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총파업투쟁 "전략전술로 승리한다"

<font color=darkblue>민주노총 세상을 바꾸는 총파업투쟁은 노동대오의 정부와 자본을 상대로 한 싸움이요 전쟁이다. 전쟁에는 전략이 서고 전술이 병행돼야 한다. 우리 투쟁에 있어서 전략과 전술이 탁월하다면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 민주노총 김명호 기획실장을 만나 이번 총파업투쟁의 전략전술과 우리 투쟁이 승리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font>

▲민주노총 총파업을 단행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노동자들은 일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파업을 한다. 민주노총 파업은 노동자들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법적 제도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이 매우 심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식에서 결정적으로 비롯됐다. 돈가진 사람이 주인행세를 하고, 돈없는 사람은 외면당하고 천대받고 차별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다. 노동자들이 정당한 요구를 할 때마다 뺏기지 않기 위해 사회적 안정 운운하며 반대해 왔다.

노동법 후퇴,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죽어 자빠지고, 백주대로에서 맞아죽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거기다 전면개방과 구조조정을 동반하는 개방정책이 매머드급 태풍이 되어 몰려오고 있다. 가만히 앉아 죽을 수는 없다. 우리가 투쟁하지 않으면 더 가난해지고 더 불안한 일자리로 내몰려 경제적 궁핍과 사회 양극화 현상의 희생물이 될 것이다.

▲노무현정부의 노동탄압이 거세다=정부는 개혁과 동떨어진 정책을 펴고 대다수 국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외면하여 심각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60년 동안 공고히 기득권을 누려온 수구보수가 다시 머리를 들고 있다. 외세도 이 틈을 이용해 자국의 이해를 위해 한국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과거의 냉전시대로 되돌리려고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선배들이 투쟁으로 일궈온 민주화와 열사들의 피어린 외침이 신자유주의 광풍에 떠밀리는 형국이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월20일 세상을 바꾸는 총파업을 결정하고 2006년 하반기 투쟁을 이미 결의했다. 노동자들이 강력한 총파업을 준비하고 기층 민중들과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그 시기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노동자민중의 불만이 쌓이고, 정권의 실정이 폭로되고, 신자유주의의 탄압과 폭압이 어려워지는 레임덕현상이 본격화될 권력의 교체기로 결정했다.

또 내용적으로는 노동법 개악저지, 비정규노동기본권 쟁취, 한미FTA 저지 등을 내세워 힘찬 투쟁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자기방어능력이 없는 기층민중들, 사회적 약자인 1380만 비정규노동자들, 점점 나락으로 내몰리는 370만 농민들, 그리고 도시빈민들을 위한 새로운 활로를 열자는 것이었다.

▲이번 투쟁에 대해 정부의 반응은=우리가 투쟁할 때마다 정권은 늘 호들갑을 떨거나 애써 태연한 척 해왔다. 지금까지는 일단 태연한 척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투쟁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우리의 위력적인 파업이 자신들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만간 느낄 것이다. 이미 하중근열사 투쟁 관련하여 대량구속을 자행했고,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소환장을 열 차례 이상 발부한 상태다.

그들은 언제든지 탄압의 고삐를 죄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지도부에 대한 광폭한 탄압이 머지않아 자행될 것이다. 최근 이미 신공안정국을 만들어 냉전이데올로기에 기반해 갖은 수단을 동원해 노동운동을 탄압하고 있다. 반공반북 이데올로기와 같은 얕은 수를 써서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눌러보려 하고 있다.

▲공안탄압에 대한 대비는=정권은 알아야 한다. 지도부 몇 명을 구속하는 것으로 우리의 투쟁이 잠재워질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정부와 기득권세력은 우리 투쟁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투쟁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 어떤 탄압도 우리는 투쟁으로 돌파해낼 것이다. 정권의 탄압은 예견할 수 있고 자본의 공격논리 또한 미리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예상되는 탄압에 대비하며 우리의 의지와 계획대로 투쟁을 펼친다면 그 누구도 우리의 필연적이고 도도한 투쟁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다.

이번 무기한 총파업의 전략전술은=80만 조합원이 전면적 총파업투쟁을 펼쳐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고, 조직되지 않은 미조직 노동자들을 이 투쟁에 참여할 수 있게 하며, 노동자들만 싸울 것이 아니라 농민을 비롯한 민중들과 함께 투쟁한다는 것이 이번 투쟁의 거시적 전략전술이다. 압도적 다수인 노동자민중이 자신의 요구를 주장하며 투쟁한다면 정부나 사용자를 고립시킬 수 있다. 조직된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가 결합하고, 노동자와 농민이 결합하는 투쟁이 될 것이다.

