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신/20:10]너무 아픈 동지여, 허세욱 동지여...
"죽음을 넘어 자주와 평등, 통일세상에서 고이 영면하소서"</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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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50분 현재, 서울의 밤은 촛불에 흔들린다. 허 열사 영면후 첫 촛불추모제가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앞에서 열리고 있다. 허세욱 열사는 이곳에서 15일동안 사투를 벌이다 결국 숨져갔다.

한미에프티이에이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오종렬 공동대표가 분노 가득한 심정을 열었다. 오 대표는 "허세욱 동지가 한미에프티에이저지 단식농성장에 찾아 오신 것이 바로 마지막을 준비하셨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됐다"며 "허 동지께서 외친 한미에프티에이 폐기는 범국본의 강령이고 유골을 전국 미군기지에 뿌려달라는 유훈을 반드시 집행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이석행 위원장이 뒤를 잇는다. 이 위원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허세욱 동지가 하셨다"며 빚진 마음, 아픈 심정이라는 말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석행 위원장은 "저는 현장을 복원시켜서 민주노총이 이 세상을 한번 바꿔보겠다고 누비고 다녔지만 정작 허세욱 동지의 백만분의 일도 못한 제 자신이 초라하다"며 허세욱 열사 영면에 대한 허탈함을 표시하고 "허세욱 동지께서는 분열되고 흩어진 조직 다시 굳건히 세워 미국놈들과 그 앞잡이 노무현 정권과 투쟁하라고 하신 것이고, 민주노총이 그 유지를 받들어 한미에프티에이 저지하고 이 땅에서 미국놈들 몰아내는 그날까지 어깨걸고 함께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또 김용환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허세욱 동지에게 분신을 사주한 건 바로 노무현"이라며 "한미에프티에이가 바로 노무현 정권의 종말임을 확신한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문경식 전농 의장도 "잘못된 정권을 없애버리라고 허세욱 열사가 부르짖고 있다, 하나의 힘으로 노무현 정권, 미국과 대적하자"며 투쟁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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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투쟁사 문경식 전농 의장]="잘못된 정권을 없애버리라고 허 열사가 부르짖고 있다. 한미에프티에이 박살내고 노동자, 농민이 주인되는 정권을 만들자...하나의 힘으로 노무현 정권, 미국과 대적하자"</b>

잘못된 권력은 많은 이들을 죽인다. 2004년부터 2007년에 이르기까지 많은 농민들이 농약을 먹었다. 또 두 분의 농민이 경찰에 맞아 돌아가셨다. 06년 또 한분의 노동자가 경찰에 맞아 죽었다. 이제 온몸으로 산화한 허세욱 열사까지, 수많은 애국민중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정권과 권력이 잘못해서 죽거나 자살하는 이들을 합하면 일년에 2만명은 될 것이다. 이런 잘못된 정권을 없애버리라고 허 열사가 부르짖고 있다. 한미에프티에이 박살내고 노동자, 농민이 주인되는 정권, 그것을 민중이 가져야 이런 비극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나의 힘으로 모아 대적하면, 하나의 힘으로 노무현 정권, 미국과 대적한다면 질 수 있나. 모두 다짐하자. 앞장서겠다.

<b>[보고/김용환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위원장]="병원과 화장터에서 노무현의 얼굴을 보았다... 허세욱 동지의 분신을 사주한 노무현 정권이 서민경제 전체를 미국에 상납한 한미에프티에이를 체결한 것이 노무현 정권의 종말임을 나는 확신한다"</b>

