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사대책특위, 한해동안 장기투쟁사업장 23곳중 12곳 해결, 괄목할만한 성과 일궈

민주노총은 올해 초부터 장기투쟁사업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연맹 안에 <노사대책특별위원회> 설치와 함께 조직쟁의실에 장투사업 담당국을 마련하는 등 비상한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총 23개 사업장 중에서 12곳이 타결되는 성과를 가졌다. 연말이 가까워온다. 민주노총 문선곤 노사대책특위 위원장을 만났다. 현재 장투사업장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미타결된 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들어본다. 이 인터뷰는 2회에 걸쳐 연속 게재한다. (편집자주)

장투사업 투쟁상황=장투사업장이 한번도 벗어나 본적은 없다. 대다수가 연맹에서 사실 책임을 져야하는데 너무 오래 싸우다보니까 지친 모습이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으로 장투사업장 문제가 넘어오게 됐다. 그동안 장투 전담임원은 없었다. 책임문제와 관련하여 문제가 불거졌다. 이번 3월달, 집행부가 새로 구성되면서 노사대책특위가 구성됐다. 장투사업장 해결에 전념하게 된 것이다. 조직국의 한 사람과 함께 노사대책특위 위원장이 주체가 됐다. 여러 가지 보이지 않는 장투사업장 고민을 해결하기 위하여 주력했다. 장투사업장 동지들의 고민이 워낙 강했다.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의 생각과 차이가 발생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담당한 이상 모든 것을 안고 가야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장투 동지들의 입장에 서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백프로 만족하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싸움도 해야하지만 교섭이 교착된 사업장의 경우 교섭을 열어야 했다. 정부를 압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려움도 있었다. 대정부 압박공세를 전개했고, 교섭을 열기 위한 과정에서 오해 아닌 오해도 받았다. 마음 아팠던 일은 민주노총의 보이지 않는 정파문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순수하게 접근하려는 태도를 존중해야 하는데, 정파적 시각으로 구별하고 차이를 짓게 만들기도 했다. 열린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장 조합원들과 몸을 부딪치면서 접근해야 한다. 답을 찾기 위한 사람으로서 어려움이라는 것은 그분들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11월말 현재 13군데가 타결됐다. GM대우의 경우 장투사업장은 아니었지만 지원을 통하여 해결됐다. 12곳이 해결, 12곳이 미타결된 상황이다. 어려운 부분 중의 하나인데 지금 민주노총 총파업 분위기에서는 이 문제를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 삼박자 맞아야 한다. 장투사업장+민주노총+노동부 사이의 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 못된다. 분위기는 별로 좋지 않다. 연말까지 타결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싸움을 하면서 구속된 동지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민주노총이 힘을 가지고 구속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 일반사업장과는 달리 장투사업장 정도는 전담반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투쟁이 끊기면 안 된다. 노하우로 축적되어야 한다.

장투사업장이 늘어나는 추세인가? 왜 늘어나는가=상반기 14군데였다. 중반기 접어들면서 두배로 늘었다. 주로 비정규직 영세사업장, 여성이 태반인 사업장이 많다. 대부분 부당해고와 계약해지를 당하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이다. 사업주의 도덕성 문제라고 생각한다. 노동법은 지키지 않아도 되고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사업주의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또한 정리해고 사업장 문제도 심각하다. 사실, 불법파견 받은 곳이 3군데다(르네상스호텔, 마사회, 기륭전자). 실질적으로 노동부가 불법파견으로 판정났어도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법과 관련하여 노동부의 무능력함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법적 제재가 필요하며 관련 법을 반드시 재개정 해야 한다. 장투사업장을 분류하면 불법파견사업장, 임단협 과정에서 단협을 무시하고(계약해지나 체결후 약속 미이행, 단협해지 통보), 용역깡패를 동원해 노조무력화 시킨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약해지, 정리해고 문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각 사업장마다 조건은 다 다르다. 공통점은 사회적 분위기, 특히 비정규직이 많아지면서 정규직을 채용하지 않으려 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하청을 확대하려는 것 때문에 장투문제가 꼬여가고 있다. 고용책임을지지 않으려는 자본가들의 태도는 노동자들의 신분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임단협 투쟁을 통하여 문제가 해결됐지만, 지금은 모든 문제가 비정규 사업장과 하청 단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추세다. 즉 원청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고 법적으로 갖고 가서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 즉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원청이 배후조종을 하는 데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협상이 되지 않는다.

사례=세종병원의 경우 실질적인 문제는 징계문제였다. 실질적으로 임단협 체결후 해지, 용역깡패 동원되면서 장기전으로 변질됐다. 그러나 징계문제가 해결되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 레이크사이드도 해고자 7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문제가 핵심쟁점이었다. 용역이 들어오면서 충돌을 빚게 됐다. 그러나 민형사 책임문제가 해결되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 해결되고나서 보면 사실 대단히 단순한 문제이다. 실질적으로 잘 해결되지 않는 곳을 대표적으로 보면 하이닉스매그나칩의 경우이다. 대단히 아쉽다. 투쟁주체가 충북본부, 하이닉스캐그나칩 사내하청노조, 금속, 총연맹 등이었는데 의견을 통일하기가 쉽지 않았다. 르네상스, 기륭전자의 경우 불법파견 문제인데, 사측은 원직복직 불허용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적으로 사업주를 제재하지 않고서는 해결책 마련이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민주노동당 등이 법제도 개선투쟁을 벌이고 있다.