▲구체적인 전술을 소개한다면=구체적으로는 11월12일 노동자대회를 시작으로 15일 4시간 경고파업을 실시하고, 민중총궐기투쟁이 발발하는 22일에는 전면 총파업을 단행할 계획이다. 23일부터 28일까지는 4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한다. 22일, 29일, 12월6일까지 매주 수요일을 기해 범국민총궐기투쟁을 벌여낼 것이다. 그 외는 우리 노동자들이 정부를 압박하는 투쟁을 펼치면서 이 투쟁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내는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다.

원칙적으로 파업투쟁을 벌이고 오후에는 전국 동시다발로 파업집회를 하며 저녁에는 국민들과 함께 전국적으로 100여곳에서 촛불집회를 실시한다. 이번 가두투쟁을 위해 15개 지역본부와 40여개 지구협의회에서 이미 준비를 마치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15일부터 시작되는 부분파업에 동참하고, 가족과 이웃의 손을 잡고 거리로 나와 집회에 참석하면서 중앙의 지침에 따라야 한다.

▲12일 노동자대회가 이번 투쟁의 기폭제가 될 것 같다=물론이다. 20만 조합원이 나설 예정인 12일 전국노동자대회에도 열의 있게 참가하자. 이날 대회에서는 현재 어떤 상황인지, 우리가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 어떻게 싸울 것인지에 대한 지침을 발표하고 조합원들의 결의를 모아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우리는 20만 민주노총 조합원이 얼마나 절박한 요구를 하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명확히 알려내고 정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것이다.

▲이번 총파업투쟁이 과거와 다른 것이 있다면=일단 무기한 총파업이라는 점이다. 그동안에도 민주노총은 파업투쟁을 해 왔지만 하루나 이틀 정도에 그쳤고, 임단투 시기에 맞춰 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파업은 정치파업이고 그 방식에 있어서도 우리의 요구안이 관철되도록 하기 위한 무기한 총파업으로 진행한다.

또 이번 투쟁은 노동자들만의 파업에 그치지 않고 거리집회를 상정하여 많은 미조직 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전술을 활용해 투쟁의 확산을 도모할 예정이다. 조직된 노동자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에 농민단체들이 튼튼히 결합하고, 민주노동당과 빈민,학생조직들이 함께 민중연대전선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동안 같은 운명에 처해 있으면서도 같은 요구를 가지고 함께 투쟁해보지 못했다. 민중진영의 총단결을 실현한다는 중요한 의미도 있다.

▲민중진영의 총궐기에의 결의가 대단하다는데=농민 빈민 청년 학생 여성 등 부문과 각 지역 민중진영의 11월 총궐기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농민은 전농, 한농련 등 농민단체 5개가 ‘농대위’를 구성하고, 11월22일 전국동시다발 민중총궐기와 29일 서울집중 대규모 집회를 조직하고 있다. 전빈련은 노점상 철거문제 등으로 11월8일 전국빈민대회에 이어 11월22일 민중총궐기에 대규모 조직동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투쟁이 정치파업이라고 했는데=그렇다. 총 299명의 국회의원 중 노동자농민을 대표하고 이해를 대변하는 의원이 단 9명 뿐이라는 사실이 한국사회의 성격을 말해주지 않는가. 우리의 이번 투쟁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서 진보운동이 한국사회의 정치를 바꿔낼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투쟁은 내년도 하반기까지 이어질 긴 투쟁의 시작이기도 하고, 진보세력의 정치세력화를 일궈내는 기착점이 되는 중요한 투쟁이 될 것이다.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을 만들었지만 그것으로 역할을 다한 것은 아니다. 차별받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이 사회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투쟁준비는 얼마나 되었나=지난 9월19일 대의원대회 후 긴 추석연휴를 마치고 온 적지않은 간부들이 이 싸움이 어려울 것 같다는 걱정을 했다. 그때부터 모든 간부들이 참으로 열심히 밭을 일구듯이 현장을 뛰어다니며 총파업 조직화에 주력했다. 이제는 총파업 준비가 어느정도 갖춰졌다. 10월말을 기점으로 준비는 끝났고 이제는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해서 이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큰 의미를 갖는 중요한 투쟁이 되도록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동안 준비해온 총파업이 목전에 와 있는데=그렇다. 이제 우리는 투쟁을 시작할 것이다. 투쟁전선 속으로 진입해 들어갈 것이다. 이 투쟁이 성과를 내고 그것이 조합원들의 몫으로 되도록 하는데 민주노총이 기여할 것이다. 그 길에 물론 장애물도 있다. 노사정대표자회의가 파탄나고 911 야합이 이뤄져, 현재 노동법 개악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3년 동안 끌어온 비정규법안을 수구정당들이 밀어붙여 지난 11월7일 그랬던 것처럼 어느날 강행해 버릴 위험성도 다분하다. 또 조준호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에 대한 구속수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러 가지 돌발변수가 우려된다.

