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타결 미국현지 표정/특별인터뷰] 제프보그트(Jeff Vogt)-미국노총산별회의 국제경제정책전문위원

한미FTA협정=경제협력보다는 정치적 산물, 모든 노동자들에게 불리, 미국 다국적기업과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는 다른 나라 다국적기업들이 수혜자가 될 것, 최소한의 투명성 결여로 시민사회 목소리 반영 실패, 결국 허세욱 조합원 분신,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는 한미자유무역협정 강력 반대

<노동과세계> 편집국은 한미FTA협상 타결에 대한 미국현지 노동자들의 생각과 태도를 알기 위해 미국노총산별회의 국제경제정책전문위원인 제프 보그트(Jeff Vogt)씨를 인터뷰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한국 민중의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완강하고 용기있는 저지투쟁을 보았다"며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시민 사회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최소한 한 동지는 우리 목소리를 들리게 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자기희생 밖에 없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보그트씨는 "양국정부는 더 이상 비밀스럽게 협상하지 말 것"을 아울러 경고했다. <편집국>

협상이 타결된 정치적 배경에 관해 의견을 듣고 싶다=협상 타결 압박은 미 의회가 아니라 백악관으로부터 나왔다. 부시 행정부는 경제 및 안보 의제의 일환으로 자유무역을 추진해왔다. 미 행정부는 시장 개방이 항상 전체적으로 부와 더 많은 기회, 더 나은 안보를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 노동자와 많은 미 의회 의원들은 매우 다르게 바라본다. 미무역대표부(USTR)는 여러 쟁점들에 대해 미 의회가 깊은 우려를 갖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협정을 타결 짓기 위한 핑계로 무역촉진법안(fast track)을 이용해 밀어붙였고, 결국 타결했다. 부시 행정부의 오만함을 보여준다.

협상 타결에 관한 국민 여론, 언론, 미 의회의 분위기는 어떤가? 또한 현장 노동자의 의견을 포함하여 미국노총산별회의 내부 분위기는?=전국 규모 신문과 텔레비전은 협상 기간 동안에는 한미FTA에 대해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다. 협상 마지막 날이 돼서야 주요 신문들이 이 협정에 대해 언급했다. 이 기사를 다룬 신문들 대다수는 단순히 기본적인 사실만을 보도했다.(현재 양국간 무역 현황과 잠재적인 새로운 시장 접근에 대한 기대). 소수의 신문들이 (협정의) 문제점과 잠재적 영향 그리고 노동 단체, 몇몇 기업, 몇몇 의원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들을 설명했을 뿐이다. 불행하게도 영향력 있는 신문의 편집국은 자유무역을 열렬히 옹호하며, 당연하게도 이 협정의 비준을 주장했다.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의 경우, 우리 조합원들은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 이전 다른 협정과 마찬가지로, 이 협정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좋은 일자리를 거의 창출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자동차 노동자들 역시 이 협정의 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는 점점 더 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 자동차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에 대해서도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이 협정이 모든 노동자들에게 불리하며, 이런 이유로 반대되어야만 하는 협정으로 간주한다. 이미 미 의회내에서 반대 흐름이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두 개의 경향이 있다. 한 부류는 특정 미국 상품의 이익을 증진시키지 못한 최종 타협안에 대해 실망하는 의원들이다. 그러나 다른 한 부류는 (현재) 무역 모델에 대해 더 많은 우려를 갖고 있으며, 근본적으로 새로운 무역 협정 협상 방향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의원들이다. 물론 양쪽 모두의 흐름을 조금씩 갖고 있는 의원들도 있다.

어떠한 사회 세력들이 한미 FTA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나? 그러한 우려에 대한 USTR의 반응은 무엇인가? 한미 FTA를 밀어붙인 USTR의 주요한 변명과 이유들은 무엇인가?=현재까지 노동조합, 학자, 환경운동가, 소비자 단체 그리고 제네릭 약품 생산업자들이 한미 FTA에 반대의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내고 있다. 물론 몇몇 기업들과 농산물 무역 단체들이 이 협정에 우려를 표명했는데, 이는 한국산 수입품과의 잠재적 경쟁이나 그들 수출품의 시장접근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포드 자동차 회사는 공식적으로 협정을 반대했고, 대우를 소유하고 있는 GM은 그렇지 않다. 전반적으로 이 협정에 대해 기업들이 여러 가지(mixed)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새로운 현상이다. 경영계는 과거에 무역협정이 미국에 훨씬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무역협정에 대해 훨씬 더 열정적이었다. USTR은 경제적으로 거대한 기업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귀 기울이나, 시민사회의 우려에 대해서는 귀를 막고 있다. 그래서 이번 한미FTA에는 강력한 특허 보호 조항이 들어가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제약 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똑 같은 이유로 금융시장에 대한 상당한 개방(significant opening)도 포함돼 있다. USTR은 협정이 자신들의 지지자-거대 기업-에게 이로운 한, 미국 민중들에게 이롭거나 말거나 그것을 밀어붙일 것이다.

