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사업분할과 정규직 말살책동에 맞선 영업노동자들

대우자동차판매노조(대우자판노조)는 고 최동규 조합원의 분향소를 9월 26일 15시경 부평 본사정문에 설치하고 총파업 투쟁의 포문을 열었다. 고 최동규 조합원은 강제 사업분할과 정리해고 과정에서 극심한 압박감와 과로에 시달리다 끝내 뇌출혈로 사망했다. 전국(부산, 경남, 호남, 서울)에서 15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한 집회는 동료를 죽음로 내몬 회사를 규탄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이 시작됨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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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판매(대우자판)는 지난 5년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2,500명이 넘던 직영판매사원을 700명으로 줄여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단협을 어기면서까지 신규 판매법인을 설립하여 사업을 분할하고, 직영판매직원을 모조리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노동자로 전환시키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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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회사는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별도판매법인으로 이전하지 않는 직원은 정리해고 하겠다고 협박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협박과 회유에 실달리던 고 최동규 조합원이 지난 9월 6일 밤 8시 20분경 뇌출혈로 사망했다. 자본은 지난 1일 현대자동차의 남문수 조합원을 죽음으로 내몬 것에 이어 또다시 39세의 건강하고 가정적이었던 노동자를 목 졸라 죽였다. 유가족인 최영숙(누나)씨는 이날 집회에 참가해 회사는 “강압에 시달리던 직원이 죽었는데도 조문은커녕 회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산재인정 과정에서 회사도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편지나 보내는 자들”이라며 분개하고 “파렴치한 회사가 인간의 도리를 깨달을 때까지 노조와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파업에 앞서 지난 21일 노조는 회사와 첫 교섭을 하였지만 회사는 “회사의 방침을 받아들여라. 방침을 수용하는 한에서만 대화하겠다”는 말만 고집했다. 현재 회사는 일체의 교섭을 거부한 채 조문은 물론 유가족과의 어떤 접촉도 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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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을 선언하는 이날 집회에서 김진필 대우자판노조위원장은 거리로 나온 분향소를 가리키며 “죽어서도 탄압받는 노동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회사가 어려울 때 상여금을 내놓으면서까지 회사를 받들어 왔다.”고 밝히고, “한걸음만 더 가면 희망이 있다. 밝은 미래가 있다”며 말해온 회사를 향해 “이 억울한 죽음이 희망이냐! 노동자들의 목을 자르는 것이 밝은 미래냐!”며 절규했다. 나아가 그는 “저 사기꾼들이 반성하고 노조말살, 직영말살정책을 포기할 때까지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총파업을 선언했다.
상경투쟁에 참가한 대우자판조합원 가운데 1/3이 최근에 가입한 신입조합원들이다. 때문에 투쟁사에 나선 신계호 대우자판노조 부산지부장은 “투쟁을 시작하고자 했을 때 적잖은 압박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러나 우리가 힘들면 적들도 힘들다”고 격려하고 “동지의 손 맞잡고 힘차게 투쟁하자”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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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20분경 대우자판노조는 파업출정식을 마치고 농성에 들어갔고 강제철거에 대비해 15~20명의 분향소 사수조를 두고 150여명의 상경투쟁대오는 민주노총인천본부 강당으로 들어갔다. 노조는 투쟁경험이 거의 없는 신입조합원이 많은 것을 감안해 27일 오전에 간담회를 열어 투쟁의 의지를 다지고 오후 3시경 부평 본사정문에서 또 다시 투쟁대회를 열 계획이다. 또한 노조는 29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 투쟁을 집중할 예정인데, 회사가 탄압할 것으로 보여 충돌이 예상된다.
아내 이우영씨와 함께 최병준(5), 최혜영(8) 두 자녀를 둔 고 최동규 조합원은 20여일이 넘게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대구 카톨릭병원에 싸늘한 주검으로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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