▲투쟁 대책은=노동법 개악안을 저지하기 위해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노동법 개악반대 구호만 무조건 외칠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을 삭제하도록 하고, 어떤 부분을 우리 것으로 고치게 하고, 전체적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잘해서 반드시 쟁취할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정리해고가 손쉽게 된 것, 대체근로 전면허용, 부당해고 사용자 처벌 삭제조항 등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산별교섭의 법적 강제와 산별효력확장에 관한 조항도 들어가야 한다. 또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노동법 개정안이 관철되어야 하고, 공무원 노동3권도 보장돼 지금보다 노동조건이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

비정규권리보장 입법에 있어서도 사용사유제한 도입과 고용의제 적용 등을 요구해서 비정규직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산재법 개혁은 간단치 않아 전면적인 개혁은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내야 가능하다. 정부가 내놓은 것 중에서 잘못된 것은 무력화시키고 정부가 내놓지 않은 것 중 우리가 제시해서 관철시켜야 할 것이 있다.

민노동당을 비롯한 정당들이 올바른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압박하고 설득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미FTA도 중단시켜야 한다. 현재 국민의 절반정도가 반대하고 있는데 3분의2 이상의 반대 입장을 이끌어낸다면 협상을 포기하도록 만들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이상수 노동부장관이 8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파업에 대해 불법이라며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민주노총 총파업은 정당하고 합법적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요구가 정당하고 방법에 있어서도 정당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요구는 노동법이 잘못 만들어진 데 대한 문제제기이기도 하다. 노동법이 잘못 만들어지면 노동자들의 생활과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 있다. 심각한 근로조건과 피폐한 생활조건으로 인해 가계와 가정은 파탄나게 된다. 이것을 번연히 눈뜨고 볼 수 없어 우리는 노동법 개악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한국의 노사관계가 갈등과 대립의 관계가 아닌, 상생의 관계로 되려면 국제기준에 맞도록 노동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55만명이 넘는 비정규직이 저임금에 허덕이며 생활실태도 심각하다. 비정규직의 확산을 막으려는 민주노총의 요구는 정당하다. 한미FTA는 97년 경제위기의 10배 이상의 치명타를 날릴 것으로 예견되며 그 피해는 당장 노동자들에게 닥칠 것이다. 국민 대다수가 노동자라는 점에서 국민의 동의없이 위정자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고치라는 요구도 정당하다. 산업재해는 국가의 의무이고 사회적 책임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산업재해로 죽거나 다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40년만에 이 법의 전면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삶의 요구이기도 하다.

아울러 합법적이다. 노동조합은 노동3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가졌다. 법리학자들 역시 노동기본권에 의한 파업을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 민주노총의 주인인 우리 조합원들이 민주적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대회에서 투쟁방침과 요구를 결정했다. 더 나아가 조직의 규약에 의해 찬반의견을 묻고 파업에 들어가는 것이므로 절차상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다.

노조는 자주적 조직이다. 정권이나 사용자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노동자들이 책임성 있게 결정할 수 있는 본질적 속성을 가졌다. 여기에 정부가 감놔라 대추놔라하고 간섭할 수 없다. 그런데 한 나라의 노동정책을 대표하고 책임진다는 사람이 민주노총 파업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한 것은 시의적절치 못하다. 또한 노동행정 책임자로서 올바른 처신이 아니다.

▲공안당국 준동에 대하여=이미 당신들이 노리는 본질은 모두 폭로됐다. 우리 노동대오와 민중들이 총파업 총궐기로 일어나 투쟁할 때 당신들이 온갖 탄압의 공세를 퍼부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에 개의치 않겠다. 당신들이 어떤 가혹한 탄압을 자행해올지라도 우리는 우리의 정당한 요구와 주장들을 관철해내고 쟁취해내기 위해 우리들의 길을 갈 것이다.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며 우리 투쟁의 정당성과 당위성에 대해서는 역사가 증명할 것이다.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에게=아무리 유리한 조건에 있어도 승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 아무리 불리한 조건에서도 승리는 가능하다. 싸움의 승패여부는 조건에 있기 보다는 주체역량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얼마나 단결되어 있느냐, 얼마나 확고한 의지를 가졌느냐, 승리를 위한 전략전술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민중운동의 역사가 검증해주는 피의 교훈이 있지 않은가. 단결력이 최고의 관건이며 분열되면 패배한다. 지도부는 조합원들을 철석같이 믿어야 한다. 지도부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면 조합원들이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또 조합원들은 지도부를 진심으로 신뢰하고 하나로 단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이는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키워온 우리 조직의 자산이기도 하다. 조합원이 지도부를 믿고 따르면 승리로 귀결된다.

우리의 단결을 두려워하는 자들이 있다. 바로 정권과 자본이다.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셋째도 단결, 오직 단결만이 살 길이다. 우리는 조합원 동지들을 믿는다. 우리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민주노총 편집국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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