경기도당 위원장으로서 경기도에서 실시되는 재보궐선거 유세차 안산에 있었다. 그런데 한강성심병원에서 시신이 빼돌려져 안성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성시, 평택시 위원회에 연락했다. 성요셉병원에 허 동지 시신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기도당 당원들, 경기본부 조합원 동지들이 함께 도착했다. 특히 허세욱 열사와 함께 택시를 몰았던 한독운수노조 동지들이 모두 함께 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비를 맞으며 가족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그토록 자제했던 촛불을 켜들었다. 혹시몰라 한독운수분회 동지들을 중심으로 시신이 빼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밤새 지켜봤다. 새벽 6시 영구차가 도착하고 시신이 빼돌려진다는 걸 알고 영구차를 6대 차량이 &#51922;았다. 성남에 있는 앵생관리사업소로 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51922;아간 동지들이 성남화장장에 몰려들었다. 우리는 끝까지 그곳에서 한독운수분회 동지들의 투쟁끝에 가족들이 조합원에 한해 조문을 허용했고 나머지는 먼 곳에서 그것을 지켜봤다. 그런데 우리는 그곳에서 가족의 얼굴이 아니라 노무현의 얼굴을 봤다. 가족과 한강성심병원이 아니라 노무현이가 시신을 빼돌린 것이다. 한강성심병원이 무슨 힘이 있는가. 이렇게 외쳐대도 병원은 꼼짝 못하고 있다.

시신을 빼돌린 건 노무현이다. 김주열 열사가 최루탄이 누넹 박혀 죽어있을 때 이승만이가 하야하리라고 생각했던 국민은 없었다. 전두환, 노태우 등으로 이어진 한나라당 정권, 아엠에프로 나라를 말아먹던 한나라당 정권을 오십년만에 몰아내리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허세욱 동지의 분신을 사주한 노무현 정권이 서민경제 전체를 미국에 상납한 한미에프티에이를 체결한 것이 노무현 정권의 종말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잘 모를 것이다. 그러나 나는 확신한다. 이것이 노무현 정권의 끝장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font color=blue><b>[연대사/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저는 현장을 복원시켜서 민주노총이 이 세상을 한번 바꿔보겠다고 누비고 다녔지만 정작 허세욱 동지의 백만분의 일도 못한 제 자신이 초라하다... 허세욱 동지께서는 분열되고 흩어진 조직 다시 굳건히 세워 미국놈들과 그 앞잡이 노무현 정권과 투쟁하라고 하신 것이다"</b></font>

[사진3]저는 오늘도 택시노동자들의 최저임금 투쟁현장에서 함께 했습니다. 다들 최저임금만이라도 확보하겠다고 투쟁했지만 택시노동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목숨을 다하도록 운전해서 한달 고작 팔십만원을 겨우 가져가는 택시노동자들, 우리 허세욱 동지, 그 중의 한분이셨다.

노동자가 자기 현실을, 처지를 호소하지 아니하고 저희들이 하지못한, 저희들이 해야 할, 아니 제가 해야 할 일을 하셨다. 하지만 우리는 허세욱 동지에게 아무것도, 그 유지를 받들지 못해서 더 빚진 것만같은 마음이다. 슬플, 슬퍼할 마음조차도 갖지 못한지 모른다. 많은 이들이 현란한 구호와 현란한 선동을 할때도 말없이 묵묵하게 실천해왔던 허 동지이기에 더 가슴이 매어지는지도 모른다.

저는 현장을 복원시켜서 민주노총이 이 세상을 한번 바꿔보겠다고 누비고 다녔지만 정작 허세욱 동지의 백만분의 일도 못한 제 자신이 초라하다고 생각한다.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의 민주노총이 아니라 그늘진 곳에서 소외받으면서 한뼘 햇빛을 그리워하는 많은 민중들의 민주노총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그 일을 다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언제까지 슬퍼하고 마음 아파하며 눈물을 보일 수 없다. 허세욱 동지가 남낀 말ㅆ씀이 있다. "내가 비록 먼곳에 가있더라도 민주노총과 함게 끝까지 하고 싶다"는 유언을 남기셨다. 저희들과의 맹성이다. 조합원 동지들, 대표자 동지들, 다른 것 다 잊어도 이건 잊어선 안 된다. 허 동지는 민주노총에게 요구하고 있다.

