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종로 보신각 앞에는 한미FTA 저지와 노동법개악 전면무효를 담은 외침이 겨울거리를 달구고 있다. 지난달 22일 총궐기 이후 매일 계속된 그간의 촛불집회는 종로의 겨울추위를 녹여내기에는 적잖이 아쉬웠다. 그러나 오늘 종로는 뜨겁다. 여느 때와 달리 전국에서 달려온 단위노조의 간부들과 시민들이 보신각 앞을 그득 메우고 있다.
소규모 촛불문화제에 한번도 긴장하지 않았던 경찰도 오늘은 경계의 눈길을 보내며 주변에 병력을 배치하고 나섰다. 반면 촛불집회의 대오들은 여유롭고 즐겁기까지 하다. 아마도 어제 총궐기 승리의 자신감이 가시지 않은 이유이지 싶다.
김지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의 단호한 발언이 시작됐다. 그는 “서로를 확인하고 투쟁을 다짐하는 뜻깊은 자리이다”라며 말문을 열고 “점점 총궐기에 대한 여론이 좋아지자 이제 보수언론들은 저항의 질주 후에 남겨진 쓰레기나 언급하고 있다. 언제쯤 언론은 사람들의 얼굴과 함성을 담아낼 것인가”라며 보수언론의 유치한 트집잡기를 꼬집었다. 그는 “노동법개악 저지와 한미FTA 저지의 함성을 모아 반드시 민중승리를 향해 전진하자”라는 결의로 말을 맺었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에 실린 노래가 이어지고 옆 사람과 어께걸기가 스스럼없어지는 분위기로 종로는 흥겹다. 때문에 마지막 발언마저 아쉽기만 하다. 이옥순 르네상스호텔노조 위원장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비정규 확산법이 통과됐지만 다 필요없다. 법! 언제 우리가 법이 없어서 고통 받았는가. 파견법, 근기법, 노조법이 있었지만 우리 비정규직이 제대로 법의 보호를 받은 적이 있었나, 법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현실을 고발하고 “국회의원 놈들 할 일이 없으니 그저 망치라도 세 번 두드려야 세비 받아쳐먹을 것 아닌가. 그따위로 만든 비정규직 확산법은 투쟁으로 무시해주면 그만이다”라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시종일관 촛불의 따스함이 넘치던 보신각 앞의 집회는 흥겨운 여운을 남기며 마쳤고,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지방에서 상경한 대오는 여의도로 옮겨 투쟁정리 결의대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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