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 9월22일 노조사무실 강제폐쇄 돌입

<b>행정대집행 예고시간 되기도 전에 전국에 걸쳐 24곳 침탈</b>

공무원노조가 노조 사무실 사수를 위한 옥쇄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9월22일 현재 행정자치부가 경찰과 용역깡패를 동원해 전국에서 사무실을 강제침탈하고 있어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행자부가 22일 오후3시부터 사무실 강제폐쇄 행정대집행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하자 노조는 21일 저녁부터 251개 지부 사무실에서 옥쇄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23일 새벽6시10분경 서울 구로지부에 용역깡패가 들이닥쳐 사무실을 강제폐쇄한 데 이어 오후3시가 되기도 전에 24개 지부 사무실을 침탈하거나 경찰병력으로 에워싸고 침탈을 시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져 부상자와 연행자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지부는 용역깡패, 직원, 경찰병력이 총동원돼 사무실을 빼앗고, 막아서던 조합원을 강제로 끌어냈으며 그 가운데 30여명을 연행했다.

<b>행정자치부, 경찰-용역깡패 동원 공무원노조사무실 침탈 중</b>

공무원노조 산하 251개 지보가 9월21일 밤 사무실을 지키며 옥쇄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22일 새벽 구로지부 사무실에 용역깡패가 들이닥쳐 강제폐쇄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노조 사무실 사수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울산본부는 이미 남부지부 사무실에 경찰병력이 벽을 뚫고 들어와 침탈당했고, 오후 1시경 동구지부 사무실에 대한 침탈이 사작됐으며 중구지부와 북구지부 사무실은 경찰병력이 에워싸고 있다.
인천 부평지부 역시 경찰이 노조 사무실 문을 뜯어내기 위해 막아선 조합원들을 한사람씩 뜯어내며 사무실 폐쇄를 시도하고 있다. 연수지부는 철거용역까지 동원해 사무실을 강제 철거해 조합원들이 규탄집회를 벌이고 있다.
광주 4개 구청은 사복경찰을 비롯한 병력이 사무실로 밀고 들어왔다.
서울 마포구청에서는 경찰 침탈이 임박한 가운데 구청쪽이 단전조치를 함에 따라 조합원들이 농성을 벌이며 대치 중이다.


<b>민주노총, 가맹-산하조직에 저지투쟁 지침 하달</b>

노무현정권이 9월22일 공무원노조 사무실을 강제 폐쇄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민주노총은 9월21일, 가맹-산하조직에 공무원노조 사무실 강제 폐쇄를 막아내도록 긴급 투쟁지침을 내렸다.

행정자치부는 공무원노조의 노조사무실 사수 투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노조사무실을 폐쇄하지 못한 지자체 부단체장의 경우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조치를 내리겠다'는 지침으로 지방자치단체를 압박하는 한편 경찰병력을 동원해서라도 사무실을 폐쇄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9월21일 현재 전국에 걸쳐 1백여개의 노조 사무실이 폐쇄 위협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 경찰병력을 배치해 9월22일 새벽부터 강제 폐쇄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공무원노조는 산하 251개 지부에서 노조 사무실을 사수하기 위해 강제연행을 각오하고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도 가맹-산하 조직에 지침을 내려 공무원노조 각 지부와 긴밀하게 협의해서 9월22일 오후3시로 예고된 노조 사무실 강제폐쇄 행정대집행에 대비토록 했으며, 강제폐쇄가 시작되면 강력하게 저지투쟁을 조직하도록 했다.

공무원노조는 투쟁지침을 통해 각 본부-지부는 민주노총 등 연대단체와 공동행동을 조직해 9월22일까지 옥쇄투쟁에 돌입토록 했다. 또한 기관쪽에서 △노조 지부 현판을 잠시 떼고 사진만 제출토록 협조 요청 △노조 사무실 출입문에 봉인이나 폐쇄 문서를 붙이고 사진만 찍자고 하는 제안 △노조 사무실을 일정기간만 잠시 폐쇄하면 기간 경과 후 다시 사용토록 하겠다는 제안 등의 회유책을 내놓더라도 일체 거부하도록 했다.


