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 1박2일 노숙투쟁 동행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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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을 한껏 울부짖고 나섰다.

오리온전기, 상애원, 하이닉스 매그나칩 등의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 150여 명은 31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노무현 정권 노동정책 심판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장기투쟁사업장 문제해결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이들은 노사관계 로드맵 저지 및 한미FTA 협상 중단 등을 기치로 내달 총파업을 준비 중인 민주노총에 대한 기대감을 주로 표현했다.

특히 이들은 얼마 전 한국노총이 '민주노총 해체' 발언을 한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1500만 노동자의 진정한 대변인은 민주노총"이라며 "현장에서 노동자와 함께하는 민주노총"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회의 발언자로 나선 문성근 민주노총 노사대책위원장은 "민주노총이 11월 1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우리 스스로 거리로 나서는 투쟁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며 "장기투쟁사업장 중 하나였던 익산CC가 오늘 노사협정조인식을 개최하는 걸 보면 끈질기게 투쟁하면 반드시 이긴다는 사실을 여실히 알 수 있다"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문 위원장은 또 "이번 총파업 때에는 장기투쟁사업장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몰려가서 사업주를 박살내는 투쟁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믿을 것은 동지 밖에 없고 이제는 투쟁으로 밖에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투쟁 참여를 독려하는 발언도 이날 결의대회 중간 중간에 쏟아졌다.

최일배 코오롱 노조 위원장은 "민주노총에 위기가 왔다고들 하니 한국노총에서 이제 맞장을 뜨자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며 "노동자는 쪽수라고 했는데, 장기투쟁사업장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가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위기가 기회라고 했는데 곧 민주노총 조합원임이 자랑스러워질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며 "힘내서 총파업을 준비하자"고 격려했다.

한국노총에 대한 비난의 발언은 계속됐다. 이옥순 르네상스노조위원장은 "원래 르네상스는 한국노총 소속이었는데 호텔에서 구조조정에 착수했을 때 한국노총은 오히려 사업주와 함께 하는 동질감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국노총을 비난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자기들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한국노총보다 노동자 권리를 외치는 민주노총이 있어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며 "나는 민주노총 조합원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대회 참가자들에게 성토하기도 했다.

4년간 사측과 싸우고 있는 상애원 노동조합의 박은자 위원장은 노동자간의 연대를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내가 힘들어 너무 우니깐 옆의 동지들 눈물에는 무관심해지는 관성에 젖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며 "드라마 한편보고 눈물 흘리기도 하는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를 보고 눈물 흘리지 않아서야 되겠냐"고 울먹이기도 했다.

또 박 위원장은 "사업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계속 투쟁하는 동지들의 눈물을 잊지 않는 민주노총 조합원이 되자"며 "우리의 투쟁이 잠자는 80만 민주노총을 깨울 것"이라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항의 시위를 개최한 뒤 지하철 선전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31일 세종로 공원에서 야간 집회를 한 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후 11월 1일에도 이들은 장기투쟁사업장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선전전을 펼칠 계획이다.

△공동취재단/민중의소리 제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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