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자산가 콜트경영주 노조무력화 겨냥 정리해고 일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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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대장정단 일행은 인천 부평에 위치한 <콜트악기 사업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1200억원 자산가인 사업주가 월 임금 1백만원에 불과한, 십수년동안 이곳에서 청춘을 바쳐 일하고 있는 노동자를 강제 정리해고 하려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87년도에 노조를 설립했는데 사측에 의한 강압적인 노조해산과 재설립을 번복한 끝에 2005년 민주노조가 설립돼 현재까지 이르게 됐다.

'콜트(Cort)'는 원래 미국인과 분할 소유했던 업체였지만 현재의 사업주(사장 박영호)가 2005년 주식을 모두 사들인다. 이후 사업주 박영호 사장은 유상증자 과정에서 1백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장은 현장대장정단 일행이 방문한 부평공장(본사)을 비롯해 서울, 대전, 남동공단, 인도네시아, 중국 모두 6곳.

한편 '콜트' 상표는 전자키타 등의 부문에서는 주문자상표 부착방식 부문의 세계 1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타 한 대당 가격은 최저 30만원에서 최고 440만원에 이르고 약 100여 종이나 되는 키타를 생산한다. 키타 한 대를 주문받아 생산하는 과정은 거의 10여 단계를 거친다. 원목 주물에서부터 연마를 거쳐 도장 완료, 출하까지.

이곳 노동자들이 일하는 작업환경은 대단히 열악했다. 주물부터 제품완료까지 분진과 유독성 물질에 노출된 노동자들은 직업병을 얻기 십상. 근육골격계를 비롯해 천식 등에 이르기까지 산업재해성 직업병 발발율이 높다. 하지만 사측은 작업환경 개선에 무관심할뿐만 아니라 임금조차 1백만원에 불과하다. 세계1위라는 고급 키타 한 대를 만드는 수고치고는 노동착취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이런 곳에서 콜트 노동자들은 평생 일해왔다. 평균 근속연수는 15년이다.

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사측의 탄압은 경영상의 이유라는 명목으로 급기야 정리해고로 이어진다. 2백여 명의 노동자들 중 180여 명이 조합원이었는데 올해 1월 정리해고 발표 후 그 숫자가 많이 줄었다. 그 과정에서 사측은 노노분열을 노린 교묘한 이간질을 벌인다.

이날 이석행 위원장은 "대충대충 싸우면 모두 죽는다"며 우려하고 "이런 때일수록 정리해고자와 그렇지 않은 조합원들 모두 반드시 이긴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며 투쟁중인 콜트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이에 대해 원학운 인천지역본부장과 콜트지회장 등은 "끝까지 이겨내자"며 "이 싸움은 인천지역의 새로운 투쟁"이라며 강조하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신념을 밝혔다.

[표시작]<b>콜트사업장 정리해고 저지 투쟁상황</b>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자본이 경영악화를 빙자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조치하며 강경탄압을 일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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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콜트악기지회는 오는 4월10일을 기한으로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콜트악기 노동자 56명의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 2월1일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해 3월26일 현재 53일째 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부평공단 소재 콜트악기는 지난 1월 시무식 후 “경영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리해고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전체 직원의 40%를 정리해고 하겠다는 계획을 전국금속노조 콜트악기지회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따라 사측은 직원 180명 중 70명을 인사고과·근태·개인수입·자산·상벌 등을 기준으로 정리해고 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달했다. 또 희망퇴직자 위로금 지급 기준을 담은 공고를 내고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그러나 콜트사측이 정리해고로 제시한 소위 ‘경영악화’는 근거없는 거짓말임이 노조가 입수한 자료에 의해 드러났다. 한국신용평가정보에서 조사한 신용분석 보고서에는 콜트악기의 종합신용등급이 ‘AAO’로 매우 건전한 상태다. 지난 2004년과 2005년 재무재표를 보면 매출액(당기순이익)이 각각 232억(7억), 214억(8억)으로 경영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리해고를 한다는 사측의 주장이 틀렸다는 노조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콜트악기는 세계 기타시장 점유율 1위(약 30% 차지)를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 박영호사장은 한국 부자 중 120위인 1000억대 부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콜트악기 사장은 정리해고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에는 고의로 1억원의 적자를 내기까지 했다.