[표시작]
권승복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공무원노조 탄압 중단’과 ‘이용섭 행정자치부장관 퇴진’을 촉구하며 지난 9월12일부터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다음은 권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
[표끝]

<b>“구속.파면 각오하고 현장 지켜내겠습니다”</b>
인터뷰/권승복 공무원노조 위원장

[사진1]

△현재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이 극심한 것으로 안다.
=8월31일까지 노조사무실을 ‘자진폐쇄’하라고 압박해왔고, 이제는 행자부가 9월22일까지 ‘강제폐쇄’하겠다고 한다. 부산 ILO아태총회 기간(8/29~9/1)에 경남본부 사무실이 폐쇄됐다. 현 김태호 경남지사가 자신의 부당인사에 공무원노조가 문제를 제기하자 본인 행보에 지장이 생길까봐 행자부 지침을 핑계로 사무실을 폐쇄한 것이다. 또 경기도청은 공무원노조가 손학규 지사의 실정을 비판하자 산소 용접기까지 동원해 지부 사무실을 폐쇄했다.

△정부가 왜 공무원노조를 탄압한다고 보는가.
=정부가 총액인건비제 전면실시와 공무원연금법 개악을 하려고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공무원노조이기 때문이다. 투쟁하는 공무원노조를 무력화시키고, 공직 사회에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하겠다는 음모가 깔려있다. 지금 ‘자율과 분권’이라는 미명아래 공무원 인력충원과 관리를 지자체에 맡기고 있다. 총액인건비제는 사실상 성과차등제를 통한 개인 간, 팀 간 경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지자체에 민간의 경쟁논리를 도입하는 게 핵심이다. 행자부가 교부세로 재정자립도가 높지 못한 지자체를 통제하기 때문에, 지자체는 민간위탁, 외부용역, 구조조정을 하도록 내몰리는 것이다. 이는 공무원노동자들에게 심각한 고용불안을 야기할 것이다. 1960년부터 시작된 공무원연금도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운영적자를 공무원들에게 전가하려고 한다. 공무원들은 퇴직 후 연금을 이유로 박봉을 무릅쓰고 일하는데, 정부가 주식투자, 정부출연기관에 대한 방만한 투자, 낙하산 인사들의 인건비 따위로 써놓고 이제 와서 다시 공무원에게 내놓으라고 하니 반대할 수밖에 없다. 퇴직금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현재 투쟁 상황은 어떤가.
=9월22일까지 250개 지부 사무실을 사수하는 것이 목표다. 각 지부에 투쟁지침이 내려졌고, 무력 침탈시 옥쇄투쟁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역별 대책위를 구성했고, 모든 연대단위와 함께 사수투쟁을 펼칠 것이며, 그때까지 단식투쟁도 계속한다. 5년간 노조 활동을 거치면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왔던 공직사회에서, 이제는 ‘할 말은 한다’로 변했다. 이런 의식이 노조를 지키는 가장 큰 무기다. 구속, 파면, 해임까지도 각오하고 현장을 사수할 것이다. 오늘 인천광역시청지부(지부장 김재철, 조합원 230명)가 출범한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도리어 조합원은 늘고 있다.

△각오 한 말씀.
=공무원도 노동자임을 스스로 깨닫고, 자주적으로 노조를 출범했다. 공무원노조 5년 역사에 지금 가장 극심한 탄압을 받고 있다. 지금 단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이보다 더한 탄압이 닥칠 것이다. 90만 공무원뿐만 아니라 1,500만 노동자에게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보더라고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원칙을 갖고 이 난국을 투쟁으로 돌파할 것이다. 전국의 14만 조합원이 선봉에 서겠다. 민주노총 80만 조합원, 제시민단체와 끝까지 연대해서 공무원노조만의 투쟁이 아닌 전 민중의 투쟁으로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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