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본부의 새로운 시도, 롯데시네마와 전격 계약

비정규,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에게도 영화를...
광주전남본부의 새로운 시도, 롯데시네마와 전격 계약

노동자들이 편하게 영화 한 편 보는 게 쉽지 않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비정규직들이 넘쳐나는 지금은 더할 나위 없다. 그것도 가족들과 함께라면 더욱 그렇다. 7천원(1매)이나 되는 비용이 적지 않다. 3~4인 가족으로 치면 2만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간식과 차비 등 함께 따라오는 경비를 합치면 4~5만원은 족히 들어간다. 그래서 한 달에 한번 가족 영화 관람이 노동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처럼 여겨진다.
이런 와중에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에서 ‘따끈따끈한’ 영화 사업을 펼쳐 화제다. 일반 시중 개봉영화를 저렴한 가격으로 노동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싼 가격으로 영화를 봐서 좋고, 영화업계 측에서는 다수의 고객을 유치해서 좋고, 노동조합에서는 조합원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을 일정 정도 보장함으로써 노조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데 활력소가 되고 있다.
광주전남본부는 작년 11월 롯데시네마(광주 2곳, 목포 1곳, 순천 1곳) 측과 △계약기간 5개월(11/1~3/30) △1인당 4천원, 총 4인(16.000원)까지 관람가능 △모든 영화 대상 등에 계약하고 민주노총 로고와 이름이 새겨진 티켓 2만매를 받아 올해 1월까지 각 노조를 통해 2만매 전체를 소화했다.
영화티켓 활용도도 높은 편이다.
광전본부는 비정규, 중소영세노조에 우선 배포했다. 또 노조 없는 비정규직들에게도 넓혔다. 전교조에는 대입시가 끝난 고3생들에 배포했다. 심지어 한국노총 사업장 노동자들에게도 연고관계로 요청이 있어 배포했다. 당시 CGV시네마는 롯데시네마에 관람객 1위 자리를 빼앗기자 광전본부에 면담요청이 들어오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지역본부의 영화사업은 최근 노동조합의 일상활동이 단임투 활동을 중심으로 치중하는 등 조합원들의 다양한 욕구 충족이라는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따라가고 있지 못하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 고무적이다.
광주본부 정찬호 교육선전국장은 이와 관련해 “회사 안에서의 문제의식에서 주5일제와 주말 여가 등 바깥으로의 발상전환을 통해 물질적인 지원을 일정정도 확보함으로써 조합원의 일상적인 삶을 접목시키는 하나의 사례”라며 “대공장사업장의 경우 영화사 측에서 스폰서 섭외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지만 지역본부를 통해 비정규직과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에게 혜택을 줌으로써 관심을 쏟게 한 것은 또 다른 의의”라고 말했다.
이어 정 국장은 “일상생활과 연계돼 조합원들에게 다가가는 다양한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런 사업을 꾸준히 안착시켜 비정규직 상담활동으로 연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상철 기자 prdeer@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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