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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편지 “노예처럼 사느니,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

안녕하십니까? 저는 건설노조 1차 공안탄압(2003년 9월-) 시기에 충남건설노조 노조활동을 복원하고자 연맹에서 파견돼 활동했다는 이유로 1월 17일 구속된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 정 성훈입니다. 당시 충남건설노조 집행부와 활동가들이 모두 구속기소 됐는데 그들은 토목건축협의회(연맹내 기구) 차원으로 진행된, 현장 활동 복원을 위한 파견자들이었습니다.
건설노조는 2003년부터 꾸준히 구속자를 배출(?)하고 있고 최근에도 충남건설노조 하동현 위원장도 동지들의 도움을 받았기에 건설노조 공안탄압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작년 한해는 건설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던 한 해였지만 많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6월 한 달 간 대구를 발칵 뒤집어 놓은 대구경북건설노조의 파업투쟁, 하반기 하중근 열사와 함께 총 자본을 향해 투쟁의 비수를 날렸던 포항건설노조 동지들, 토목건축협의회의 44일간의 올림픽대교 주탑 고공농성, 그 뿐만 아니라 덤프,레미콘,타워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건설노동자들의 분노에 찬 투쟁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더러운 자본가들의 법, 그 잣대로 내려진 수많은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대량 구속과 실형이라는 중형 선고였습니다.
지난 몇 년 간 건설노동자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비롯한 비정규직 동지들의 처절한 절규와 투쟁이 계속됐습니다. 광폭한 자본과 정권 탄압은 구속, 손배 가압류, 해고라는 피의 보복을 하며 노동자 목줄을 죄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절망’이라는 게 이런 것인가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미친 노무현 정권은 겨우내 비정규 악법과 노사관계로드맵을 날치기와 폭력으로 처리하더니, 수많은 민중들이 반대하고 있는 한․미 FTA도 강행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등 여전히 살얼음판 같은 암울한 정세가 이어지는 듯합니다. 밖에서 느끼고 계시는 동지들은 더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동지들이 “노예처럼 사느니,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하겠다”는 결의로 싸우고 있으며, 그 동지들이 서로의 희망이며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며칠 전 민주노총에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관료적 지도부같은 모습을 버리고, 진정으로 비정규직 철폐투쟁과 함께하는 지도부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얼른 출소해 저도 투쟁 대열에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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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경기서부건설노조 조합원 (천안구치소 수감)
옥중편지 “안동교도소...변기에서 쥐 올라오고...”

반갑습니다! 화물연대 충강지부 홍보부장 박경연입니다.
정해년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한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는 안동교도소의 불합리한 교정행정 및 교정시설에 대해 교도소 관계자 분들에게 누차 시정 조치를 부탁드렸지만 매번 제 요구는 시정되지 않고 있어서 밖에 계신 동지들께 이렇게 글을 드립니다.
지금 안동 교도소 교정행정과 시설은 문민정부의 교정행정이 아닌, 정말 유신독재정권의 모습을 방불케 합니다.
출역(기결수에게 강요되는 쥐꼬리만한 일당의 강제 노역) 문제만 하더라도 개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무조건 강제 출역을 요구합니다. 출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무조건 징벌과 조사 수용을 벌입니다. 정신질환 환자나 대인기피증 환자들도 사정은 다를 바 없습니다. 개인 권리와 인권은 뒷전이고 출역을 우선으로 하다보니 공장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징벌방을 오가는 일이 빈번하고 그러다 못해 자기 몸에 자해를 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교정시설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합니다. 아직까지 푸세식 뺑기통(변기)에서 쥐가 올라오고 이불 하나 제대로 올려놓을 공간이 없어 식기 탁자 위에 이불과 식기를 함께 올려놓고 그 식기로 다시 식사를 합니다. 는 실정이며 위생이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황이며 방 안에 선반 하나 제대로 없는 교정시설, 정말 이곳이 문민정부에 걸 맞는 교정행정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이곳에 있는 재소자분들도 인권과 권리가 있고 인간답게 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안동교도소의 불합리한 교정시설과 행정이 철저한 배일에 가려진 것을 빠른 시간 내에 바로 되찾아 참된 교정행정으로 바뀔 수 있도록 연대 부탁드리며 더 이상 재소자 분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제 편지가 도착하는 대로 각 지역 산하조직 동지님들께 알려주시고 많은 홍보 부탁드립니다.

안동교도소에서

박경연/민주노총 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연대 충북강원지부 홍보부장 (안동교도소 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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