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국회방문이다. 큰 덩치의 상대를 만나면 주눅이 들 듯이 국회의사당이란 곳도 그런 위압감을 준다. 익숙해지면 더없이 안락하고 풍요로운 공간이 되겠지만, 처음 오는 손님에겐 영 퉁명스럽고 권위적인 공간이다. 다닥다닥 어깨를 붙이고 힘겹게 살아야 서민들의 공간에 비해 이곳 국회는 자신의 권위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공간의 낭비도 심각하다.
12월 1일 오전 10시 권위와 낭비의 공간 국회는 폭풍이 휩쓸고 간 것처럼 조용하다. 어제 30일 민중의 삶을 지옥으로 밀어넣을 비정규악법을 강행처리 한 공간이라기엔 너무도 평온한 일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국회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회의장에서는 911노사관계 로드맵야합안이 소위원호에서 심사를 받고 있다. 회의장 주변에서는 몇 몇 언론이 회의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마치 국민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에 국민이 참여할 수 없다는 뜻처럼 문은 굳게 잠긴 채 회의가 진행 중이다.
11시 경 진행 된 최순영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기자브리핑이 어제의 참혹한 시간을 전할 뿐이다. 최순영 위원은 어제는 “개혁과 민생을 짓밟는 날”이었다고 규정하고 “비정규 확산법, 사립학교법 개정, 사각지대 해소를 외면 국민연금법”이 민중의 삶을 위협한 날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늘은 “911야합안이 상임위 상정 앞두고 있다. 당을 비롯해 노동자와 서민을 배제한 이런 행위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전민중의 정치적 시민권을 되찾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라며 오늘로 이어지는 엄중한 상황을 전달했다.
계속해서 최순영 의원은 노사관계 로드맵 법안이 절차상 내용상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비판하고 “또 다시 법안처리를 강행할 시 17대 국회는 역사상 가장 반노동정 국회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경고하고 “민주노동당 온 몸을 던져 투쟁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최순영 의원은 급보라고 말하며 “인천검역소의 검역 결과 미국산 수입 쇠고기 3.2톤 중 또 다시 뼈조각 나왔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강기갑의원은 인천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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