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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막바지에 이르자 후보토론회는 새로운 화두가 생겨나기 보다는 그동안 토론회에서 언급된 쟁점들이 재론되는 수준이었다. 즉, 그만큼 특정쟁점에 후보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날 토론회에서 각 후보는 기조발제를 통해 기존의 주장을 다시 정리했고, 상호토론에서는 주요하게 직선제와 노사정 교섭 등에 대한 입장을 나눴다. 특이할만한 점은 질의응답 또한 직선제 문제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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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기조발제</b

기조발제에서 기호 1번 양경규-김창근 후보조는 노동운동의 사회변혁이념이라는 기초 위에 비정규직운동을 중심에 세우고 지역중심의 계급산별과 민주노동당의 계급성 강화를 주장했다. 또 한국노총과의 단절을 분명히 하는 가운데 계급성이 강화된 당을 중심으로 한국진보연대가 재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번 이석행-이용식 후보조는 현장이 곧 민주노총임을 재차 강조하며 현장대장정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현장에 희망이 있음을 밝히는 한편 내부 단결을 훼손시키는 정파갈등을 극복키 위해 ‘노동운동혁신위원회’를 통한 의견 수렴을 제시했다. 또 100만 경선을 통한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선출을 주장하며 참 연대의 의미를 되새겼다.

3번 조희주-임두혁 후보조는 지난 토론회에 이어 이번 선거가 뚜렷한 쟁점이 있음을 거듭 주장했다. 투항주의와 투쟁, 사회적 교섭주의와 사회적 투쟁, 패권주의와 민주주의 각각이 대립하고 선택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나아가 노동운동은 현재의 무기력에서 벗어나 민주노조운동을 노동해방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선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b>상호토론</b>

상호토론에서 3번 진영은 26일 대의원대회에서 임원선출 전에 직선제 규약개정을 할 것을 못 박자고 다시 제안하고 나섰다. 1번과 2번은 동의했지만 2번은 회순이나 처리절차의 문제는 대의원들이 민주적으로 선택할 문제이며 대대 사수를 위한 노력으로 뒷받침하자라고 덧붙여 다소간의 차이를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1번과 3번 후보조는 직선제에 대한 진정성 문제로 확대해 문제제기 했다.

교섭에 대한 관점도 주요 토론주제였다. 모든 후보가 노사정교섭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관련한 2번 후보 측의 문제제기에 대해 3번 후보는 노사정위 전면폐기를 주장하면서도 노동자양보를 전제로 깔지 않는 최임위에는 참여할 수 있음을 확인해, 교섭과 관련해 이견만이 드러났던 이전의 상황과는 다른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다. 노사정위 교섭 문제는 1번 후보조와 3번 후보조에 의해 재차삼차 제기되기도 했는데 2번 후보조는 교섭권은 노동3권 중에 하나임을 언급하며 교섭을 가벼이 여기는 태도의 무책임함을 지적함으로써 답했다.

<b>방청석 질의응답 </b>

선관위는 이날 서울 토론회는 다른 지역에 비해 방청석 질의가 많았다고 확인했다. 질문은 주로 직선제 문제에 집중됐고 세 후보조는 모두 이전과 다르지 않는 의견을 드러냈다. 그밖에 공통질문으로는 국고보조금, 이주노동자, 특고노동자 문제 등이 나왔다.

국고보조금에 대해선 2번과 3번이 확연히 달랐고 1번은 경계해야 한다는 선에서 정리했다. 반면 2번은 우리 세금을 다시 찾아오자는 관점으로 사회기금이나 비정규기금으로 쓰면 문제가 없음을 주장했고, 3번은 어떠한 경우라고 재정의 자주성은 타협할 수 없다며 조합비 정률제를 주장했다.

이주노동자 대책과 관련해서는 공히 세 후보조 모두 마땅히 차별은 철폐돼야 하며 민주노총 차원의 대책이 필요함을 공감했다. 그러나 모두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특고문제도 마찬가지로 세 후보조 모두 개별 투쟁이 아닌 특고 전체의 연대투쟁으로 돌파할 문제임을 밝혔다.

