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자 금속노조 경기지부 경기금속지역지회 이젠텍 분회 부분회장=노조를 처음 만들 때 민주노총은 거대한 노동자 조직이며 위원장 지침으로 현장이 조직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1년 넘는 투쟁을 통해 ‘민주노총은 소규모 영세사업장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조직일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노동자들의 생존권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우리 분회 투쟁에 함께 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꼭 풀었어야 했던 문제들을 풀지 못했다. 몇 해 전부터 이야기한 한미FTA 협정 저지투쟁이나 노사관계로드맵 분쇄투쟁은 준비되지 못했다. 현장 눈높이에 맞는 교육과 조직사업이 필요하다. 우리는 현장을 함께 조직하고 투쟁할 수 있는 지도부를 원한다.
노동운동의 위기를 말한다. 이는 노동조합의 위기이고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의 위기이며 1천5백만 노동자의 위기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변화하는 시기에 적극 대응하는 투쟁을 전개한다면 새로운 노조운동의 활로를 개척할 것이고, 수세적으로 대응한다면 노동운동은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위로부터의 혁신을 일궈내야 한다. 아래는 준비돼 있다. 문제는 윗단위에서 아랫단위의 결의를 재단하고 투쟁을 방기하는 것이다. 민중의 삶은 군부독재시대 만큼 피폐해졌고 노동자들의 삶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말로만 투쟁하는 간부들은 조합원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며 말로만 행동하는 조직은 기반을 잃어버릴 것이다. 위로부터 혁신한다는 것은 조합원들의 요구를 저버리지 않고 투쟁하는 조직과 간부만이 새로운 기틀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파적 이익을 떠나 노동자들과 함께 할 간부들을 원한다. 우리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정치모리배들의 국회처럼 무산되고 폭력으로 물드는 것을 보았다. 이것은 민주노조 깃발아래 서 있는 우리에게는 충격이었다.
자본은 노동자들의 단결을 막고 갈라치기 위해 직급 성과급제 포상제를 만들었다고 배웠다. 그러나 단결해서 노동자의 권리를 찾겠다는 우리 안에서도 정파니 흐름이니 좌파니 우파니 이야기한다. 1년이 넘는 투쟁과정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라는 사실이다.
새롭게 건설될 5기 민주노총은 소수를 존중하고 열린 마음으로 각 정파의 의견을 수렴해 운동의 시발점들을 마련해야 한다. 사회진보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파벌이익에 우선해 조합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저버린다면 민중의 삶을 자본가들에게 넘겨주는 반민중적 과오를 저지르는 것이다. 민중의 삶과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투쟁하는 민주노총을 기대한다. 믿음과 신뢰 속에 현장을 중심으로 힘차게 투쟁하는 5기 민주노총 지도부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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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엄선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춘천시협의회 의장=민주노총 5기 선거를 통해 이번에 새롭게 선출되는 지도부는 정권과 자본의 탄압과 횡포를 겪고 있는 80만 조합원, 나아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칼바람 아래 신음하고 있는 1천5백만 노동자계급에게 희망을 주는 민주노총으로 거듭나도록 하는데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의 일상화로 비정규직이 확산되고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노동자, 민중들은 삶의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수구보수 재벌언론들은 그 주범인 자본주의의 모순과 정권, 그리고 자본의 탄압에는 눈을 감고 모든 것을 귀족 노동자 운운하며 정규직 노동자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은 정권과 자본의 공세에 제대로 된 대응 한번 해보지 못하고 계속 밀려온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급기야는 비정규직 악법과 노동악법이 통과되는 것을 두눈 뜨고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 까지 왔다.