조합원들은 콜트사가 정리해고를 하려는 것은 경영악화 때문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임금이 저렴한 인도네시아 공장을 키우고 부평공장 인원을 줄여 고가의 제품만 생산하기 위한 것이며,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실제 최근들어 부평공장 일이 부쩍 줄어든 사실이 조합원들의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콜트사 이외에 박영호사장은 콜텍이라는 기타 제조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콜트·콜텍사는 현재 부평본사 이외에 인도네시아, 중국, 대전, 남동공단, 서울 등지에 공장을 세워 악기를 제작하고 있다.

사측으로부터 3월13일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조합원 중에는 노조간부 9명을 비롯해 산재노동자와 모자가정 가장이 각각 5명씩 포함돼 있다. 해고될 경우 상대적으로 더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것이 자명한 조합원들이다. 더구나 통보자 명단에는 50세 전후의 형편이 어려운 중년여성들이 많고, 심지어 정년퇴임을 두 달 앞둔 조합원까지 포함돼 있어 어처구니가 없다. 콜트사에서 19년 동안 일했고 오는 5월 정년을 맞게 되는 김영희(55세)씨는 “이렇게는 죽어도 나갈 수 없다”며 사측의 해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콜트노동자들은 산재를 당하고도 제대로 된 치료나 요양조차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 노조에서 산재노동자에게 당연히 주어진 권리를 들어 휴식을 권해도 조합원들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산재를 입고도 정상근무를 해온 콜트사의 관행과 분위기 때문이다.

콜트악기노조에서는 얼마 전 149명 조합원들의 자가증상을 기초로 한 건강진단 설문조사를 펼쳤다. 그 결과 유기용제관련 의심자가 59.6%, 근골격계 유소견자가 46.2%, 천식이 37.5%, 만성기관지비염이 2.2%로 각각 나타났다.

콜트악기에서 일한 11년 중 6년 동안 무려 세 번이나 산재를 당해 왼쪽 두 번째 손가락 반 마디와 세 번째 손가락 두 마디를 잃은 이동호 대의원(43세. 도장반)은 “현재 25명의 산재노동자가 다른 부서로 발령받아 일하고 있다”며 콜트사가 산재다발 사업장이라는 것과 그에 대한 사측의 무성의한 조치를 고발했다.

[사진2]
이 대의원은 또 “대부분의 부서에서 일을 하다보면 엄청난 분진이 발생하는데 방독면을 쓰면 숨이 막히고 잘 보이지도 않아 그냥 방진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기타 몸체가 되는 나무를 다듬고 깎는 과정에서 큰 톱니들이 밖으로 돌출돼 있어 기계반에서 일하다 보면 손가락을 잘리기가 쉬운 실정이고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열악한 작업장의 실태를 토로했다.

방종운 금속노조 콜트악기지회장(50세)은 “어려운 노동조건 속에서도 먹고살기 위해 청춘을 바쳐 10년, 20년 일해 온 결과 사장은 천억대 갑부가 됐지만 우리는 20년을 다녀도 100만원 받아 그달 먹고 그달 사는 인생”이라고 말하고 “노동자들을 정리해고라는 이유를 만들어 나락으로 떨어뜨리려는 콜트사장의 조치에 대해 조합원들은 강력히 저항한다”며 이어 “악질콜트자본 박영호사장은 일방적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표시작]<b><콜트악기노조 투쟁일지></b>

-87년 8월3일 콜트악기 노동조합 결성
사측, 상여금 600%, 임금인상 5만원, 고교 학자금 노동조합 반납조건으로 제시
-87년 8월8일 콜트악기 노동조합 깨짐
-88년 4월5일 콜트악기 노동조합 재결성
사측, 문을 닫는다면서 50세이상 해고
재무구조 19억8천2백억 창사이래 큰 폭 흑자
300명 노조가입. 사측 분열책동으로 30명 남음
비노조원에게 회사가 약속불이행시 평균임금 1년치 지급할 것 합의
-89년 노동조합 하나로 됨
-91년 제임스 리 침탈
조합원 단결로 물리침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모범조합상 수상
-93년 노동조합 깨짐
정상추진위원회(사측)가 노조 장악
한국노총 금속연맹으로 상급조직 전환
-95년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민주적 지도부 당선
민주노총 금속연맹으로 상급조직 전환
-2002년 산별전환으로 금속노조 인천지부 콜트지회 조직
-2007년 1월~3월 현재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 중[표끝][표끝]

콜트사업장 방문을 마친 현장대장정단 일행은 대우자동차판매노조가 투쟁을 벌이는 부평 GM대우 투쟁사업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업무 중 졸지에 사망한 고 최동규 열사 시신이 안치된 채 투쟁을 벌이고 있다. 장례를 치르지도 못한 채 유족과 조합원들이 2백여 일째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현장대장정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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