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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교 고공농성 한달째ILO 권고안 이행-건설노조 탄압중단 요구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간부 3명이 'ILO 권고안 이행' '건설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서울 올림픽대교 75미터 높이 주탑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9월29일로 한달째를 맞는다.
건설산업연맹 김호중 토목건축협의회 의장, 임차진 경기도건설노조 현장활동가, 허근영 경기도건설노조 남양주지회장은 지난 8월31일 목숨을 내건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김호중 의장 등 농성단은 추석 연휴기간에도 고공농성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한편 지난 한달동안 경찰쪽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식사와 물을 제외하고는 모든 물품 반입을 통제했다. 여름에서 겨울로 넘어가며 기온이 내려감에 따라 가족들은 침낭과 속옷 등을 전하려 했으나 경찰쪽은 "감옥에서 먹는 콩밥보다 훨씬 낫다. 불법을 저지르면서 하고싶은 것을 다하려고 한다"는 등 폭언을 일삼아왔다.
9월28일 아침에는 경찰이 지나치게 물품 반입을 통제하는 데 맞서 생수2통, 신문, 코팅장갑(식사를 줄에 매달아 위에서 당길때 필요)을 전달해주지 않으면 점심부터 식사를 거부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고작 물과 신문을 달라는 요구마저 거부하고 있어 농성단은 9월28일 오후2시 현재 점심을 거른 상태다.

[표시작]
올림픽대교에서 온 편지

민중의 생존권 쟁취와 한미FTA 저지,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 노사야합 분쇄 투쟁에 앞장서고 계신 전국의 동지들! 반갑습니다. 동지들의 염려와 연대에 힘입어 올림픽대교 고공농성을 강고하게 전개하고 있는 경기도건설노조의 허근영, 임차진 동지와 함께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지역건설노조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중단하라고 시작한 농성이 벌써 27일째를 맞고 있습니다. 십여년간 건설일용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고자 조직하고 투쟁했던 건설노조 간부를 언론을 동원해 두 번 죽이는 건설자본과 검찰의 파렴치함에 분노하고 항의하기 위해서 시작한 농성이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ILO권고안 이행, 구속동지 석방, 수배해제 등 지역건설노조에 가해지는 탄압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이 농성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노무현정권은 집권을 위하여 '비정규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사기를 쳤고 인권이 우선하는 법 집행을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눈물을 닦아주기는 커녕 오히려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고 심지어는 하중근열사의 경우처럼 때려죽이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각종 불법 탈법을 저지른 재벌 자본가 정치인에 대한 처벌은 최소화하면서 노동자에 대한 구속은 남발하고 있고 특히 건설노동자에 대해서는 대량구속과 혹독한 형량으로 투쟁을 잠재우기에 급급합니다.

지금 가해지고 있는 지역건설노조에 대한 공안탄압은 건설현장의 노동자가 조직되는 것에 대한, 지배계급의 두려움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수년간 건설노동자들은 거침없는 투쟁을 통하여 너무나 정당한 권리가 박탈되어왔던 것에 항의하는 투쟁에 나선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 나라의 건설자본과 정권은 이 침해됐던 권리가 주어지는 것, 즉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시행되는 것, 산업안전이 제대로 시행되는 것에 강력하게 반발했고 투쟁은 격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건설현장이 8시간을 기준으로 일당이 책정되는 것, 주차휴가를 지급하는 것, 휴일근무에 대해 수당을 지급하는 것, 휴게실 탈의실 세면장을 설치하는 것 등 이 모든 것을 결정하기 위한 단체협상을 건설자본과 진행하는 것일 뿐인데, 건설자본과 경찰 검찰 노동부가 건설일용노동자의 그간의 무권리에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투쟁을 잠재우고 노조를 죽이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여 탄압을 일삼고 있습니다.