분열되고 흩어진 조직 다시 굳건히 세워 저 미국놈들과 그 앞잡이 노무현 정권과 투쟁하라고. 이거 제대로 하지 못하면 깃발도 간판도 내려야 한다. 말로가 아니라 적지만 작은 실천부터 함께하자. 그동안 많은 투쟁을 해왔다. 하지만 우리가 허세욱 동지의 절박한 가슴으로 싸우고 있는가. 비정규노동자의 절박한 가슴으로 싸우고 있는가. 공장에서 &#51922;겨난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정으로 싸우고 있는가. 아니면 도시락이 없어서, 먹거리가 없어서 찬물로 배를 채우며 학교에 다니는 어린 아이를 생각하며 절박하게 싸우고 있는가. 이 자리에서 철저히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허동지는 우리에게 그걸 요구하고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동지들 이제 작은 걸음이라도, 작은 투쟁이라도 함께하자. 민중이 함께 하는 촛불투쟁이라도 함께 하자. 그 길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동지들 허세욱 동지를 가슴에 담고 그 유지를 받들어 한미에프티에이 저지하고 이 땅에서 미국놈들 몰아내는 그날까지 어깨걸고 함께 투쟁하자. 그길에 민주노총 깃발들고 굳건히 함께 하겠다.

<b>[여는말/오종렬 범국본 공동대표]="민중이 하늘이다. 민중의 힘으로 허세욱 동지를 하늘로 모시자...미국놈들 몰아내자, 미국놈 앞잡이 정권 끌어내리자"</b>

여러 동지들이 촛불을 밝혀들고 모인 곳, 이 모서리에 허세욱 동지가 꼭 계실 것같다. 허 동지가 항상 그랬다. 어디엔가에 계시다가 마지막 순간에 오셔서 수고한다, 애쓴다며 손을 꼭 잡아주시고, 뒷처리 청소를 하셨다. 광화문 열린공원 단식농성장에도 찾아 오셨다. 알고보니 그때는 이미 결심한 순간이셨다. 지금 알고 보니까...

이 단식갖고, 농성갖고 이렇게 집회랍시고 하는 걸 갖고는 도저히 아니라고, 안 된다고 허세욱 동지는 판단하셨다. 허 동지가 찾아 오셔서 힘이 못되드려서 죄송하다며 절을 하고 가다 돌아서다 하셨다. 그 허세욱 동지가 이렇게 엄청난 일을 하실지 몰랐다. 온몸이 숯덩어리가 돼 병상에 실려와 누워서까지 한미에프티에이 폐기하라고 외치고 외치셨다. 화기를 들이마셔 기도가 상하고, 패가 상한 허세욱 동지가 외치셨다.

이제 우리가 반드시 밝혀야 할 일이 있다. 이 죽음에 대해 밝혀야 할 일이 있다. 가족들은 허세욱 동지 특별수술, 피부이식수술을 반대했다. 피부이식수술 하지 않으면 절대로 살 수 없다. 수억마리의 균이 미국놈처럼 침범해들어오기때문에 피부이식수술을 해야 하는데 가족들이 반대했다. 생명의 불이 꺼져가는데 책임질 수 있느냐고 병원에게도 요구했다. 병원이 자꾸 회피했다. 가족이 동의하지 않는데 중수술을 할 수 없다고. 우리는 모든 것을 책임질테니까 생명을 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택 위원장, 민주노총 사무총장,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등 5명이 책임서명했다. 때문에 이 치료에 대해, 사후문제에 대해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런데 병원은 우리를 속였다. 돌아가신 바로 그 순간까지도 살아난다며, 2차 3차 수술을 한다며 거짓말을 했다. 우리는 희망의 등불이 살아온다며 기뻤고 기대했다. 그런데 그들이 속였다. 자기들끼리 사발통문을 돌렸다. 우리는 그걸 몰랐다. 어제 11시23분 운명한 시간까지도 몰랐다. 기관원을 통해 알았다.

허세욱 동지가 무슨 죄를 졌나. 허 동지 시신이 몰래몰래 누구 손에 의해 사라졌다. 우리는 물어물어 안성까지 찾아갔다. 유가족들은 조문조차 받지 않았다. 무릎을 꿇고 청원했지만 &#51922;겨났다. 동지들이 비를 맞아가며 철야했다. 그런데 새벽 6시에 누구 손길에 의해 화장터로 다시 끌려갔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화장됐다.

허 동지께서 한독동지들에게 남긴 말씀이 있다. "내 유골을 화장에 전국 미군기지에 뿌려달라"고. 이거 엄중한 명령이다. 집행돼야 한다. 허 동지의 유골을 전국 미군기지에 뿌려 괴롭혀야 한다. 이 나라를 식민지로 만드려는 미국을 &#51922;아내는 수호신이 되고자하는 열사의 명령을 집행해야 한다.