80만 조합원과 전체 노동계급의 구심이 되고 보호막이 되어야 할 민주노총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에 자본가계급은 민주노조에 대한 공격을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강원지역만 하더라도 우진산업, 상해원노조, 호반장례예식장노조 등이 자본의 노조 말살 책동에 신음하고 있다. 특히 풀무원노조는 2004년 파업이후에 회사측이 체계적으로 노조탄압을 자행, 부당해고와 일방적 전환배치 등 노조말살을 위한 온갖 획책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노사정 교섭의 경험을 통해 현장의 투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정권과 자본과의 대화가 얼마나 쓸모없으며 총파업을 조직하는 조합원들에게 혼란만을 가중시키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였다. 이제는 자본의 신자유주의 정책 강행의 들러리인 노사정대화를 폐기하고 말로만 하는 투쟁이 아닌 단 한번을 하더라도 정권과 자본에 실질적인 타격을 줘서 민주노총의 요구를 쟁취할 수 있는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민주노총의 5기 지도부는 혁신을 통해 진실로 80만 조합원들이 희망을 걸 수 있는 민주노총, 1천5백만 전체 노동자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민주노총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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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제주본부 법규차장 고경하=90년대 초반부터 몰아친 자본과 정권의 신자유주의 공세를 민주노조운동은 제대로 파탄시켜 내지 못했습니다. 이는 지난 98년 파견노동과 정리해고 수용으로 나타났고, 그 후과로 한국사회에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노동자의 60%에 육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작년 11월과 12월에 비정규확산법과 노동법개악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순간에도 민주노조운동 진영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적었고, 결국은 자본과 정권의 입맛에 맞게 법이 통과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여기서 좌절할 수 없습니다. 민주노총을 혁신하고, 민주노총으로 단결하여 자본권 정권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대담한 역공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역공을 준비하고 책임져야 할 지도부가 이번 5기 임원선거에서 선출됩니다.
5기 임원후보로 출마한 모든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살펴보았습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지 조합원들에게 약속한 정책과 공약을 지킨다면 민주노총을 혁신하고, 민주노총으로 단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난 과정과 현재의 선거 국면을 보면서 큰 문제의식을 하나 갖고 있습니다. 모든 후보가 민주노총의 혁신과 단결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임원선거에서 조차 정파간에 서로 헐뜯는 선거 운동이 되고 있습니다. 선거가 이렇게 네커티브한 방식으로 흐른다면 우리는 선거 이후에도 결코 민주노총으로 단결하기 어렵습니다. 정파간에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의견이 다른 것은 정책과 공약을 내걸고 토론하고, 대의원동지들과 조합원동지들이 판단하면 됩니다. 그리고 선거 이후 어느 후보가 당선 되든지 자신들의 정책과 공약뿐만 아니라 상대 후보의 좋은 정책과 공약은 과감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되어야 진정 민주노총을 혁신하고, 민주노총으로 단결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가 정파간에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진정 민주노조운동을 다시 바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후보가 선거운동에 임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선거 이후에는 민주노총을 혁신하고, 민주노총으로 단결하여 자본과 정권의 공세에 파열구를 내는 투쟁에 모두가 전면에 나섰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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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금호타이어 조합원 김승철=총파업, 한번을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후보가 되길 바란다. 우선 지난 10여 년간 그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민주노총의 자랑찬 역사를 지켜오신 수많은 선배님들과 동지들의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로서 전노협과 민주노총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과정에서 흘렸던 피땀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작금의 민주노총의 현실에 정말 가슴이 답답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우리 사업장은 민주노총 화섬연맹 산하의 주력 사업장으로서 그동안 총연맹의 지침을 나름대로 충실히 수행해 왔다. 하지만 매번 정치파업에 동참하면서도 별반 바뀌지 않는 현실에 조합원과 간부들이 지치고 패배적인 경향으로 흐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한번을 하더라도 제대로, 80만 민주노총 조합원 전체가 총파업으로 일어서는 투쟁을 조직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되었으면 한다. 제조업 이외에는 전혀 움직임이 없는 총파업은 이제 허무하기조차 하다. 민주노총의 임원과 간부들이 전국의 각 지역 사업장을 방문하여 총파업 조직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제조업 사업장 이외에는 그 효과가 미비했다고 본다. 이러한 사업장의 조합원들은 로드맵과 같은 법안이 자신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공, 사무, 보건, 건설, 화물, 서비스 등 산하 전체 연맹이 총파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지혜와 전략이 제대로 구현되었으면 한다.
이번 민주노총 5기 선거는 어떤 이유와 명분이던지 지난 민주노조 운동의 기세와 의지가 분명히 확인되고 실천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되어야 하며 또한 결의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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