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역적 특성과 노조활동에 대해=경남은 마산 3.15부정선거 관련 운동이 중심이다. 부마항쟁도 유신타도투쟁으로 마산에서 발발했다. 일제 때부터 자유당 시절을 거쳐 박정희정권까지 부두, 방직, 탄광 노동자들 투쟁과 철도파업이 있었다. 그 속에서 시민운동, 학생운동도 이뤄졌다. 노동운동은 마산 수출자유지역 노조착취 문제를 발단으로 일어났다. 결정적으로 6월항쟁 호헌철폐투쟁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마창노련이 만들어지고 87년 이후 마산창원 노동운동이 주도적 중심적 역할을 했다. 마창노련을 중심으로 노태우 타도투쟁을 벌이면서 노동운동이 확대됐다. 마산창원 중심 마창노련, 거제 중심 대우조선노조 운동, 진주 중심 진민노련 운동, 부산양산 중심 부양노련 운동 등이 울산 못지않은 역할을 했다. 김영삼정부 이전까지 피눈물 나는 투쟁을 했고 노태우정권 때 5백명이 구속되면서 마창노련 사수투쟁을 벌였다. 마창노련이 전국노동법개정투쟁본부를 만들었고 전노협 건설에 이르기까지 선봉에 섰다. 권영길 의원도 개인역량이 있지만 창원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나름의 기반이 있어서다. 마산 여공들, 창원 남성노동자들이 지금 40대 중후반을 맞고 있다. 그 연령대가 마산창원 노동운동의 중요한 기반을 이루고 있다. 30~40대 경우 여성 지지율도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을 앞선다. 역사성이 있어서다. 마산만이 아니라 창원 거제 진주 양산 부산 등이 운동영역권으로 자리잡았다. 시민들이 노조운동을 당연한 것으로 바라봤다. 87년 전에는 작업복을 입고 시내 나가는 것이 부끄러웠으나 그 후에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창원공단에 나가면 작업복 입은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98년 5월13일 마창노련이 해산되고 민주노총이 창립됐다.

△경남지역본부 당면사업과제는=경남은 20개 시군이며 10개시, 10개군으로 돼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 산별이 강화되면서 재정,인력, 정책기획 등 모든 것이 중앙으로 집중되다보니 본조나 중앙 지침이 아니면 현장이 움직이지 않는다. 지역운동의 단점이다. 현장의 정책기획, 조사통계, 선전문화 등 영역들이 거의 소진되고 없다. 지역 활동이 어렵다. 지역내 연맹이나 소속 노조를 벗어나면 일상적 연대교류가 안된다. 지역단위에서 부서별, 위원회별 모임을 조직하려고 하는데 어렵다. 지역내 업종 벽을 넘어 연대해야 한다. 또 지역본부 재정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총연맹 지침을 수행하면서 본부가 지역 위상을 높이려면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하며 일정한 투쟁을 함께 하고 정책적 대안과 지역의제를 내놔야 한다.

△현장대장정에 대한 견해는=민주노총 위원장이 솔선수범해서 대중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현장을 중심으로 민주노총 위상을 세우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다가가려는 것이다. 중요하다고 본다.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다. 산별, 연맹, 단사 조직관리가 위원장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 위원장 판단과 결단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부위원장이 해도 되는데 위원장이 해야 힘이 실리곤 한다. 우리 노조운동이 항상 긴장되고 대립될 수밖에 없는 데서 비롯됐다고 본다. 그런 상황에서 위원장이 현장대장정을 가버리니까 총연맹에 어떤 문제를 논의해도 잘 안된다. 대장정을 장기간 진행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꼭 어느 지역에 가야 현장대장정이 아니지 않는가. 중요한 시기나 사안별로 위원장이 조합원들과 함께 학습토론회를 통해 진솔한 논의를 하는 것도 현장대장정일 수 있다. 다양한 형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위원장이 너무 고생한다고 한다. 위원장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총연맹 간부들이 바뀌어야 한다. 현장대장정 할 때 연맹 위원장과 지역협의장들이 결합하는 것도 필요하다.

