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요구안 발표...2010년 최저임금, 시급 5,150원(월 1,076,350원) 요구

4_JH_8873.jpg 
'최저임금 인상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 주최로 28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이명익기자/노동과세계

2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가 2010년 최저임금을 시급 5,159원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최저임금은 임금 최저수준을 법으로 정해 저임금 노동자 최저생계를 보장하는 한편, 날로 확산되는 소득양극화와 노동빈곤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노동자 최저생계를 유지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며, 경제위기 극복으로 이어지기에는 어림도 없는 수준.

올해 적용되고 있는 최저임금은 지난해에 비해 고작 6.1% 인상된 금액이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3.8% 인상된 것에 비교하면, 실질적 인상률은 2.3%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일부에서는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올랐다고 볼 멘 소리를 하고 있다.

최저임금연대는 28일 오후 2시 참여연대에서 최저임금 인상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2010년 최저임금 시급 5,150원(월 1,076,350원)을 요구했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대표는 “이 경제 난국시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안타까운 계층은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잇는 ‘일하는 빈곤층’”이라고 말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체제가 구축돼야 국민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말하는 최저임금 수준 현실화는 저들이 늘 말하는 글로벌 스탠다드, 즉 국제기준에 맞추라는 것일 뿐”이라면서 “해마다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해 호소하고 운동하고 줄다리기하는데 사회적 비용과 역량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법 관련 조항을 개정해 전체 노동자 임금의 절반으로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음에는 최저임금 노동자 현장증언이 진행됐다.

2_JH_8901.jpg 
최저임금노동자로 이번 기자회견에 참여한 박명자 씨(오른쪽)가 도시철도 6호선 역에서 비정규직으로 힘들게 일하던 때를 회상하며 회견 중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이명익기자/노동과세계

도시철도 6호선 역에서 청소용역 일을 하는 박명자 씨는 “우리 정부는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임금을 적게 주고, 일 안하고 폼만 잡는 사람들에게는 임금을 많이 준다”면서 “현장을 반짝반짝 갈고 닦는 일이 너무 좋아서 적은 월급을 받고도 열심히 일한다”고 전했다.

박 씨는 “몸이 아프거나 집에 일이 있어 3일만 결근해도 그만두라고 하고 그만두고 나서 다시 일하려면 다른 사람이 들어와 있어 일할 자리가 없는 잔인한 비정규직”이라고 말하고 “저는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청소하고, 음식을 만들어 도시락 배달하고, 경로당 노인들 종이봉지 끈을 만들고, 시장 물건을 자전거로 배달하는 등 종일 일하지만 그래도 먹고살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박연자 씨는 또 “좋은 정치는 외국에서 수입했으면 좋겠고, 정치인들도 정년을 정했으면 좋겠고, 정치인들 월급이 너무 많으니 30% 정도 깎아서 노동자들에게 주면 좋겠다”면서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정의헌 수석부위원장과 한국노총 설인숙 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최저임금연대가 2010년 적용될 최저임금으로 요구한 시급 5,150원은 08년 노동자 평균임금 5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최저임금제도 취지를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 요구”라고 밝혔다.

이어 “최저임금제도는 많은 부족함을 안고 있지만, 여러 노동관계법 중 지난 10년 간 그나마 진일보한 방향으로 개정됐다고 평가받고 있는 유일한 제도”라고 말하고 “세계적으로 최저임금 적용 확대와 제도개선이 잇따르는 가운데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최저임금 억제와 법 개악 움직임은 더욱 우려스럽다”고 표명했다.

최저임금연대는 “임금은 노동자와 그 가족에게 목숨과 같다”면서 “오는 6월 본격화될 최저임금위원회 논의에서 노동계 단일요구안 관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고 “법정최저임금이 경제위기로 벼랑 끝에 몰린 저임금 노동자 삶을 보호하고, 올바른 경제위기를 실현하기 위한 장치가 될 수 있도록, 최소한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 절반수준으로 현실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