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벗어주며 어떻게든 협상을 타결하려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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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마지막 협상이 될 8차 협상이 지난 8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시작했다. 협상에 앞서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자동차 부문이 이번 협상의 핵심이다"라며 "미국업체들이 한국시장에서 평등하게 경쟁할 장을 마련하는 것이 협상의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커틀러 대표가 말하는 ‘평등’ 이란 무엇인지 지난 3월 1일 찰스랭글 등 미국의 대외 경제협상 관련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상하원의원 13명이 연서명해서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 잘 들어나 있다. 그 내용인 즉 슨, 한미FTA 협상에서 한국의 8% 자동차 관세는 즉시 철폐하고, 미국의 2.5% 승용차 관세는 15년 이상에 걸쳐 철폐하며, 관세 철폐 전까지는 매년 미국 차의 한국 수출 증가분 만큼 만 한국차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즉 한국에서 팔리는 미국차가 5,000대 늘어나면 미국에 들어오는 한국산 승용차 5,000대에 대해서만 2.5%인 관세를 면제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한국측은 미국측의 요구에 의해 자동차 세제개편안을 미국측에 제시한바 있으며, 개편안에 따르면 연간 40억달러의 세수감소- 결국 국민들의 세금을 채워야 할 - 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에 아직도 배가 고프니 더 달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지난 3월 5일부터 6일까지 워싱톤디씨에서 진행되었던 농업부문 고위급회담에서 한국측이 제안했던 ‘광우병 우려 미국산 쇠고기 관련하여 뼈 있는 해당 박스 반송 폐기하는 절차"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쇠고기 시장을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정도 되면 한국 협상단은 국민들의 건강을 심대하게 침해할 미국측에 요구를 거부하고 협상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친절한(?) 한국 협상단은 ‘해당 박스만 반송’안을 3월 중 시행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추가 협상을 통해 더 내 줄 수 있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미국측은 좀 더 밀어붙여 '백기투항'을 받아내겠다는 기세이며 뼈 있는 쇠고기 수입 과 함께 이를 지렛대로 고위급 회담에서 언급됐던 다른 영역 예를 들어 GMO(유전자조작식품)와 같은 협상에서 더 많은 실익을 챙기기 위한 한국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적재산권 분야는 서비스 분야와 함께 미국의 제일 관심사중 하나인데 미국측의 요구인 지재권 보호기간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보여진다.
세계은행이 지난 2002년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요구하는 지적재산권협정을 적용했을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볼 나라로 한국을 꼽았고 이에 따른 손해액만 한해 153억달러(약 14조6천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서비스무역수지 적자액 131억달러를 넘어서는 액수이다. 이러한 사실을 한국정부는 알고나 있는지 묻고 싶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이번 8차 협상에 모든 쟁점에 대한 합의를 추진하기 위해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하겠다고 한다. 말 그대로 ‘퍼주기 협상’과 ‘묻지마 타결’로 나가는 것이다.

이제 오직 국민들의 힘만으로 한미 FTA를 저지시켜야 한다. 정부와 보수언론이 3월말 한미 FTA 타결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87년 전두환도 6월 항쟁 전까지 자신의 장기집권을 확신했으며 당시 많은 언론도 이를 앞장서 홍보 했었다는 사실이다. 지금에 있어서 가장 무서운 적은 간부, 활동가들이 주눅 들거나 체념하는 것에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자. 한미 FTA 타결이 임박할 수록 그 검은 실상을 드러내 더 많은 국민들이 한미 FTA 반대대열에 동참하게 이끌어야 한다. 중요한 것을 국민들에게 얼마만큼 한미 FTA 본질을 알려내느냐 하는 문제다. 범국본은 TV 방송사에 기획시리즈를 섭외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많은 활동가들이 사이버 홍보 및 유인물 배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옆 사람의 손을 잡고 거리로 거리로 나오자. 서울에서는 8일부터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의 청와대 앞 노상단식농성을 시작으로 경찰의 불법 집회 금지 통보에도 불구하고 10일 범국민대회를 기세 있게 진행하고 12일부터 범국본 대표자 대표자들의 끝장 단식농성에 들어갈 것이다.

19일부터 단식농성을 확대해 나갈 것인데 자기 현장에서 하루 동조 단식 농성등을 진행하자. 그리고 또다시 6월 항쟁 같은 3월 25일 서울에서 대규모 투쟁을 만들어 낸다면 우리에게 승리의 가능성은 열려 있을 것이다.


<주제준/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상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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