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교육원 설립이전·이후 역사 바뀔 것
노조 성원들·가족까지 아우르는 프로그램 필요

민주노총 교육원(준)이 겨울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원탁회의 전문가이자 토론교육의 권위자로 알려진 강치원 원탁토론아카데미 원장(강원대교수)를 만나 민주노총 교육원 개소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들어본다.<편집자주>

-민주노총 교육원 개소에 대해=노동운동의 오랜 역사를 감안할 때 늦은 감이 있다. 이제라도 교육장이 생겨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다. 민주노총 교육원 설립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민주노총 발전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교육원 설립이전과 설립이후로 민주노총의 역사가 달라질 것이다. 당장은 그 필요성과 절실함이 크게 부각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교육은 훗날 가치를 평가받는다. 민주노총 교육원이 갖는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토론은 교육뿐 아니라 사회갈등과 분쟁해결, 좌우갈등에 대한 변증법적 정반합으로 역사의 진보를 이루는 의미를 갖는다. 요즘 한미FTA를 반대하는 민중진영의 저항이 거세다. 시위와 집회를 잠시 멈추고 시청앞 같은 열린공간에서 FTA를 강행하려는 정부와 반대하는 민중진영이 공정하고 진지한 토론을 벌여보면 어떨까. 공정한 토론과 소통을 위해 발언시간과 횟수, 순서의 공정성을 갖고, 개인과 국가와 사회공동체에 이익되는 방향에 대해 토론과 논쟁을 벌인다면 그 자체로도 역사적 진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원 강의소감=민주노총 강의를 네 번째 한다. 그동안 민주노총 교육활동가와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경험이 있다. 민주노총의 회의문화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만들 것인가, 노조단위 협상능력을 비롯해 대외적 소통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강의했었다. “튀어라 그러나 지지를 받아라”라는 메시지로 표현하고 싶다. 튀면서(창조성) 동시에 지지받는(공동체성)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민주노총 교육원의 목표가 될 것이다. 내부회의나 외부협상을 하는 사람은 인성과 표정에서 명랑함과 진지함, 겸손함과 당당함,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가져야 한다. 이것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편향이 되고 두가지를 다 가지려면 자칫 변덕으로 보일 수 있다. 동시에 가져야 변덕도 편향도 아닌 ‘도량’이 된다. 도량을 지녀야 내부 회의운영도 잘할 수 있고, 자본과의 협상도 잘할 수 있다.
-교육원 운영방향과 이용법 제시=민주노총 교육원은 교수티칭에 그치지 않고 연구·교수·학습·평가의 네 가지 과정을 다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바람직한 민주노총 교육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노조활동 관련 교육 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역할교육, 나아가 그 자녀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교육장이 되기를 바란다. 이 땅의 어떤 공교육이나 사교육도 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회의 길잡이가 돼야 한다. 그런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나도 적극 참여하고 싶다. 교육은 개인의 구현이라는 자기완성적 측면을 가지며, 사업장에서의 업무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민주노총은 교육의 가치를 인식하고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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