△산별시대 경남본부 강화방안은=산별시대 지역본부 위상을 높이는 문제에 대해 많이 논의한다. 기본적으로 산별조직이 안정돼야 민주노총이 안정될 수 있다고 본다. 산별노조 활동이 왕성해야 민주노총 활동도 왕성할 수 있다. 모든 사업과 투쟁이 중앙으로만 집중되면 지역을 강화하기 어렵다. 산별도 지역별 중심역할을 내려줘야 한다. 아직까지는 산별 지역본부 조직이 거의 전무하다. 18개 연맹 중 금속과 전교조를 제외한 나머지는 취약하다. 재정, 활동가, 지역조직, 소속연맹들이 지역운동에 편의적이다. 예를들어 언론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 경우 3개 광역단위를 한 조직으로 만든 것 자체가 형식적이다. 부울경이라면 민주노총 경남, 울산, 부산본부로 세분화하고 각각 담당임원을 배치해 조직해야 한다. 혁신을 말할 때 직선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영역을 분명히 하고 이와 관련된 조합비, 재정사업비 문제 모두 논의해야 한다. 재정문제는 노조 자주성 문제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산별시대 지역본부 위상을 강화한다는 것은 말짱 도루묵이다. 종합적으로 총연맹에서 판단하지 않으면 안된다.

△<노동과세계>에 대한 견해와 바라는 점은=속보는 꼼꼼히 보지만 신문은 잘 못본다. 경남본부도 ‘경남노동자’라는 신문매체를 1년에 3~4번 정도 낸다. 통합신문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은 몰랐다. 괜찮겠다. 너무 우리 내용만 다루지 말고 가족들까지 볼 수 있는 한겨레신문 정도의 신문을 만들면 좋겠다. 썩은 언론 많아 속상할 때가 많다. 언론노조도 반성해야 한다. 언론노조 깨어있는 조합원들이 방송 기획시리즈를 만드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우리도 지방지들과 많이 다툰다. 선정적 자극적 기사들이 판을 친다. 언론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해야 한다고 본다. 비정규직 법안, 로드맵에 대해 노동담당기자가 모르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80만 조합원과 대중에게=민주노총 조합원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런데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요즘 노조규율을 이야기하면 인정도 이해도 안하려고 한다. 옛날에는 가정과 노조 중 하나를 선택하라며 엄격한 규율을 만들고 사수했다. 요즘은 케케묵은 이야기로 통한다. 규율이 서야 위상도 커진다. 그것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용자들에게 우스워 보인다. 활동가들의 더 많은 희생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제는 웬만큼 사는 여유도 있을 텐데 비정규직에 대해 이야기하면 형식적으로 대응한다. 예를 들어 경비도 정규직은 슬리퍼 신고 출근해도 아무 말 안하고 비정규직이 그러면 돌려보낸다. 정규직은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처음 현장에 갔을 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간관리자, 간부 식당이 따로 있었다. 우리가 노조를 만들어 엎어버리고 식당을 하나로 만들었다. 20년이 흐른 오늘 비정규직이 또 그런 수모를 당하고 있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감시감독하고 현장을 진두지휘 한다. 복지면에서도 휴게실과 매점이 있지만 비정규직은 탁구도 못 친다. 창원공단 정규직 노동자들 평균 나이가 40대 후반이다. 이제 10년도 안 남았다. 자본이 노동시장을 그대로 놔둬도 10년이면 정규직이 모두 없어질 것이다. 이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곧 우리 아이들 문제로 직결될 것이다. 잔업 특근 '쌔 빠지게' 해서 40평짜리 아파트 사고 큰 차 타면 뭐하나. 학원에 수십만원씩 내며 아이들 공부시키면 뭐하나. 노동자들은 노동의 미래를 똑바로 내다보고 치열하게 연대해야 한다.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 약력>
1961. 경북 군위 산성 삼산 출생
1978. 경북 군위 산성 산성중학교 졸업
1978. 한,백 창원직업훈련원 입소
1979. 고리아타코마조선공업 주식회사 입사
1980. 마산공업 고등학교 산업체 특별학급 입학
1983.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입학
병력 특례 신청
1987. 코리아 타코마 조선 노동조합 발기인 및 초대 및 2대위원장
1987. ‘청노회’ 조직
1987. 마산창원 노동조합 총연합(마창노련)발기인 및 창립
1988. 마창노련 초대 의장 추대 및 2, 3, 5대 의장역임
전국노동법개정 투쟁본부 본부장
전국노동자 대회 주도
1989. 집시법 관련 1차 구속관련 무협의 석방
집시법관련 2차 구속 실형 1년6월 만기출소(대전)
집시법위반 1차 해고
1990. 전국노동조합 협의회(전노협) 창립 발기임 및 초대 부위원장
1991. 집시법관련 3차구속 실형 1년6월 만기출소(청주)
1992. 회사 해고 취소로 복직 후 재 해고
1998. 민주노총 마 창 협의회 부의장
1998. 민주노총 경남 도 본부 창립
2004.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4기 본부장 당선
2005. 한진중공업 재 복직
2006. 민주노총 경남 지역본부 5기 조합원 직선 재선
민주노동당 당원 발기인 및 중앙위원
6.15실천 경남본부 공동본부장
진보연합 경남본부(준) 공동대표
하늘땅학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