향후 FTA협상체결과 관련된 국회 비준이나 승인절차는 무엇이며, 미국 현지 비준 거부 가능성은 어떤가?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거부를 위한 향후 대응 계획은 무엇인가?=무역과 관련해 미국 의회에서는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 최근 랭글(Rangel)과 레빈(Levin) 의원은 페루, 파나마 FTA에 대해 민주당의 승인을 얻기 위한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는 다음과 같다. 1.ILO 핵심 노동기준 강제하고, 협정의 다른 장(章)과 똑같은 분쟁해결메커니즘 적용할 것 2.보편적인 다자간 환경 협정의 강제할 것 3.지적재산권 장(章, Chapter)에서 의약품 접근을 억제할 수 있는 무역관련지재권협정(TRIPS) 플러스 조항을 삭제할 것 4.조달부문을 수정하여, 특정 노동?환경 법률이 위협받지 않도록 보장할 것 5.미국 법 체계 아래 존재하는 것보다 더 많은 권리를 보장하지 않도록 투자 장(章) 수정할 것.
우리는 한미자유무역협정과 그 이외 협정(FTA)에서, 이러한 제안 혹은 더 많은 내용이 수정되도록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경영계와 부시 행정부는 이러한 수정, 특히 노동, 의약품과 투자 조항 수정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다. 우리는 민주당이 그들의 제안을 바꾸거나 양보안(less)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위의 수정들이 받아들여지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그것에 강력히 반대할 것이다. 왜냐하면 위에서 언급된 영역 이외에도 협정문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협정을 저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전국의 노조 활동가들과 연대하여, 미 의회가 한미자유무역협정을 거부하고, 다국적 기업에게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새로운 (무역)모델을 만들어내도록 요구할 것이다.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또한 최근 우리는 미 의회의 몇몇 핵심적인 인물들이 이번 협정은 대단히 불충분하게(poorly) 협상됐고, (이 상태로) 고정될 수 없으며, 즉각 반대돼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미 의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미국과 한국에 얼마나 해로운지 인식하고, 그것을 거부할 일정한 가능성(some chance)이 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미 행정부가 비준에 필요한 표를 얻기 위해 딱 그만큼의 의원들과 타협할 위험성도 존재한다.(그들은 과거에 그렇게 했다.) 의회는 협상이 타결된 이후 회기(會期)가 아니었기 때문에, 의회가 이 쟁점에 대해 어떠한지에 대해 파악하기가 불가능했다. 물론 국가 안보 쟁점, 특히 핵 이슈가 무역 논쟁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는 부시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승인이 한국과의 중요한 경제적, 정치적 동맹을 강화시키고, 북한의 핵 보유욕(ambitions)을 억제시키는 데 필수적임을 주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 대한 한미자유무역협정의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 이유는 무엇인가?=미국에 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영향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는 아직 없다. 비록 우리가 짧은 시간내에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말이다. 당연하게도 우리는 이 협정이 한국 수입품들이 국내 생산을 대체(displace)할 수 있는 부문, 특히 자동차, 경생산품(light manufacturing), 전자, 섬유 등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문의 경우, 이 협정은 불충분하게 협상됐며, 조직화된 좋은 일자리의 감소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또한 한국 경제의 새로운 개방이 필수적으로 미국에서 더 많은 일자리와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다국적기업 그리고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는 다른 나라 다국적기업들이 수혜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으며, 혹은 그러한 직장이 안정적이고 좋은 임금의 직장일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당신도 알겠지만, 허세욱 민주노총 조합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저항하면서 분신을 시도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해 줄 격려 혹은 조언의 말을 부탁드린다=협상 전 과정에서 한국 민중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강하고 용기 있게 자유무역협정에 저항해왔다. 불행하게도 투명성의 결여로, 특히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시민 사회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최소한 한 동지는 우리 목소리를 들리게 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자기희생 밖에 없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양국 정부가 지금이라도 이 협정이 비밀스럽게 협상될 수 없으며, 공개적으로 그리고 노동자들의 이해를 반영한 속에서 진행돼야만 한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

이메일인터뷰=강상철 기자, 통번역=이창근 민주노총 국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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