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축소 0.1%만 광우병 검사 … 원산지 추적 20%만 가능

美親 정부 ‘미친 소’수입재개
지난달 30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 쿼터없어 무제한 수입 가능

‘미친 소’가 당신을 엄습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이 중단된 지난 200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0월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나? 차근차근 속내를 들여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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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미국 도축 실태</b>=이번에 9톤의 쇠고기를 국내에 수출한 미국의 ‘크리스톤 팜스’의 쇠고기 수출작업장은 미국 농무부에 의해 광우병 검사 관련 위반사실이 2004~2005년 사이 3차례나 적발된 곳이다. 크리스톤 농장은 상대적으로 청결한 공장형 축산 모델로 일본에서 쇠고기 수입을 재개할 때도 먼저 들어왔다. 크리스톤 농장은 프리미엄급 업체로써 미국내 카길, 타이슨푸드 등 거대 도축가공업체에 비해 가격이 1.5배 정도 비싸다.

미국 도축가공업체들은 살인적인 노동조건으로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이며 1년 이상 근무한 사람을 찾아 보기 힘들다. 또 전기톱 사용(시간당 400마리 도축)으로 뼛조각이 필연적으로 섞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의 광우병 검사 시스템의 경우 도축소의 450만 마리 중 4만 마리만 검사(0.1%만 검사)한다.

<b>◇30개월 미만 안전하다?</b>=정부가 주장해온 30개월 미만의 뼈가 제거된 살코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이미 영국, 독일, 폴란드 등에서는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광우병이 100건 이상 발생했다. 일본에선 21개월 된 송아지에서도 광우병이 발생해 20개월 이하의 미국산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했다. 또 살코기 자체도 광우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일본에선 살아있는 소에게선 광우병의 증상이 확인되지 않다가 도축 뒤 살코기에서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검출된 사례가 2건이나 발생했다.

<b>◇검사는 안심해도 된다?</b>=정부는 이번에 수입하는 쇠고기에 대해 전수검사를 하겠다고 공언하지만 ‘크리스톤’은 미국의 가장 깨끗한 쇠고기다. 이번에 설령 4번에 걸친 전수검사가 있다 하더라도, 그 이후에는 5%씩만 샘플검사를 하게 된다. 수입된 쇠고기를 X레이 검사한다고 발표했지만, 방사선 조사를 한 육류가 안전할 지도 의심된다. 결국 수입된 쇠고기를 비닐포장도 벗기지 못한 채 단순히 육안으로만 판별해야 되는 상황이 온다.

일본의 경우 국내에 있는 450만 마리에 대한 전수검사를 하고 그 조건을 미국에 요구했다. 미국의 쇠고기 자체는 원산지 추적이 불가능하다. 미국에선 약 15~20% 정도만 원산지 추적이 가능하고, 나머지 소는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소가 미국 도축장에서 도축되는 순간 미국 소로 둔갑한다. 가령 올해 앨러바마에서 세 번째 광우병 소가 발병했을 때 미국 정부가 발표한 건 딱 한 줄이었다. “광우병에 걸렸다. 이 소는 11살의 소이고, 그밖에 알 수 있는 건 없다”는 것이다.

또 미국 시민단체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수백 건 이상이 사료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소의 두개골, 뇌의 척수, 후두 등 특수위험물질이 도축 과정에서 들어갔는지, 혹은 재가공해서 소에게 다시 먹였는지를 검사할 수가 없다.

<b>◇미국산 소고기 쿼터제가 없다</b>=쌀, 영화 등 다른 상품 및 서비스와는 달리 쇠고기는 쿼터제가 없다. 국내수입업자가 미국업체와 사적 계약을 통해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쇠고기 무제한 수입이 가능하다.

<b>◇국내 유통체계 허술</b>=정부는 2007년부터 300㎡ 이상의 음식점을 대상으로 쇠고기 원산지표시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하지만, 원산지표시제의 적용을 받는 음식점은 전국 음식점의 1%도 안 되는 2,700곳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규모가 작은 음식점들은 사각지대에 방치될 수밖에 없다. 또, 음식점, 학교급식, 병원급식, 각종 가공식품 등에 미국산 쇠고기가 쓰이더라도 소비자는 이를 알 수가 없다. 이런 유통구조에서는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산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노무현 정권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미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부르짖는다. 그러나 4차 협상까지를 지켜보면, 미흡한 준비와 설익은 논리로 대한민국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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