노총 지역위원회 사무처장인 데이비드 프라이보스(David Freiboth)의 사회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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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 리는 “FTA는 공공서비스를 강화하고, 민주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부의 권한을 침해하고, 노동자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재차 요구했다. 마리나 스쿠마니치는 “우리는 공정한 무역을 원한다”며 “현재 FTA 모델은 전혀 그것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미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이번 시애틀 투쟁은 2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막 집회 등 양국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가 한 걸음 진전하고 있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민주노총도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식량 안보와 생존권의 위기를 가져다 줄 한미 FTA를 반대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내 언론 뿐만 아니라, AP 등 미국 현지 언론들도 참가해 반FTA 여론을 미국 내에서도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협상이 개시된 첫날인 9월6일, 원정투쟁단 전체는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한미FTA 협상의 문제와 원정투쟁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피켓팅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전8시30분 협상장인 컨벤션 센터(Convention and Trade Center)에서 원정투쟁단과 '전쟁과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재미위원회'와 현지 노조원 2백여명은 협상장 주위를 돌며 한미FTA 협상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어 9시10분부터 원정투쟁단은 컨벤션센터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피켓팅을 계속하다가 집회장소인 웨스트레이크 파크로 행진했다.

원정투쟁의 첫 번째 대규모 집회는 한미 양국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특히 항만노조 밴쿠버 하역노동자(ILWU 로컬4), 포트랜드 서점노동자 (ILWU 로컬5), 오클랜드 항만노동자, 전미철강노조(United Steelworkers), 전미호텔·레스토랑노조(UNITE-HERE), 전미식품및상업노조(UFCW), 전미서비스노조(SEIU), 건설노동자, IFPT노조(보잉 항공기 설계 노동자) 등은 전세버스를 타고 집회에 참가하는 열정을 보였다. 동시에 ‘정의와 함께 가는 일자리’(Jobs with Justice), ‘공정무역 워싱턴주 연합’(Washington Fair Trade Coalition) 등의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이 집회에 적극 참가했다.

데이비드 프라이보스(David Freiboth) 지역노동자협의회 사무처장이 “시애틀에 온 한국 노동자와 민중투쟁단의 방문을 환영하고, 적극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집회가 시작됐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워싱턴주노동자협의회(WSLC) 위원장인 릭 벤더(Rick Bender)는 WTO반대 시애틀 항쟁을 상기시키며, 세계화에 저항하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연대와 단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항만노조 전국집행위원인 맥스 베르킹크(Max Verkinck)는 “우리는 FTA에 저항하는 한국 노동자, 민중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이는 FTA가 단순히 한국 노동자들에게만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모든 전 세계 노동자들을 재앙으로 몰아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광훈 한국민중 원정투쟁단장은 연대사를 통해, "WTO NAFTA, FTA는 모두 노동자, 농민을 노예화시키는 기구"라며, "우리는 이미 이러한 체제에 대해 시애틀, 칸쿤, 홍콩에서 세계 민중의 단결을 통해 반격을 개시했으며, 결국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개막집회를 마친 뒤 시위대는 3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컨벤션 센터(Convention and Trade Center)로 향했다. 행진의 선두는 풍물패가 이끌었다. 대표단과 민주노총 현수막이 그 뒤로 이었으며 미국 노동자들의 대오가 이어졌다. 8차선 도로 전체를 점령한 행진은 풍물과 외치는 함성 소리로 가득했다.

시위대는 “Down Down FTA”, “No Way FTA”를, “엘 푸에블로 비베! 라 루체 시계!(민중은 영원하며 투쟁은 계속된다)”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행진 도중 시위대는 드러눕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달리는 등 다양한 전술을 선보였다. 주변의 시애틀 시민들은 멈춰 서서 시위대의 구호를 같이 외치는 등 대규모 시위대에 관심을 기울었다.
협상장 앞에서 간단한 약식 집회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지역노동자협의회와 시애틀 경찰 사이에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시애틀 경찰쪽이 애초 약속과 다르게 방송차량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노동자협의회의 강력한 항의로 결국 방송차를 써서 약식 집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한편 한국원정투쟁단은 미국 서부에서 장기투쟁중인 사업장 '블루 다이아몬드'(아몬드 가공, 2004년 9월부터 투쟁)의 노조결성 탄압에 항의하는 연대활동을 했다. 민주노총을 포함한 원정투쟁단 30여명과 서부항만노조 조합원 30여명은 블루다이아몬드 납품을 받는 주요 제과업체 본사 사무실에 찾아가 경영진들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노조 인정’과 ‘해고자 복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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