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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호/옥중서신-포항건설노조 지갑렬 부위원장
북풍은 어김없이 찬 기운을 동반하여 시린 어깨위에 한기를 한층 더 얹어놓고, 머물고 있는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좋은 인연만큼이나 악연도 나를 성장시키는데 필요하단 말이 진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속되어 수감생활한 지 4개월을 접어들면서 나를 다스릴 줄 아는 인내심과 다독을 통해서 마음의 양식을 한껏 섭취하다보니 어느 새 사리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부여된 것 같습니다.
먼저, 이광열 사무국장 동지와 좋은 일 하시는 구노회 동지들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헌신적으로 봉사하시는 모습들을 지나칠 수가 없어서 소식을 전하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다달이 보내주신 소식지와 영치금·품에 대해 감사함을 드리며 진작에 고마움의 답례를 보냈어야 했는데 염치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포항지역 건설노동자들에게 있어서 82일간 파업투쟁을 통해 많은 아쉬움과 18년의 노동조합 역사를 자랑하던 지역노조가 이번 쟁의과정을 통해서 많이 위축되었는건 아닌지, 동지애로 들끓던 투쟁의 목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게 들려오건만...
최소한의 방어권마저 없애기 위해 자본과 공권력은 싹쓸이 구속을 통해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던 그들에게 생 징역을 살게끔 하는 현실에 한숨과 아쉬움이 스며 나옵니다.
올바른 자본주의란 분배를 통해서 자본과 노동이 수평적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 그것은 노조가 존재해야 만이 자본과 노동이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들 하는데, 갈수록 심해지는 노동탄압은 발전된 세월을 거꾸로 흐르겠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동자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정통성 있는 민주노조 아래 노동해방을 외치며 승리하는 그 날을 그려봅니다. 물론, 아직도 다수의 비겁한 기회주의자들은 자기네 비겁을 은폐하기 위하여 고의적으로 악선전을 하고 방해함을 서슴지 않고 있음에 마음이 슬퍼지기도 합니다.
2심 항소를 위해 대구에 수감되어 있는 28명의 동지들과 포항에 수감되어 있는 저를 포함한 8명의 동지들게 힘내시라고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생소한 경험에 낯설고 고독과 외로움이 밀려와도 혼자서 이겨내야 할 동지들게 좌절하지 말고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 동지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심정으로 지켜나갈 것을 부탁하고 싶습니다.
분명한 것은 법은 처벌만이 목적이 아니라 반성을 시켜 새 사람을 만드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어머니 가슴처럼 평안하게 법이 집행되어 하루 빨리 자유의 몸이 되어서 다들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만을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이곳 독거방에서 수용생활 하다 보니 작은 일에 감사하고, 감동하며 눈물을 훔칠 때가 많습니다. 그새 마음이 소심해지고 약해졌나 싶어 걱정도 했지만, 그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다들 가난이 주는 겸손한 마음과 잔잔한 감동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신보다 그 누구를 위해서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어 살고 싶지만 그렇게 살기란 참으로 힘들 것 같습니다.
구노회 동지들을 소식지로 접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세상에 보이지 않게 훌륭한 일을 하시는 마음이 따뜻한 동지들게 추운 날 힘내시라고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구속노동자 후원회 동지들, 힘내십시오! 파이팅!!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2006. 11. 30
지갑렬/포항지역건설노조 부위원장/포항교도소 구속수감

"용기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 대한 저항이며 극복이다" (마크 트웨인)

민주노총  kctu@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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