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비용은 경제적 의사결정 기초

졸업후 몇 년 동안 취업도 못하고 집안일을 돕던 갑식이는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1만원짜리 원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2천원 교통비를 들여 전자상가에 가서 1만원어치 원재료를 사다가 하루 종일 일하면 1개 물건을 만들 수 있다.
갑식이 입장에서 받아야 하는 이 발명품 최소 가격은 얼마일까? 발명품을 만들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1만2천원이므로, 이 금액 이상만 받으면 되는 것일까? 답을 먼저 말하면, 이 금액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발명품을 만드는데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면, 갑식이는 집안일을 도왔을 것이므로 이것에 대한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집안일을 돕는 것의 가치가 1만원이라면, 이 발명품은 최소한 2만2천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와 같이 어떤 물건을 만들기 위해 지출된 직접적 비용뿐만 아니라 그 물건을 만들기 위해 하지 못했던 일의 가치를 포함한 것을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라고 한다.
만약 연봉 1억원을 받는 운동선수 갑순이가 이 발명품을 만든다면, 이 물건 최소 가격은 28만원 이상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발명품을 만들기 위해 이 선수는 자신이 운동선수로서 받을 수 있는 연봉 1억원(일별로 계산하면 27만4천원)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이 발명품을 시장에서 10만원에 팔 수 있다면, 갑식이는 이 물건을 만드는 일을 하겠지만 갑순이는 이 물건을 만드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즉, 갑순이 입장에서는 운동선수로서의 연봉을 받는 것이 이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보다 유익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물건을 계속해서 만들기 위해서는 그 물건 가격이 기회비용보다 높아야 한다.
기업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물건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때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기회비용은 얼마인가?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기회비용은 그 사업에 소요되는 직접비(인건비, 재료비 등)에다 기존사업에서 벌어들일 수 있는 순이익을 합해야 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사업을 함으로써, 자원(인력 및 재료비)을 기존 사업에 사용해 창출할 수 있는 이익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상품 가격이 새로운 사업 기회비용(새로운 사업에 소요되는 직접비+기존 사업의 이익 상실분)이상 돼야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신중철/경제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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