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는 노동자와 농민이 연대한 세상을 바꾸는 투쟁 "

오는 22일 개최될 민중총궐기에 전농을 선두로 한 농민들의 참여는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6~7년 노동법개악저지 투쟁에 나서서 대한민국의 노동역사를 새롭게 쓴 투쟁에서 노동자 동시 총파업의 최대 인원은 약 35만명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이번 민중총궐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농민의 규모가 어마어마한 숫자에 이른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이다.

더구나 농민들의 이번 시위 참여는 현 350만명으로 계산되는 농업인의 인구를 봤을 때 10명당 1명이 시위에 나설 것이란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노동자를 약 천만명으로 계산했을 때 노개투 당시 100명당 3.5명의 노동자가 파업에 나섰다고 하면, 농민들이 지금 엄청난 대항쟁을 준비중이란 준비 중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의 말마따나 "경로당으로 변해버린 농촌"에 지금 어떤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일까? 문 의장의 설명에 의하면 WTO 이후 한국은 650만 농민이 350만으로 줄어들고, 농가부채는 이전에 비해 4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농촌은 정말 경로당으로 변해가고 있고, 이제는 가만히 놔둬도 농사짓지 못하는 지경이 됐다"고 성토한 문 의장은 "이런 마당에 한미FTA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농민들을 벼랑 아래로 던져버리겠다는 정부의 의도"라고 한미FTA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입장을 전했다.

이에 문 의장은 민중총궐기의 성격에 대해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통해 민중총궐기에 동참한 것에 농민들이 큰 힘을 얻고 있다"며 "여태껏 농민과 노동자가 형식적인 연대의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에는 그야말로 노동자와 농민이 연대해서 세상을 바꾸는 투쟁에 나서는 것"이라 규정했다.

아래는 문경식 전농 의장과의 인터뷰로 민중총궐기의 내용과 준비정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는 지난 13일 전농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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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개최될 민중총궐기에 30만 농민총궐기를 성사시킨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전농은 3월 달에 각급 단위 회의를 통해 올해, 예전과 같이 성공하지 못하는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어보자고 결의를 했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100만 투쟁을 해보자는 것이었고, 이 기획안을 민중연대에서 받아서 각급 단위들에서 동의를 많이 해준 것이다. 특히 민주노총이 대의원 대회를 성사시키지 못해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다가 지난 9월 총파업으로 함께 하겠다는 결정을 했기 때문에 전농의 입장에서는 큰 힘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전농은 이미 지난 4월부터 11월 22일 농민총궐기 날짜를 예고했었고, 당일 걸어 다닐 수 있는 농민은 다 나와서 총력투쟁을 하기로 결의를 모아내는 사업을 계속 전개해 왔다.

한미FTA저지 농대위에서는 10월부터 강원도, 경북, 경기 등의 각 도를 돌면서 간담회를 진행했었고, 이 간담회는 전농뿐만이 아니라 한농연, 한우협회 등의 각 도단위 대표들이 함께했었다. 이런 자리에서 11월 대투쟁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결의를 하기도 했다. 현재는 이미 전남을 필두고 쌀 야적 및 천막농성을 돌입한 상황이다. 이렇게 설치된 천막은 22일 당일 투쟁상황실로 사용될 것이며, 지역 지역에서는 움직일 수 있는 농민은 다 모여서 한미FTA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대항쟁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동참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하고, 농민들도 노동기본권 쟁취란 구호를 내걸고 투쟁에 동참한다는 것은 좀 이색적인 풍경인 것 같다.