돌아가시면서까지 외친 한미에프티에이 폐기는 범국본의 강령이다. 생명을 걸어 받들 강령이다. 범국본은 노동자 농민 양심지식인 등 이 나라 민중의 힘으로 조직된 곳이라며 허 동지의 유훈을, 그 강령을 실현해야 한다. 한미에프티에이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민중의 벗이요, 스승인 허세욱 동지, 18일 장례를 모신다. 우리 손으로 하늘나라로 모신다. 그날은 하늘과 땅이 맞닿는 순간이 돼야 한다.

민중이 바로 하늘이라면 허세욱 동지가 하늘나라로 날아가는, 승천하는 그 순간 일만하고도 하나가 넘는 동지들이 어깨를 맞대고 하늘로 날아 올라야 한다. 여기 나와계신 5백여 동지들, 일당 백이라고 했다. 일당백은 여기서 실현된다. 18일 11시 민중의 힘으로 허 동지를 하늘로 올라갈 수 있도록 촛불을 들고 모이자. 눈물 흘리지 않아도 좋다. 함께 모여 허동지를 하늘나라로 꼭 모시자. 우리 정성이 하늘에 닿을 것을 동지들과 함께 굳게 믿는다. 동지들 힘냅시다. 촛불 높이 듭시다. 아, 허세욱 동지, 하늘나라로 모실 허세욱 동지를 생각하며 촛불을 들자. 미국놈들 몰아내자. 미국놈 앞잡이 정권 반드시 끌어 내리자.

<b>[1신/4월16일/19:00]한미FTA무효! 민족민주노동열사 허세욱동지 추모문화제 준비</b>

숨을 거둔지 14시간이 경과하자마자 다시 몸이 불태워진 허세욱 열사. 유가족들은 그를 무연고자로 처리하고 16일 아침 11시28분 화장을 시작했다. 50대의 노동자, 그의 몸이 한줌의 재로 변한 건 그로부터 90여 분이 흐른 시각, 그는 죽어서도 "미국놈을 괴롭히고 싶다"며 망국 졸속 한미FTA협상폐기를 안고 영면에 들었다.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앞, 저녁 7시부터 <한미FTA무효! 민족민주노동열사 허세욱동지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추모문화제를 5분여 남긴 시각, 병원 정문 앞쪽으로 열사를 추모하려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의 유훈을 되새기려는 지인들과 시민사회단체 성원 등이 몰려든다. 그들의 손에는 저마다 자신의 몸을 태워 주위를 밝히는 촛불 하나씩이 들려있다.

서늘한 서울의 봄밤은 한 민중, 한 노동자의 슬픈 초상으로 채워지고 있다. 평생 묵묵히 한길을 걷던 택시노동자이자 사회활동가였고, 늘 투쟁현장이라는 있어야 할 그곳에 서있던 열사가 촛불로 되살아난다.

촛불로 밝혀지는 서울 한강성심병원앞, 열사의 넋을 기리는 첫 촛불추모문화제가 열릴 찰나다. 민중가요 "벗이여 해방이 온다"가 나즈막히 흐르는 가운데 행사준비 성원들이 촛불을 정리 중이다. 길 곳곳에는 "열사의 뜻 이어받아 한미에프티에이 박살내자"는 하얀 광목천에 검은 글자가 새겨진 민주노총 펼침막이 걸려있다.

무대 앞쪽으로 오종렬 한미에프티에이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한상렬 목사,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 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최규엽 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장 등 장례대책위 대표단이 연좌해있다.

민주노총 총연맹 깃발을 비롯해 보건의료노조, 공공운수연맹, 금속노조, 서비스연맹, 공무원노조, IT연맹 등 산하조직 깃발이 보인다. 민주노동당,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반미여성회, 서총련, 전국철거민대책위원회, 한국청년단체협의회 깃발들이 솟았다.

그들의 가슴에 허세욱 열사가 심장처럼 박동질 치는 것 같다. 허세욱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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