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FTA 추진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멕시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멕시코는 1994년 1월 미국,캐나다와 북대서양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후 전 세계 42개국과 11개의 FTA를 체결했고, 2003년 11월 일본과 FTA 체결을 끝으로 ‘FTA 모라토리엄(더이상 FTA를 체결하지 않겠다)’을 선언했다. FTA를 추진하면서 멕시코정부가 한 이야기는 한국 정부 논리와 거의 동일했다. 외자유치, 경쟁력 강화, 양질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멕시코 현재 모습은 어떤가.
94년 NAFTA 출범 당시 멕시코정부는 NAFTA에 의해 미국 관세가 거의 철폐되는 2009년 고용이 6% 증가하고 실질소득도 12%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1999년 멕시코 경제활동인구 중 20%가 여전히 실업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먹고 살기 위해 아동들까지도 열악한 노동조건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1996년 천만 명 아동이 불법노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계층간 양극화도 더 깊어졌다. 상위 10%가 차지하는 소득은 1984년 49.5%에서 1992년 54.2%, 1998년 54.1%로 증가했다. 반면 하위 80%가 차지하는 소득은 1984년 50.5%에서 1998년 45.9%로 감소했다. 또 FTA를 맺은 국가와의 무역에서 대부분 적자를 보고 있을 뿐 아니라, 계속되는 FTA체결은 경쟁력을 갖출 여력없이 무분별하고 거대한 ‘개방쓰나미’가 돼 모든 산업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또 초국적 기업들에게 먹이감이 되는 전기, 통신, 철도, 의료, 교육 서비스는 공익 목적이 아닌 오직 기업 돈벌이 도구로 전락한지 오래다.
멕시코 사례들은 한미FTA 체결이후 동시다발 FTA 추진 중인 한국사회 미래 모습이다. 우선 한미FTA협상을 국민 힘으로 무효화해야 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구체적 협상 결과에 따라 지지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유보층이 51.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구체적 협상 결과에 관계없이 지지하겠다’는 적극찬성층이 27.7%, ‘구체적 협상 결과에 관계없이 지지하지 않겠다’는 적극 반대층이 18.6%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FTA 반대 진영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론 지형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FTA 범국본 주제준 상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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