처한상황=대부분 불법파견(하이닉스. 르네상스, 경마진흥, 기륭전자) 사업장인데 법원 송치중이다. 진행은 하지 않고 지체되고 있다. 해고복직 투쟁은 효성, GS칼텍스, 코오롱, 태광, 한일합성, 태양기전 등이다. 중노위에서는 코오롱의 경우 "49명에 대하여 정당한 해고"로, GS칼텍스의 경우 13명중 "11명이 정당해고, 2명 부당해고"로 판정, 효성의 경우 "31명에 대해 정당해고" 판명됐고 2005년 15명이 소송제기했으나 "또 15명에 대해 정당해고"라고 판정했다. 나머지 16명은 포기한 상태.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해고자 67명이 복직요구했으나 정리해고자 54명에 대하여 정당해고라고 판정함. 행정법원에 계류중이다. 상당히 어려운 조건에 처해있다. 중간에 노동부 통하여 접촉을 했었는데 사측은 금전보상만을 언급하더라. 장투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일터로 돌아가서 일하고 싶다"라는 것이다.

처방전=법이 있는데 법을 지키지 않으니까 약자인 노동자로서는 어떤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손배가압류 등과 같은 2차 징계, 즉 폭력을 당한다. 이 문제는 민주노총 전체 문제이다. 당사자들과 소속 연맹, 그리고 민주노총이 총괄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하나의 목소리로 정리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모양새도 있고 힘을 갖고 대항할 수 있게 된다. 장투문제는 일시적으로, 한 번 만으로 끝나는 싸움이 아니다. 한 번 집회나 지원만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정책적 대안과 조직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사람이 붙어서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조준호 위원장이 당선 즉시 맨 먼저 장투사업장 문제 해결을 주장했다. 위원장과 총장, 그리고 임원들 모두 장투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해결된 사업장 동지들중, 현대 하이스코 동지들 모두 정말 힘들게 싸웠는데, 해결후 작은 시계를 준비해 총연맹을 방문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그 동지들이 더욱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어려운 사업장에 서있던 여성노동자들의 경우 일반사업장 동지들을 보는 것보다 느낌이 다르더라.

대안은 무엇인가=장투라고 모아서 투쟁하였지만 인원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고 지원동력도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또 단사별로 각자 다른 안건을 갖고 사업주를 압박하는 것도 힘들었다. 또 정부를 통한 압박 전략 마련도 쉽지 않았다. 교섭권과 체결권이 총연맹에 와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런 부분이 힘들었다. 앞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해결된 동지들은 남아있는 사업장 동지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를 바란다. 지속적으로 투쟁하면 반드시 해결된다라는 희망을 가지시길 바란다. 투쟁을 위한 의견을 일치시켜야만 한다. 개인적으로는, 가정법원이 있듯이 노동법원을 설립해야 한다. 노동문제만 전문적으로 판결할 수 있는 법적 시스템 구축도 필요한 것 같다. 현재 중노위의 불리한 판정을 내리고 있어 '노동법원'이 더욱 절실하다. 사업장 현황을 제대로 알고, 전문적인 노동지식을 갖춘 집단이 올바른 판결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중노위(공익위원)의 경우 자주 바뀌고(임기 3년) 성향에 따라 판결 방향이 결정된다. 민주노총도 추천권을 갖고 개입하는 방식으로 이의제기를 하고 있다. 구성분포를 보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경총이 추천해 공익위원을 선발한다. 중노위 위원장이 바뀜에 따라 동일한 사안이더라도 판정이 다르게 나오기도 한다. 지방노동위원회도 마찬가지이다. 중노위+지노위 모두 민주노총에 대하여 적대적인 모습을 보인다. 일부 지역에서는 민주노총 사업장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노총 근로자위원이 대변하는 이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근로자위원 역할을 말하는 것인데 노동위원회가 이런 식으로 배치한다. 의도적인 배치이다. 민주노총이 개입하지 않으면 한국노총과 사측이 노동위원회 자리를 모두 차지한다. 이 말은 최종적인 결과가 민주노총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되돌아 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사대책위원장으로서, 노동위원회 만큼은 민주노총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

문선곤 노사대책위원장은=경남 고성 출신이다. 2000-01년도 농축협통폐합 투쟁을 주도했다. 당시 축산업협동조합중앙회노조 부위원장이었고 직무대행를 맡으면서 사무금융연맹 조직국장으로 발탁됐다. 2000-2006년 2월까지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86년말 축협중앙회에 입사하고 87년 노조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89년도부터 지역분회장. 96년에 상근전임. 위임받은 연맹사업장(럭키생명, 씨트리스, 외환캐피탈, 한국투자증권, 알리안츠생명 등) 문제를 해결했다. 그가 노동운동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없는 사람이 뭉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한국사회"임을 깨닫고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기때문 이란다. 2005년 초 농축협 통폐합 저지투쟁에 맞서 전국수산업협동조합노조를건설, 1999년도-2000년도 전국축산업협동조합노조 건설, 90말 전국농협노조 건설을 주도하였으며 연대투쟁을 일궈냈다. "다치지만 말아라"라는 부인이 내조하고 슬하에 2남 1녀를 뒀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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