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

가래, 지저분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고마운 존재다. 성분 대부분은 물이며 일부 면역항체와 단백분해효소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성분은 호흡기 계통의 기관지 표면을 살짝 덮어줘 세균과 먼지의 침입을 막아 ‘방패’ 역할을 한다. 건강한 사람이 하루에 분비하는 가래의 양은 10∼20cc 정도다. 무의식적으로 삼키거나 호흡할 때 증발하므로 거의 느끼지 못한다. 호흡기계통에 염증이 생기면 분비물 양이 50cc 이상 많아진다. 따라서 일단 가래가 나오면 병이 생겼다는 경보일 수 있다. 가래가 아침에 많은 이유는 잠잘 때 가래를 뱉지 못해서 호흡기에 고여 있던 가래가 한꺼번에 나오기 때문이다. 반면 오후에 많다고 하는 사람은 나쁜 공기를 많이 들이마셔 분비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삼키기보다는 뱉는 게 좋다. 그러나 삼킨다고 해서 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가래에 세균이 묻어 있을 수 있지만 위에서 대부분 죽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핵환자의 경우 가래를 삼키면 결핵균이 장에서 자라 장결핵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전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래를 함부로 뱉어도 안 된다. 조금씩 만들어지는 가래는 맑은 색의 점액이다. 하지만 담배나 공해 등 나쁜 공기를 들이마시면 색깔이 지저분해진다. 수주 이상 가래가 누렇게 나오면 호흡기에 질병이 있는 것이라고 한다. “가래를 묽게 해 배출을 쉽게 한다고 선전하는 진해거담제는 효과가 거의 없으며 물을 많이 마시고 가습기를 사용하면 좋다”는 게 전문의의 충고다. 가래가 심해 저녁이나 새벽에 가래 끓는 소리와 기침을 심하게 하면 △몸을 엎드리거나 옆으로 하고 △몸을 기울여 머리 쪽을 낮게 하면 일시적으로 호전된다. 손바닥으로 가슴이나 등을 두드려 주는 것도 좋다.
박성식 기자 bullet19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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