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darkblue>이랜드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파업이후 5일 이랜드그룹 사측과 이랜드일반노조 등은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부당노동 행위는 없었다'며 주장하고 '7일까지 복귀하면 징계를 최소화하고 선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즉각 크게 반발하며 사측의 기만적인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했습니다.

노조는 ▲이랜드 홈에버에서 2007.1.1~5.11 사이에 35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계약만료를 이유로 계약해지 한 사실은 홈에버가 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명백히 나와 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6월 20일 호혜경 조합원에 대한 계약해지는 법을 위반한 부당해고로 판정하였으며 ▲이랜드가 추진하는 정규직화 내용인 직군분리를 통한 직무급제는 진짜정규직이 아니고 ▲이는 이랜드의 '비정규직 원칙'대로 대량해고하고 용역전환을 강행하겠다는 것 이며 ▲이랜드는 교섭 시작부터 현재까지 '임금동결'과 '계약해지' '강제발령'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랜드는 단체협약을 위반하면서까지 부당한 해고를 자행했고 ▲이미 4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당하였고 수백명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퇴사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랜드그룹이 '심각한 거짓말'만 생산하고 있음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사측은 대립과 갈등만 부추키고 있습니다. 사측이 말하는 원칙이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고용보장과 차별철폐, 현실임금보장 등에 완전히 반하는 '차별과 탄압'으로만 일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이랜드그룹 노동자들이 겪고있는 열악한 노동현실이 급속히 사회쟁점화되고 있지만 사측은 '오리발'을 내밀고 '진실보도'를 차단하기에만 급급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 수록 이랜드그룹은 불법탈법 경영과 비정규 대량학살의 온상이었음이 실증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돕겠다는 투의 경영이념을 자랑하면서도 실제로 사회적 약자인 이랜드그룹 비정규노동자들을 착취해 이윤을 확보하려는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과 측근들은 '도둑놈'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합니다. 힘없는 노동자를 탄압하는 더러운 손을 숨키기 위해 종교의 이름을 빌어 13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돈을 십일조 헌금으로 퍼붓습니다. 그런다고 더러운 손이 깨끗하게 씻겨지지는 않습니다.

선량한 노동자들을 투사로 만들고 있는 이랜드그룹의 오만과 독선은 노사갈등을 넘어 사회갈등을 유발시키고 있습니다. 이 추악한 경영추문을 엄호하기 위해 전경련과 경총 등의 배부른 집단이 민주노총 7.8 전국동시다발 이랜드매장 타격투쟁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랜드그룹이 자행한 불법탈법 경영, 소비자 기만, 노동탄압 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습니다.

진부하고 통속적인 태도로 갈등만 키우는 천박한 일부 자본가들과 보수언론들이 또 통속적인 노동자죽이기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생산한 잉여이익을 착복한 배부른 집단들이 노동탄압이라는 편식증에 빠져있는 한 이랜드노동자들은 '투사'로 '투쟁'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건 생존문제이니까요.

이랜드그룹에 대한 사회적 원성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비정규법을 통한 합리적 조정에 실패한 이상수 장관마저도 '이랜드의 외주화 정책은 지나치게 조급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노동부는 이랜드그룹이 자행한 '0'개월짜리 계약 등의 부당노동 행위에 대한 처리에 미적지근합니다.

8일이라는 '데드라인'을 얼마 남겨 놓지 않는 시점입니다. 이랜드사측은 자신들이 믿는 하나님을 멀리서 찾지 말고 가장 가까운 일터에서 찾아야 합니다. 선량한 노동자들이야 말로 살아있는 예수이고 하나님입니다.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강제해고하며 탄압을 일삼는 이랜드사측의 객기 어린 태도 속에 '이랜드그룹만의 자비로운 하나님'이 존재할지 정말 의문입니다.

다음 글은 홈에버 월드컵점 매장에서 공동파업 6일차에 접어든 유통노동자들이 쓴 편지입니다. 감당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투쟁결의를 다지며 그들의 가족에게 애정을 듬뿍담아 보내는 글입니다. 이들이 부디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들'로 이 글에 기록되기를 소망합니다. 이들의 시선을 차분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b><편집자주></b></font>

[사진1]
<font color=red><b>◆농성장에서 보내는 편지6</b></font>

<b>▲"받아쓰기 30점.....그건 네 점수가 아니라 엄마 점수라고 생각해"</b>

사랑하는 아들 승0에게.

승0야! 엄마야.
울 아들 엄마 보고 싶지도 않니?
전화도 없구...사실 엄마도 전화한통 못했구나!