자본가계급이 스스로 지배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법률조차도 건설현장에서는 이제껏 무용지물이었고 이제 너희들의 법이라도 제대로 지키라는 최소한의 요구조차도 극렬한 투쟁을 동반하는 것은, 이 나라의 지배계급이 비정규노동자를 더 많이 양산하고 더 많은 무권리상태로 만들어야만 자신의 이윤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노동자를 건설노동자와 같은 처지로 몰아넣어야 하는데, 그동안 무권리 상태로 살아오던 건설일용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하니, 포항시장이 '일용노동자 주제에'라고 포항건설노동자에게 이야기한 것처럼, 얼토당토않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인 양 자본과 정권은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설일용노동자들이 비록 천대받으며 일을 하였지만 지금과 같지는 않았습니다. 일은 힘이 들고 장시간 노동을 하였지만 전체노동자 평균임금보다는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을 하였고, 그 돈으로 자신들 학교도 보내고 가정도 꾸려왔습니다. 그런데 몇 년 사이 건설노동자의 평균임금은 전체노동자 평균임금보다 낮아졌고 급기야 실질임금이 아니라 명목임금마저도 삭감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지금 건설현장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는 주거환경이 변화하면서 저숙련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었고, 조선족을 중심으로 하는 이주노동자의 대거유입으로 노동자간의 경쟁이 격화되었으며, 시공참여자라는 형태로 다단계하도급을 버젓이 합법화시킴으로 건설일용노동자는 더 이상 갈 데가 없을 정도로 내몰리게 된 것입니다. 즉 임금은 깎였으며 노동시간은 늘어났고 고용은 더욱 불안정하게 되었고 고기능이 필요없게 되었고 노동강도는 강화되는, 자본이 바라는 파라다이스가 건설현장에 펼쳐진 것입니다.

건설일용노동자들의 고통은 극에 달해 가는데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이중삼중의 박탈감이 건설일용노동자를 투쟁하게 만들고 있고 그것도 격렬하게 표출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에 대하여 건설자본과 정권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이 나라 정권과 건설자본은 지역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을 기획하고 자행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 것이며, 더 나아가 건설노동자와 지역건설노조를 분리시키기 위하여 언론을 동원하여 도덕적인 타격을 입히려는 파렴치한 행동까지 저지르는 것입니다. 또한 이 투쟁의 핵심 중 하나는 원청의 사용자 책임에 대한 문제인데 이왕에 맺어놓은 단협을 없애려고 하는 짓까지 검찰이 뒤봐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경기 김포 장기지구의 경우에는 노조간부가 현장식당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까지 원청회사가 방해하고 있습니다. 수시로 이동하는 건설현장에서, 건설노조의 활동의 기본은 노조간부의 현장출입인데, 건설자본은 검찰의 힘으로 노조 간부의 현장출입을 막아 나서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포항의 포스코에서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사항이고 이번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통하여 관철시킨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청노동자에 대한 거의 모든 권한을 가진 자들을, 사용자로서의 법적 책임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노조와의 교섭과 협약의무에서 배제시켜주는 것은 실질적인 노조활동을 방해해 노조의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려는 의도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지금 양산되는 비정규노동자 대부분에게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명목상 사용자는 거의 권한이 없고 원청의 눈치나 보거나 콘트롤되는 상황에서, 노조가 실사용자와 협상을 하고 협약을 맺는 것은 비정규철폐 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본과 정권은 기왕에 쟁취해놓은 원청과의 단체협약을 없애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욱 건설노조를 기획 탄압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본과 정권에게 가장 우려되는 일인데 건설일용노동자가 수도권에서 조직되고 투쟁을 전개하는 것입니다. 저들은 건설일용노동자에 대하여 반실업자로, 사회의 소외계층으로, 누구보다도 그 폭발력에 대하여 민감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고 통제하지 못할 계층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도권에 있는 지역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고, 우리가 이 탄압에 대하여 단호히 맞서고 투쟁과 조직에 최대한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지역건설노조의 투쟁과 조직은 비정규노동자 권리 증진의 심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건설노동자의 '인간선언'에 대한 건설자본과 이 정권의 탄압은 결국 전 민중의 항쟁에 건설일용노동자가 선봉이 되어 투쟁하도록 할 것입니다. 지역노조 간부들은 이 투쟁에 적극 복무하리라고 봅니다.

동지들! 이 투쟁에 연대하지 않겠습니까?

9월27일, 75미터 고공에서 건설산업연맹 토목건축협의회 의장 김호중이 드립니다.
[표끝]

민주노총  kctu@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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