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첫 주최 기자회견
양경수 “차별금지법,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길”
여성·성소수자·장애인·이주민이 겪는 일터의 차별들
“사회의 차별 말하기 전 민주노총 스스로 돌아볼것”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결의를 외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결의를 외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민주노총이 4월 국회 임시회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앞서 수많은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 연대단위로 참석했지만, 주최단위로 기자회견을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총은 25일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먼저 세상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를 말하기 전에 민주노총 스스로를 돌아보겠다. 과연 우리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은 차별이 없는 평등한 사업장인가 돌아보며, 노동조합을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와 노동조합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통해 다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을 넘어, 비정규직 없는 일터를 만들겠다. 성소수자가 존재를 드러내도 안전한 일터, 장애인에 대한 시혜와 연민이 사라진 일터를 만들겠다”고 한 뒤  “여성노동자에게 강요된 공짜노동을 없애고, 사업장 규모에 따라 차별받는 일터를 바꿔낼 것이다. 이주노동자에 편협한 민족주의를 내세우지 않는 일터를 노동조합을 통해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견뎌야 하고 감내해야 하는 가슴 아픈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며 “더 이상 이런 야만을 중단하고자 우리는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촉구한다”고 운을 뗐다. 

아울러 “노동 현장에서도 수많은 차별이 존재한다. 같은 일을 해도 비정규직은 정규직 대비 50%의 임금밖에 받지 못하며, 여성에 대한 임금의 차별 고용의 차별 승진의 차별 너무나 만연하다”고 한 뒤 “장애인들은 이동의 자유와 함께 고용의 기회조차 박탈되어 있습니다. 성소수자들을 혐오하는 발언들이 이들을 노동현장에서 침묵하게 만든다”고 설명하며 “민주노총은 일터를 넘어우리 사회의 모든 차별을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그것이 이 사회를 야만에서 문명으로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당시 현대자동차 구조조정 1순위는 식당 여성노동자, 2순위는 맞벌이 부부 중 여자, 3순위는 회사에 가족이 같이 다니고 있을 시 여자였다. 구조조정을하면 먼저 잘리고, 여성의 일로 분류된 노동은 비정규직이다”라고 한 뒤 “저 국회가 차별금지법을 깔고 앉은 지 15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나중에’는 지금 당장이다. 오늘이 그날이다. 4월이 가기전에 차별금지법 제정하라”고 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의 이드 활동가는 “지금까지 다닌 직장 중 커밍아웃을 한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저의 성소수자 정체성으로 인해 어떠한 불이익과 폭력 상황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으로 인해 노동자로서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고 이해받고 존중받는 삶. 그 미래를 앞당겨줄 하나의 방법으로써 성소수자 노동자로서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적극 지지하며 정치권에 요구한다”고 했다.

섹알 마문 이주노조 부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은 ‘고용허가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이직의 자유가 없다. 사실상 자기가 공장을 그만 두고,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권리조차 뺏기고 있는 것”이라며 “똑같은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이주노동자들도 그 길에 같이 투쟁하겠다”고 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이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이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사람은 이동해야 교육받고 노동하며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다. 2007년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됐는데도 여전히 장애인은 사회적 차별을 당하며 살고 있다”이라고 설명했고,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사무총장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노동의 차별지대에 머물러 있다.차별금지법은 차별을 옹호하는 세력과 차별지대에서 생존하며 버티고 있는 수많은 이들과의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15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이종걸 한국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 활동가(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의 권한에만 몰두하고, 시민들의 차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평등이 당신들을 심판할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차별금지법과 평등법을 제정하라”고 경고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도 발언을 보탰다. 윤 위원장은 민주노총 기자회견 직후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언론·미디어단체 기자회견에서 “전장연 동지들의 시위에 대해 시민불편 프레임으로 접근하고,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박경석 전장연 대표를 위압적인 시선으로 내려다보면서 토론하던 모습은, 미디어현장의 구조화된 차별적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하며 “선거때만 되면 표 달라고, 이번엔 차별금지법 만들겠다고 수년동안 약속을 만발해왔다. 보름 남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약속을 우리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약속을 지킬 기한이 다 됐다”고 촉구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언론·미디어단체 기자회견에서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언론·미디어단체 기자회견에서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섹알 마문 이주노조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섹알 마문 이주노조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정진우 유니온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정진우 유니온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언론·미디어단체 기자회견에서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언론·미디어단체 기자회견에서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발언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