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노조탄압에 맞서 풀무원춘천지역노조 완강한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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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는 생명존중을 내세우고 뒤로는 무자비한 노조탄압을 일삼는 풀무원 사측에 맞서 노동자들이 완강한 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풀무원 노조는 지난 2004년 163일간 파업투쟁을 통해 회사와 단체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회사는 그렇게 어렵게 맺은 단체협약을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쳤다. 단협상 노조 임원을 업무전환 배치할 때는 노-사가 합의토록 돼 있다.

그런데 풀무원은 이를 지키지 않고 멋대로 노조 수석부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전환배치했고, 이에 대해 항의하자 2005년 5월21일 해고했다. 또 올해 3월20일 같은 내용으로 노조 전 위원장을 해고했다.

풀무원자본은 사용자 이익을 대변하는 일반직과 비조합원으로 노사협의회를 구성해 노조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노동부 행정지도를 통해 회사 개입이 노사협의회법 위반임이 드러났으나 비조합원을 내세워 노사협의회 위원을 선출하고 있다.

승급문제에 있어서도 노조 조합원에게 일방적 불이익을 가하고 있다. 입사 후 8년이면 주임이 된다. 그러나 입사 15년이 지난 조합원이 아직까지도 주임이 못되고 있다. 입사 6년차면 1급으로 승급돼야 하지만 노조 조합원은 9년이 돼도 승급이 안 된다.

여성조합원 차별은 더 심각하다. 10년 넘게 일한 조합원이 8명이지만 주임이 된 여성조합원은 한 사람도 없다. 그러나 노조를 탈퇴한 비조합원은 5~6명이 주임이 되는 등 편파적 차별적 승급이 계속되고 있다.

일하다 다치면 산업재해로 처리돼야 마땅하지만 회사는 청소업무 중 독한 세척액이 눈에 튀어 망막손상을 입은 조합원에게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으니 출근하라고 했다.

또 회사 밖 술자리에서 직원들 간 다툼이 해고로 이어졌다. 그런데 피해자가 오히려 해고자가 됐다. 피해자가 조합원이었기 때문. 사측은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서둘러 징계위를 열어 조합원을 해고했다.

풀무원 노조탄압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잔업동의서를 강요해 작성하는 사람들에 한해 잔업을 시키고 조합원 경우 중식집회 시간에 잔업을 요구해 참가하지 못하도록 한다.

잔업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조합원에게는 아예 잔업을 시키지 않고 있다. 잔업여부에 따라 월 급여는 10만원이상 차이가 난다. 당장 생계를 책임진 노동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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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무실 앞을 비롯해 사내 곳곳에 CCTV를 설치해 노조 사무실 출입을 통제하고 정당한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복도 쪽 카메라는 노동자들 휴식시간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시설관리라는 명목으로 화장실 출입문을 비춰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

풀무원은 조합원이 휴무일 중 임금교섭을 진행하거나 징계위원회에 출석한 것에 대해 임금지급을 거부하고 대체휴무를 사용하라고 함으로써 노사간 대화와 교섭을 우회적으로 회피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사측 탄압에 맞서 당당히 투쟁해온 풀무원춘천노조는 매일 아침 노무담당자 집 근처 1인시위, 월·금요일 수도권본부와 1인시위, 화·목요일은 사내 중식집회, 수요일은 춘천 거리 선전전, 오는 20일 서울 본사 앞 1인시위 및 집회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노조는 향후 국가인권위원회 제소를 준비 중이다.

강원지역 현장대장정에 나선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풀무원춘천지역노조를 방문해 현장집회와 조합원 간담회를 갖고 “2004년 풀무원동지들의 힘든 투쟁을 서울에서 지켜보며 안타까웠다”고 말하고 “이번 민주노총 현장대장정 과정에서 동지들을 꼭 뵙고 싶어 이렇게 왔다”고 인사했다.

이어 “이곳 현장에 들어오면서 지역본부 동지가 저 나무 밑이 왜 저렇게 잘 정리됐는지 아느냐고 물었을 때 목이 멨다”고 말하고 “단협상 노조 임원을 업무전환배치할 때는 노-사가 합의토록 돼 있는데도 지키지 않고 우리 조합원들에게 풀 뽑고 나무 베는 일을 시킨 것에 대해 용서할 수 없다”며 “80만 민주노총 조합원 가슴에 동지들을 담고 가서 여러분 투쟁을 책임지겠으니 대차게 한 번 붙어보자”고 역설했다.

풀무원 생산현장에 생명존중 기업이념은 없다. 조합원에 대한 차별과 해고, 노동탄압의 칼바람만 있을 뿐이다. 민주노총이 풀무원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탄압에 맞서 연대투쟁을 결의하고 나섰다.

<춘천=홍미리 기자, 사진 이기태 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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