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은주, “국가폭력 수단 노동자가 배상하는 것은 반인권”
‘쌍용차 국가손해배상 사건 소취하 촉구 결의안’ 여전히 계류중

▲ 김정욱 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이 1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연 ‘쌍용차 복직 노동자에 대한 국가손배 임금가압류 규탄 기자회견’에서 경찰에 복직 첫 월급 50%를 뺏긴 심정을 밝히고 있다. 성민규
▲ 김정욱 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이 1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연 ‘쌍용차 복직 노동자에 대한 국가손배 임금가압류 규탄 기자회견’에서 경찰에 복직 첫 월급 50%를 뺏긴 심정을 밝히고 있다. 성민규

경찰이 2009년 쌍용자동차 노동자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도구들이 파손됐다며 노동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두고 국회의원 142명이 부당하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은 대법원에 계류중인 ‘쌍용자동자 국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정의당 의원 전원과 더불어민주당, 기본소득당 무소속 의원 142명이 탄원서를 냈다고 12일 밝혔다.

탄원서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은 “집회시의의 자유와 노동권을 헌법에 보장하는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권리행사를 공권력을 투입해 가로막고 그 비용을 손해 명목으로 청구하는 것은 사실상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부디 재판부에서 피고들의 오랜 고통을 헤아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의 가치를 우위에 두는 판결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쌍용차 사태의 서른 번째 희생자 故김주중 씨는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를 받던 2018년 6월, 국가폭력의 트라우마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그런 피고에게 국가폭력의 수단으로 사용됐던 헬기, 기중기 등의 파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계속하는 것은 반인권적 처사다“라고 덧붙였다.

2018년 7월 대한문에 설치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30번째 희생자 분향소. 2009년 쌍용자동차는 3천 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정리해고했다.  ⓒ 김한주 기자
2018년 7월 대한문에 설치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30번째 희생자 분향소. 2009년 쌍용자동차는 3천 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정리해고했다.  ⓒ 김한주 기자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가 회사 매각 등을 이유로 2646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당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해고 회피 방안을 회사에 제시했지만 회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항의한 노동자들이 77일간 옥쇄 파업을 벌이자 대테러 전략에 투입되는 경찰 특공대가 출동해 이들을 강제 진압했다.

사건 이후 9년간 이후 해고자 및 희망퇴직자, 가족들 가운데 자살 또는 질병으로 세상을 떠난 이만 30명에 이른다.

경찰은 당시 쌍용차 노동자들을 강제진압하는 과정에서 헬기와 기중기 등 장비가 파손됐다며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노동자들이 1·2심을 패소했고, 2016년 상고된 이후 현재까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현재까지 노동자들이 갚아야 할 돈은 27억 원을 훌쩍 넘겼으며, 하루 지연이자만 61만8298원에 이른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는 당시 진압과정에서 국가폭력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를 두고 민갑룡 경찰청장은 직적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공식사과를 했지만, 손배소를 취하하지는 않았다. 이어 취임한 김창룡 당당 경찰청장 또한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지 않은 바 있다.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은주 의원은 12일 오전 탄원서 참여 의원들과 함께한 쌍용자동차 손배소 관련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의 결정 전에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이 소송을 제기한 국가가 스스로 소를 취하하면 된다”고 밝혔다.

앞서 이은주 의원은 지난해 9월 ‘쌍용자동차 국가손해배상 사건 소취하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결의안에는 이은주 의원을 포함해 117명의 여야 의원이 참여했다. 이 결의안은 올해 2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아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은주 의원은 “9월이면 소취하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 지 1년”이라며 “탄원서를 제출하는 마당에 왜 국회가 의견을 표명하는 결의안을 의결하지 않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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