그동안 잘 챙겨주지도 못해서 받아쓰기 30점 받았지.
담임 선생님께선 “승0가 왜 그럴까요?”라고 하셨지. 미안하다.
그건 네 점수가 아니라, 엄마의 점수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파업한다고 하니까 왜 하냐고 물었지.
그래서 차별받지 않고 회사에서 짤리지 않으려고 한다니까, 열심히 하시라고 니가 그랬지! 우리 기특한 아들....

엊그저께 나오면서 너에겐 출장간다고 하고 왔지.
사실 엄마는 월드컵 홈에버매장 차디찬 바닥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우리들의 요구를 들어달라고 농성중이란다.

오늘은 모든 일정을 뒤로하고 집으로 갈꺼야. 내일 급식가서 따뜻한 밥도 퍼 주고 발바닥 공원가서 발맛사지도 하고, 한 시간 동안 게임도 시켜줄게. 그때까지 네가 해야할 일 다 해놓고 노는거 알지?

승0야,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만나자!

2007년 7월 4일 농성장에서 엄마가


<b>▲"너희들을 위해서 우린 꼭 승리할 거란다"</b>

사랑하는 딸들에게

새벽에 너희가 적어둔 쪽지를 보았다.
“엄마 아프지마. 엄마 집에 일찍 오면 안마해줄게. 엄마, 잠은 어디서자? 엄마, 사랑해.”

너희들의 이 물음과 걱정에 난 울었단다.
순간, 지금 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런 후회도 했었단다.

사랑하는 딸들아.
요즘 얼굴보기 힘들지? 우리 모두가 힘든 시기인 것 같아.
이렇게 힘이 들때면, 옛 생각에 잠기곤 한단다.
아침에 일어나 너희들 깨우고 씻기고 학교 보낸 뒤, 동네 아줌마들이랑 차 한잔의 여유와 수다로 하루를 시작했었지....취미 생활도 하면서. 이런 날이 또 올거야, 그치?

그런데 하루 아침에 이 모든 평화는 깨어지고 돈을 직접 벌어야 생활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어. 고생이라곤 해본적도 없는 이 엄마가 생활전선에 나서서 여기까지 왔단다.

노동법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이 엄마가 단결, 투쟁, 쟁취, 이런 생소한 단어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사랑하고 있단다.

사랑하는 딸들아, 기억나니?
지금 엄마가 하고 있는 이 투쟁에 대해서 말을 했었지.
나라에서 비정규직을 위해서 법을 하나 만들었는데, 이랜드란 회사가 이 법을 악용해서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고 있다고.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엄마 또한 해고될 수 있다고.

대충 이렇게 말을 했더니 너는 “엄마, 나쁜 사람들이네, 그런 사람들은 죽어야해” 라고 말했지.
아무것도 모르는 너까지 이런 마음인데 엄마와 직장동료들은 오죽하겠니.

지금 우리의 힘은 자본가들에 비해서 많이 약해보이지만, 여기 모인 사람들의 의지와 끈기에 비하면 자본가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정의는 우리편이다.
꼭 승리해서 너희들이 어른이 되는 시기엔 차별없는 사회, 평등하게 살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우리들이, 여기 모인 엄마들이 꼭꼭 승리할 것이다.

너희들을 위해서.
단결! 투쟁! 우리의 무기! 너와나! 너와나! 철의 노동자!

<b>▲며느리 보렴...</b>

보잘 것 없는 시어머니가 되어서 미안하다. 네가 결혼한지 몇 달도 안되었는데, 희준이 생일이 되었구나.

시어머니가 된 내가 미역국이라도 끓여서 우리 가족들 할머니를 모시고, 시아버지, 나, 저희 내외, 현준이, 보람이, 우리 일곱 식구가 한 자리에 모여서 즐겼으면 좋았을것을.

파업투쟁으로 월드컵점 홈에버에서 종이 박스 한 장을 깔고 내 방인양 매일 밤을 새우면서 농성을 하느라고 집에도 가지 못했구나. 미안하다.

며늘아, 너느 이 시어머니의 심정 충분히 이해하리라 믿는다. 부디 건강만 하다면 이 세상 그 무슨 금은보화라해도 건강을 바꾸겠니.

며늘아, 올해는 이렇게 보냈지만 다가오는 내년에는 다른 이변 없는 한 우리가 한 자리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가지자꾸나.

글을 쓰려니까 자꾸 눈물이 앞을 가리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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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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