이날도 각 후보조들은 자신들의 정견을 주장하면서도 상대를 향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정파갈등으로 매도하는 패권주의”, “차라리 현장에 내려가 현장활동 해라”, “말만 앞세우는 이론이 없어서 우리가 힘드나 운동은 대중과 현장에서 시작”, “입으로 결의는 했으나 투쟁하지 않고 평가만 난무하는 모습” 등의 날선 말들이 오갔다.

<b>부위원장 합동유세</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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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위원장 사무총장 후보조들의 정책토론회 앞 순서에는 질의응답이나 토론 없이 부위원장 후보들의 유세가 있었다. 현장에서 제비뽑기로 정한 순서에 따라 7번 주봉희가 선두에 섰다. 주후보는 비정규직 사업에 몸 바칠 비정규직 부위원장의 필요를 확신했고 4번 진경호 후보는 통일의 열정을 비정규직투쟁의 열정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다짐했다.

2번 배강욱 후보는 전통적인 투쟁대오에 의존하는 한계를 넘어 넥타이 투쟁대오를 조직할 수 있는 대안을, 5번 노명우 후보는 공무원노조 투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성 강화를 책임지는 투쟁을, 6번 김영길 후보는 진보진영총단결체 강화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비약을, 3번 문영만 후보는 조수원 김주익 등 열사의 뜻을 이어 노동계급의 희망과 계급산별 건설을, 8번 허영구 후보는 다국적 투기자본을 앞세워 수탈하는 신자본주의에 대응하는 노동운동의 저항을, 1번 양동규 후보는 부패비리와 사회적 교섭주의를 뿌리 뽑고 양극화를 쟁점화시키는 현장투쟁을 각각 강조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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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명부 부위원장 2번 김지희 후보는 사람이 사람다운 세상에 대한 겪이지 않는 신념으로 결의를 책임지고 회피하지 않는 투쟁을 세워내겠다고 유세했다. 다음으로 1번 김은주 후보는 비정규직의 대다수인 여성노동에 대한 체계적인 고민과 정책의 마련을, 4번 정영자 후보는 98년 현자정리해고투쟁의 치열함으로 여성비정규직을 투쟁의 주체로 세우겠다고 외쳤으며 3번 진영옥 후보는 뜨거운 동지애와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믿음으로 단결투쟁 강화를 결의했다.

이 과정에서 허영구 후보는 보수언론에 대항해 민주노총 중앙은 물론 각 연맹과 지역, 단위노조 지부의 언론과 선전역량을 집중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아 일부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b>전국을 거친 후보토론회의 방청객 질문들</b>

전국을 돈 토론회의 방청객 질문은 후보자들의 상호토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직선제와 노사정위문제 그리고 특고와 비정규직 투쟁 등이 질의의 주류를 이뤘고, 창원의 경우에는 8개의 질문 가운데 7개가 산재법개혁 문제를 물어 압도적인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전과 서울, 대구 등에서는 지도부 비리문제, 법내 진입과 관련한 공무원노조 문제, 산별집단탈퇴, 대대폭력, 정파문제 등 후보들이 예민하게 토론했던 내용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정치방침과 사회연대전략에 대한 고른 관심도 보여줬다. 반면 앞서 서울서 나온 이주노동자운동과 함께 창원에서 통일운동 그리고 서울에서 반전운동의 문제가 소수질문으로 제출되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또 노동부문 할당 최고위원, 중앙위원, 대의원들의 당 활동 강화를 위한 대책을 묻는 특색있는 질문이 제출되기도 했다.

한편, 선관위 주관 공식토론회는 이날 서울 대토론회를 끝으로 일단락됐다. 26일 민주노총은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어 그 자리에서 마지막 합동유세를 갖는 한편 차기 집행부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다. 후보자들 사이의 '경쟁'이 '현장의 화제'로 회자되는 가운데 불꽃공방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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