=100만 항쟁을 결의하고 힘 있게 같이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민주노총이었다. 대의원대회의 여러 차례 무산으로 중요한 투쟁일정이 결정되지 못해서 못내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결국 민중대항쟁에 민주노총이 파업을 통해 함께 결의하기로 한 것에 농민들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여태 농민과 노동자가 형식적인 연대의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에는 그야말로 노동자와 농민이 연대해서 세상을 바꾸는 투쟁에 나서는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총파업을 결정하고 싸움을 함께 하기로 결의를 모아주신 민주노총의 모든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노동자와 농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 땅의 민족경제를 이끌어 가는 노동자와 농민이기에, 노동자가 나서면 농민이, 농민이 나서면 노동자가 나서서 같이 싸워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노사관계로드맵 분쇄 및 비정규직권리보장입법 쟁취 투쟁과 근본적인농업경제회생을 위한 투쟁이 따로가 아니라 연대해서 진행되는 계기를 쌓아가고 있다는 것에 노동형제들에게 고맙다. 우리가 함께 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노동자도 혼신의 힘을 다해서 파업투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고 우리도 농민의 이름을 걸고 투쟁에 나서 대규모 연대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농민을 시위에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가가 민중총궐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한다. 현재 전농의 경우 민중총궐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예를 들어 부여 같은 경우는 한 마을도 빠짐없이 전부 간담회를 실시했고, 마을 주민들에게 한미FTA저지 대항쟁에는 농민들이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냈었다. 이런 성과로 2~3개의 소규모 마을에 버스를 한 대씩 넣어서 총궐기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특히 부여는 농민회가 튼튼했던 지역은 아니었는데, 이번 민중총궐기를 준비하면서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이미 한미FTA협상 저지로 전체 농민이 단결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 외 지역에서도 벼 가마를 시읍면 사무소에 쌓고 마을방송과 간담회를 실시하고 있다. 말이 아닌 30만 농민이 충분히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의 농민회 간부들은 자기 농사일도 내팽개치고 FTA협상을 막기 위해 의지를 다졌었고, 지금도 오로지 민중총궐기 승리를 위해 불철주야 뛰어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버스 8,000대를 준비해 민중총궐기에 농민들을 참여시킬 것이라고 들었다. 일설에는 관광버스 예약하다 돈이 모자라면 의장이 모두 책임지겠다고 했다는 말도 있더라.

=(웃음) 7~8월 달에 농민대항쟁을 준비하면서 어떻게 100만명을 모아낼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일단 버스부터 마을에 들이밀고 주민들에게 호소하자는 얘기가 있었다. 그러면 그 버스비는 어떻게 하나. 그러면 전농 의장이 책임지고 해야 되는 것 아니겠냐는 이야기들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해서 요금도 걷고, 투쟁준비를 위한 수익사업도 벌이고 해서 투쟁기금을 마련한 상태다. 지역별로 다들 알아서 버스를 준비하는 등의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결의가 높다.

관광버스 8,000대가 목표이고 실제 지역에서 점점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특히 어제는 우리 민주노총이 노동자대회를 아주 힘 있게 성사시키지 않았나. 그래서 지역에서도 노동조합이 힘을 보태주면 우리 농민들도 더욱 큰 힘을 얻어 싸움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민중총궐기까지 남은 시간 동안 민주노총과 전농이 대책위를 가동시켜서 착실히 준비하면 22일 대항쟁은 성대히 성사될 것이다. 승리할 것이란 낙관적인 희망을 가지고 있다.

▲민중총궐기에 농민만 30만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호언하셨다. 한미FTA가 농민들에게 어떤 의미이기에 이 같은 저항이 일어나는 것인지.

우리 농민은 이미 WTO 이후 650만명에서 35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농가부채는 과거에 비해 4배가 늘었고 농촌은 그야말로 경로당으로 변한 상태다. 농촌에 대한 지속가능한 정책을 만들라고 여러 차례 정부에 호소하고 쌀 수입 반대투쟁도 벌였다.

그런데 이제 노무현 정부가 FTA로 농업의 씨를 말리겠다고 나서고 있는 건데, 가만히 내버려둬도 죽을 마당인 농민들을 완전히 벼랑 끝으로 내 몰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고 FTA 협상에 대한 농민들 의견을 묻는 행동도 없고, 오히려 협상을 밀실에서 진행하고 있지 않나. 농민들이 당연히 불안하지 않겠나.

우리는 이미 올해 초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과 FTA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이 투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미FTA협상이 체결되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부문이 농업인 것은 정부에서도 이미 시인하고 있다. 과거 한칠레FTA투쟁이 농민들만의 싸움이었다면 이번에는 영화, 문화예술인을 포함한 사회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협상에 대해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전농의 앞장선 투쟁이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본다.

▲22일 민중총궐기 때 농민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예전에는 서울로 올라와서 싸우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각도에 집결하는 투쟁을 벌일 것이다. 22일부터 24일까지 투쟁이 이어질 것이다. 이후 29일에는 대규모 농민이 상경해서 투쟁을 벌일 것이다. 예전에는 농민들이 하루만 싸우고 끝났는데 이번에는 정부가 항복할 때까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농 의장의 위치에서 민중총궐기에 임하는 각오를 한마디 해 달라.

=민중총궐기에 전농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님,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전광훈 민중연대 의장님. 이렇게 민중연대의 대중조직 중심 지도부들이 모든 각오를 하고 투쟁을 하기로 합의를 한 상황이다. 물러서지 않는 투쟁을 할 것이다. 농민들이나 농민회 집행간부들도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본인도 전농 의장으로서의 효과적인 투쟁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정남 기자/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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